아가가 집에서 한번씩 자지러지게 울다가도
바깥에만 나가면 신기하게도 바로 울음을 그치고 5분 10분만에 잠이 들어
집에서도 베란다에서 바깥세상 구경하는거 제일 좋아하고
늘 애미야 나를 안거라, 일어서거라, 집안을 걸어다니거라
를 울음으로 명령하는 딸 덕분에
만삭 때부터 강제 집순이가 되어 외출이 제한되던 엄마는
그 핑계로 매일 산책을 다니고 있어 ㅋㅋ
우리는 아기띠로 늘 산책하는데
요즘은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해서 걷기 좋더라고
(여름에 아가를 낳았는데 정신차리니 가을이네!)
나는 산책하면서
바람이 불어오네 아이 시원해, 부릉부릉 자동차가 한대 두대 세대
아가가 처음 보는 세상들을 알려주기도 하고, 동요도 불러줘
지금 사는 동네가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 그런지
산책길엔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기도 하시고
우리처럼 산책하는 분들도 많으신데
쪼꼬만 아가가 예쁘신지 말을 많이 건네주셔
그런데 예뻐만 해주시면 좋을텐데 꼭 한마디씩 하시더라고
- 이렇게 어린 아가가 밖에 나와도 되느냐 (애기가 나와야 낮잠을 자요ㅠㅠ)
- 아가 춥다, 맨다리는 안된다, 애기 감기든다 (애기 태열 올라요ㅠㅠ
어른보다 기초체온이 높아요ㅠㅠ 더우면 울어요ㅠㅠ 지금 30도 넘잖아요ㅠㅠ)
- 아들이야? (딸인데요ㅠㅠ) 어우 장군처럼 잘생겼네 (딸이라구요ㅠㅠ)
예뻐해주시고 걱정해주시는 마음은 알겠는데
등뒤에서 자꾸 수근대시고,
앞에서도 자꾸 같은 이야기 하시면서 내 이야기는 들어주시지 않으니
우리 모녀의 즐겁던 산책이 불편해지고 있어 ㅠㅠ
그래서 어제부터는 산책할땐 꼭 헤어밴드를 하고,
집에서 입던 바디슈트 위에다 바지를 덧입히고, 양말도 신겼네... ㅋ
세상에서 아가를 제일 걱정하고 가장 많이 사랑하는 건 엄마일텐데
그런 걱정은 접어주셨으면 좋겠다는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