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어서 글을 쓰려고 해.
간단히 줄여서 이야기하자면 과거 2,3년 간 우울증을 앓다가(나중엔 집에만 있고 사람 만나는 것도 힘들어짐)
마음을 굳게 먹고 병원 치료를 받았어.
병원 치료를 받을 때는 의사 선생님도 잘 맞았고, 약물도 잘 맞아서
1년 넘게 빠지지 않고 병원도 다니고 제때 정확한 시간에 약도 먹었어.
그 덕분인지 의사 선생님이 병원에 이제 올 필요 없다고 졸업 시켜 줌.
그 사이 심리 상담도 한 6개월 정도 병행했었어.
그러니까 내 입장에서는 정말 나아지고 싶어서 최선을 다한 거야.
직장을 다니면서 한번도 휴가나 병가 없이 치료 받은 거니까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어.
근데 문제는 병원 졸업ㅋㅋ 후 2년 사이에 개인적, 직업적으로 변화가 많았어.
그리고 우울증이 낫고 나니까 이제 그 근본 원인(트라우마)이 여전히 나를 힘들게 하더라고.
사람마다 트라우마의 트리거가 다르겠지.
난 내 트라우마 때문에 타인을 믿고 같이 생활하는 게 정말 어려웠어.
근데 회사를 다니잖아? 나에게 회사 생활은 정말 트라우미의 한복판에 서 있는 느낌이었어.
하지만 난 나를 모르고 단순히 내가 게으르고, 회사 다니는 걸 너무 싫어하고, 사회에 맞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그러니까 간단히 내가 모자라고 문제여서 남들 다 하는 생활이 힘든 줄 알았어.
결론은 힘들어 하는 내 자신을 외면하고 회사를 계속 다녔어.
그냥 해, 이 감정은 무시해, 넌 모자라니까 무조건 무조건 노력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
이런 마음으로.
ㅋㅋㅋㅋ지금 생각해보니 웃기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열심히 하는 차원에서
심리상담도 최근에 다시 받았어. 일 좀 안 미루고 열심히 하고 싶어서. 내 생각만큼 업무가 치열하게 안되고 사람하고 있는 게 너무 불편해서.
처음엔 그래서 가볍게 시작했었는데, 내가 트라우마와 애착장애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심리상담이 길어져 1년 넘게 받는 중이야.
애착장애인 것 같다고 흘러가듯 상담 선생님이 말씀하셨을 때 난 믿을 수가 없었어.
내가 생각하는 (미디어 속) 애착장애는 이성관계에 집착하고, 통제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였는데,
난 그것보단 예전 유행하는 말로 건어물녀에 가깝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테스트를 해보니 공포-회피형이 나오더라고.
실제로 내가 감정적으로 지지를 받길 원하면서도 겉으로 내색 해 본 적이 없고,
남들과 연락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면서 타인이 내 곁에 있는 것이 정말 불편하거든.
그리고 선생님이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이야기 할 사람을 떠올려보라고 했을 때,
아무도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어. 부모님, 친척, 친구, 심지어 남자친구마저도 말이야.
상담실에서도 처음에는 내가 눈물 흘리는 것도 굉장히 불편했어.
상담 선생님을 믿을 수 없고 내 감정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게 너무 불편해서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문제는 내가 최근에 숨 쉬기가 힘들고 때로는 식은 땀을 비 오듯이 흘리는 때가 반복 된거야.
원래 긴장은 늘 했었는데 이게 너무 심해진 거지.
상담 선생님도 이제는 약물로 치료를 받는 걸 병행해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권해주셨어.
결국 병원에 갔고, 공황장애 초기 증상인 것 같다고 진단받았어.
그런데 너무 속이 상했어. 나 혼자 꾸역꾸역 이거 낸 것 같았는데, 다시 실패하고 주저앉는 느낌이 처음에 너무 강했거든.
그리고 이런 경험이 늘 반복(=트라우마)되는 게 너무 지겨웠어.
괜찮은 줄 알았는데 엎어지고,
또 엎어져서 일어났는데 또 넘어지고.
근데 그때마다 나를 나 혼자 일으켜 세우는 게 너무 힘들더라.
여기까지 말하는 게 너무 길었는데,
결론은 회사를 당분간 쉬려고 해.
근데 여전히 내가 쉬어도 되는지,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나를 어떻게 볼 지 염려돼.
그래도 나 같은 사람이 여기에 있을 수도 있고,
또 날 모르는 사람의 끈끈하지 않은 미지근한 위로와 응원을 받고 싶어서ㅋㅋ 글을 써 보았어.
늘 매일같이 이겨내려 노력하는 거 잘 알고 있어.
남들이 모르는 미미한 노력이지만 포기하지 않는 거,
어제는 너무 힘들어서 푹 엎드렸다가 오늘은 또 용기 내는 거 잘 알고 있어.
나는 잘 알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