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0살이고 더쿠에 내 또래 덬들 꽤 있는거 같아서 후기방에 한번 써봤어. (너두 사적인 얘기라 나중에 펑할지도 몰라 ㅜㅜ)
내 주변엔 나 처럼 미혼/비혼인 사람들 많아. 나는 비혼에 대한 생각이 더 큰 편이라 딱히 결혼하려고 노력한 적도 없음. 연애에는 열려있음.
그리고 이 나이 쯤 되니까 돈이나 잘 모아서 재테크 하고 나 하고 싶은거 하고 살자 이런 마인드가 더 강해. 사실 혼자있는게 너무 편하니까 굳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운동, 자기계발하고 마음 맞는 친구들하고 종종 맛집탐방하고, 여행다니는 재미로 살고 있음.
30대 중반 넘으니까 부모님도 얘는 결혼 생각없나보다 하고 받아들이신 듯.
그런데 가끔 만나는 어른들이나 기혼인 지인들이 보자마자 안부라든가, 다른 화제를 하나도 꺼내지 않고 결혼 얘기를 해서 너무 당혹스러워.
어른들 눈엔 나라는 사람을 "미혼여자, 한 살이라도 어릴때 결혼과 출산을 해치우도록 일깨워줘야하는 사람," 이렇게 정의하는 것 같아.
최근 하루에 일어난 일이야.
1) 외숙모
내 외사촌 (남, 29살)이 까페를 개업해서 오전에 내 친구 (미혼, 40살, 까페 운영함)와 함께 놀러갔어.
개업한 까페에 마침 외숙모 (54세) 가 계신거야. 반갑게 인사하고 음료랑 쿠키 먹고 있는데 외숙모가 내 친구를 보더니,
"이 친구는 결혼 했고?"
-아니요, 친구도 결혼 안했어요. 아하하 ~ 이 쿠키 너무 맛있네요, 커피도~ (화제 전환을 위해)
"아니, 둘 다 왜 안했어? 둘 중 하나라도 얼른 아이 낳으면 서로 얼마나 이뻐하겠어. 서로 키워주겠다고 하겠다! 얼른 하나 낳아야지~ 여기 봐봐
(사촌동생을 가리키며) 이렇게 훤칠한 아들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아~ 오호홍"
순간 좀 당황하고 친구한테도 민망했음. 외숙모는 그 전엔 한번도 나한테 시집가라 이런 말씀 하신 적 없거든. 우리 엄마랑 다 같이 있을땐 저런 적이 없는데, 갑자기 내 친구와 나를 번갈아 보고
결혼 얘기, 갑자기 애 낳으라고 하질 않나. 우리랑 11살 차이나는 사촌을 보면서 "이런 아들"... 난 그 사촌을 보면 그냥 동생이라고 여기지, 저런 아들 하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한 적 1도 없고,
다른 어린 아이들 보면서 나도 아이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 조차 없음...
다행히 친구는 무던한 성격에 어른들 원래 그렇다며 쿨하게 넘김
2) 친구 어머님
사촌의 까페에 들렀다가 내 친구의 까페로 옮겨가서 친구가 나한테 커피를 한 잔 주고 일하러 감. 친구 어머니는 내가 1년만에 그 도시로 놀러왔다는 얘기에 근처에 계시다가 나한테 인사하신다며 까페로 오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는데 친구 어머님께서 갑자기 내 앞에 앉으시더니,
"근데 너네 둘 다 왜 시집 안가니? 우리 딸도 너도 둘이 친구라 그런가, 둘 다 똑같다. 대체 왜 안 가, 응?"
-아~그러게요, 좋은 사람이 없네요 ㅎㅎㅎ
"자고로 사람이 살아간다는건, 음양의 조화를 맞추고 살아야지...블라블라블라. 너희 친구들 A,B,C,D 걔들은 결혼했니? 어떻게 살아? 애들은 있나?"
-A,B 는 안했고, C,D,만 했어요. C, D는 아이도 있어요. 유치원 다녀요.-
"거봐라! C,D 는 애들 키워서 유치원 보내는 동안 너흰 뭐했니, 아휴, 걔네들은 갔는데 너희는 뭐하는거야."
사실 A,B는 전문직에 자신들의 인생을 아주 적극적으로, 재미있게 살고 있음.
우리는 결혼한 C,D를 부러워한 적이 없음. 그냥 다들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 뿐.
하필 오늘 만나는 어른들마다 인사하고 바로 10초만에 다짜고짜 결혼 얘기, 출산 얘기 하는데 너무 황당했음.
요즘은 이런 얘기 실례라서 많이 조심하는 사람들 많은데 40살 되니까 오히려 더 심해지는 느낌.
30대 중반일땐, 어른들이 출산보다는 "결혼"을 더 강조해서 말했거든.
예 ) 얼른 좋은 사람 만나~ 딸 낳으면 얼마나 이쁘겠어."
지금은 "출산"을 더 강조함.
예) 결혼 왜 안해? 너도 애를 빨리 하나 낳아야지!
40살이 되니까 30대때보다 더 함. 가임기 막차 탔다는 걸 굳이 강조하면서 애라도 먼저 만들라느니...갑자기 이런 소릴 해대서 어안이 벙벙해.
그런 말은 실례다, 듣기 싫다 이러면 나만 예민하고 컴플렉스 있는 사람 됨
하루에도 두번이나 연속으로 이런 일을 겪고, 일주일에도 몇번씩 이런 일을 겪으니까 오랜만에 연락되는 어른들 만나기 꺼려짐...
보자마자 결혼, 출산 타령해대더라.
난 내가 40대가 되면 결혼 잔소리는 끝날 줄 알았는데 이대로 가면 50살까지도 계속 들을 거 같아...ㅜㅜ
나란 사람만 보면 저 얘기 말고는 할 말이 없나봐...세상에 할 수 있는 얘기가 얼마나 많은데 참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