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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독일 생활 1주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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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31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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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더쿠타치

이제 오늘로 독일생활 꼭 1주년을 채운 더 이상 뉴비라고 할 수만은 없는 독일 공순이덬이야 ㅠㅠ


독일어는 온지 6개월차에 정점을 찍고 급락해서 지금은 듣고 영어로 말하는 생활을 지속중이라....

그간은 온지 1년 안됐다고 하면 독일어 완전 잘한다고 독일인들이 칭찬해줬는데 더 이상은 무리겠지 ㅠㅠㅠㅠ



대뜸 요약부터 하자면 난 독일생활 5점만점에 4.5점 주고싶어. 만족대만족!!!




1. 음식 (식료품, 외식) :


특별히 생각나는 맛있는 독일음식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식료품들이 물가가 싸고 질이 좋아. 

우리나라 밥 맛있는거 처럼 빵이 진짜 핵존맛. 독일 뮌헨공항에서 베를린 가느라 환승할 때 바게트 우적우적 씹고있는 여자를 보고 뭔맛으로 저래 먹는대 싶었는데 그러고 다닐만큼 맛있어.


물론 건강한 느낌은 우리나라 음식이 훨씬 커. 여기는 살다보니 왜 비타민이나 유산균같은게 발달했는지 실감이 된달까.

우리나라가 외식물가가 그래도 싼편이고 어딜가나 채소반찬들이 기본으로 깔리니까 제대로 된 한끼를 잘 챙겨먹을 수 있는 반면

여긴 외식 물가가 비싸고 반찬개념이 없으니 샐러드를 시켜야 채소를 먹을수 있어. 그런데 샐러드 시키면 한 양푼나오는게 함정 ㅠㅠㅠㅠ


그래서 매일 점심 회사에서 먹어야 하니까 주로 회사옆 마트에서 사먹는데 마트안에 샐러드바도 있고 정육코너에서 고기요리 두세가지씩 도시락으로 팔더라고.

매일 돌아가며 그거 먹는데 굉장히 짜고 고기고기하고 맛은있으나 건강히 잘먹고 있다는 느낌은 안들어. 봄나물 먹고시펑.....


과일은 정말 맛있어. 복숭아 같은거 하나를 먹어도 내가 복숭아다!!!!!! 복!!! 숭!!! 아!!! 하는 느낌으로 새콤 달콤 복숭아냄새 팍팍남 ㅋㅋㅋㅋ

샐러드 문화권이라 씻어나온 샐러드도 정말 많은데 그 와중에 엄청 싸고....

잘먹으려고 노력하면 충분히 잘 먹을 수 있지만 이 모든것이 나의 귀찮음으로 인해 ㅠㅠㅠㅠㅠ

비타민이랑 유산균 잘 챙겨먹고 있다능... 



2. 직장생활 (문화, 세금) :


현지 스타트업에서 근무한지 5개월 됐는데 야근을 한번도 안했어..... 

스타트업이라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도 있는데 휴가 한달씩 가는사람도 있고

나는 눈치보느라 시기를 놓쳐서 연말에 한국가는데 ㅠㅠ 한달 휴가내고 세계여행다니면서 원격근무 하는 사람 많아


뭐랄까 진짜 정말 합리적이야. 뜬구름 잡는 얘기 전혀 안하고 시키는 사람이 "이거 쉽잖아 금방 하잖아" 이런 얘기 안해서 너무좋아.

한국에서 직장생활할땐 캬.... 만약 지금 내가 전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다면 알파고 열풍에 감명받은 부장님이 우리도 인공지능을 업무에 적용하자!!! 하면서 기간은 한달줌.

인공지능에 대해 설명을 해줘도 안물안궁이기 때문에 알겠다고하고 관련 기술 하나도 안쓰고 가라로 만들어서 인공지능으로 업무한다고 상부에 구라치고 상받고 프로젝트 휴지통행 ㅋㅋㅋㅋ


근데 여기선 항상 나한테 먼저 묻고 내 생각에 리즈너블하면 일을 진행시키고 금방금방 피드백이 오가고 함. 칭찬도 겁나 자주해서 성취감도 자주 느끼고 우힣

한국에선 호구잡히는게 일상이었을 정도로 호구냄새가 풀풀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호구 잡으려고 하는 사람도 없고 ㅠㅠ


세금은 나 혼자 살아서인지 음...  35프로 가까이 내는듯 크읍 ㅠㅠㅠ

연금이랑 통일세 의료보험 같은거로 돈이 나가는데 그래도 병원갈때 보험카드만 들고 현금 안가져가도 될 정도로 의료체계 잘 돼있는거 같아.

동료들이랑 연봉얘기나와서 미국이랑 비교하다 보니까 애키우면 독일 복지가 핵 꿀이라고 하더라고.

세전 같은 연봉 받는 딸 하나있는 동료가 세후로는 나보다 월급 600유로 더받음. 베이비 시터도 비용도 정부에서 절반 지원하고 유치원도 지원한다함.

네덜란드처럼 주3일 주4일 혹은 파트타임 정규직이 활성화 돼있어서 여기도 애낳고 집에 있는 경우가 거의없다하더라고.

와 좋구나 하고 감탄했지만 사실 난 아직 별 계획이 없어서 실감 안나 ㅋㅋㅋㅋ



3. 주거 (월세, 치안, 의료) :


베를린 서독지역(쿠담) 쪽에 살다가 지금은 뮌헨에 살고 있는데 줄곧 관광지에 살고 있어 그런지 집주위 조경 좋고 사람 친절하고 그래.

월세는 쿠담쪽에 투룸 20평정도 월 800유로 냈고 지금은 뮌헨 중앙역 근처에 투룸 18평정도 월 930유로 내고 살아 ㅠㅠㅠㅠ 전세 넘나 그리운것...

(그래서 직장동료들은 아예 집을 대출로 사서 이자를 내더라고 이자가 그정도 나온대 ㅋㅋㅋㅋ)


베를린 살때는 길바닥에 개똥이 많아서 캬.... 나 비위 약한지도 독일와서 처음 알았는데 다행히도 뮌헨은 개똥없음 넘나 행복함>,<

큰개 진짜 많아서 처음엔 일일이 쫄았는데 이젠 익숙해져서 큰개들도 귀엽더라... 개들이 안덤빈다는 확신이 생겼음 ㅋㅋㅋ


치안은 일반적인건 한국이랑 비슷하다고 느꼈어. 요즘은 테러 위협들 때문에 곳곳에 총가진 경찰들이 있어서 테러실감 나지만....

술먹고 밤늦게 싸댕겨도 별일없었고 소매치기같은것도 당해본적 없고 핵멍충이라 집키 현관밖에 꽂아두고 며칠 방콕할때도 아무일 없었고 ㅋㅋㅋㅋ

까먹고 현관문 열고 나갔을때도 별일 없었어... 그렇지만 내가 안당했다고 그런 범죄들이 없는건 아닐거야.


의료부분은 그냥 한국이랑 비슷했어. 작은 병원은 가서 기다리면 30분 안에 진료 보고 큰병원은 작은병원 소개장 받아가야 싸고 뭐 그런것들.

좋았던건 공보험이 거의 대부분 치료비용을 커버해서 우리나라에서 진료비 3000원 정도 내던것도 여긴 아예 그런게 없어서 신세계였어.

아프면 집에서 쉬라고 회사에 낼 증명서도 그냥 끊어주고 여러모로 만족했음 ㅋㅋㅋㅋㅋ


다만 아쉬운건 한국에선 여드름 나면 차앤박같은 피부과 바로 달려가고 했는데 여긴 한국처럼 미용목적의 피부과가 있는지 아직 모르겠음...

그래서 티트리 바르고 마는데 잘 안먹혀 ㅠㅠㅠ



4. 사람 :


제일 맘에 드는건 사람이야. 사람들 너무 친절해. 눈마주치면 할로 인사 하는건 당연하고 ㅋㅋㅋ

여기와서 매일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게 매일 크든작든 도움을 주고받아.


사실 낯가리느라 도움을 먼저 요청하는 타입이 아닌데 무거운짐 들고 낑낑거리면 생면부지의 사람이 대신 들어서 날라준다든지

동전가득한 지갑을 안타깝게 여겨 나한테 지갑 달래서 1센트 2센트짜리로 계산한 캐셔라든가 ㅋㅋㅋㅋ

오늘도 세탁방에서 건조기 문 못열고 고민하고 있었더니 옆에 있던 남자가 사용법 먼저 알려준다든지


나는 현지주민 같은 느낌나는지 서양인이고 동양인이고 할거없이 길물어 보는 사람이 많아... 근데 나도 잘몰라서 ㅋㅋㅋ 맨날 구글 지도보고 알려줌...

아무튼 내가 독일어 서툴게 하는 외국인이어서 그런가 뭐하날 사도 말거는 사람도 많고 도와주는 사람도 많고 ㅋㅋㅋㅋ

부활절 전날엔 빵을 사는데 내가 산 빵은 바게트 두개 작은빵 두개였는데 치아바타와 프레즐과 샌드위치를 덤으로 줌.... 

가게에선 다른 점원 아저씨가 말걸어서 대답하느라 눈치못챘다가 집에와서 보고 독일인의 정을 느껴봄 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상을 아직 못봤어.. 문화자체가 내가 받고싶은 대접을 남한테 하는 느낌이랄까

식당에 밥먹으러가서가서도 종업원을 부르는게 아니라 종업원이 자기할일 다하고 나를 봐주는 느낌???

처음엔 멋모르고 불러서 주문하고 그랬는데 독일 친구들이 그게 되게 무례한 행동이라 하더라고. 그리고 설령 주문을 놓쳐서 음식이 안나와도 클레임 안걸고 ㅋㅋㅋㅋ

사람이니까 실수하는걸 이해해주고 점포들도 토요일엔 일찍닫고 일요일엔 다들 쉬어. 택배기사나 수리기사 같이 긴급을 요하는?? 그런 직업들도 8시에서 5시 근무라

그 사이에 안오면 안오는거... 수리같은경우엔 그래서 예약한번 잡자면 최소이주야. 택배나 수리 둘다 예약시간 자체도 되게 러프하고... 그런데 거기에 불만을 갖는 사람이 없던게 인상깊었어.





총점 4.5

여튼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돌아보자면 내 인생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사람을 배려하는것도 많이 배우고 예쁜 것들도 많이보고 널럴하게 직장생활 하는데 덤으로 커리어도 잘 쌓고 있는지 잡오퍼도 많고 그래서 안정되고 좋아 ㅋㅋㅋㅋㅋ

같은 직종내에 살짝 방향을 틀어서 전직해 온건데 독일에서 근무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오스트리아랑 스위스에서도 잡오퍼오고 영국에서도 하나 받고 잡오퍼 받을때 마다 뿌듯해 ㅋㅋㅋㅋ

물론 내인생 최고의 시기는 취직전 7개월간의 백수시절이었지만 ㅋㅋㅋㅋㅋ 지금도 자아실현하며 하루하루 즐겁고 행복해.


다만 아쉬운건 옆에 가족이 없다는것과 편의적인 부분... 전화한통이면 올 치킨 족발 보쌈이 여긴 없다는것.

덕분에 요리가 늘긴 하는데 치킨 족발 보쌈 시켜먹고 싶다... 중평떡도 먹고싶다....


여튼 영주권 받을때까진 계속 해피해피한 독일라이프였으면 좋겠다 ;ㅁ;

더쿠타치도 오늘하루 해피해피하길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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