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청소, 정리, 돈관리 같은 걸 잘 못했고 시험도 맨날 벼락치기, 준비물 같은거 잘 까먹음
나이 들어서는 집중력이 너무 떨어지는게 느껴졌어.
본업 외 부업도 있다보니 일의 우선순위도 잘 못정하겠고 이일 저일 펼쳐가면서 하게 되고, 한 가지 일에 집중도 잘 못하고 데드라인 임박해서 후다닥하고 그러다 보니 혼자 사는 내 집의 청소 정리는 늘 후순위, 하는거에 비해 효율이나 결과도 여전히 젬병.
업무 상 성인 ADHD를 다루어볼 일이 있었는데 나도 해당되는게 너무 많은데? 나도 혹시 성인 ADHD? 진지하게 맞는거 같은데...라는 느낌이 빡 들기 시작.
병원에 예약을 했고, 내원하기 전에 사전 척도검사지? 같은 게 카톡으로 오더라고. 진료 받기 전에 다 체크하고 오라고 해서 받았어.
불안장애나 우울장애, 강박장애 검사 같은 거였어.
1회차 상담
이 때는 주로 현재 상태나 과거 증상을 물어보더라고.
어릴 때 산만함 때문에 문제가 된적이 있었는지... 산만하다 집중력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듣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가족 중에 정신과 이력이 있는 분이 있었는지 같은.
나는 특별히 그랬던 건 없었던 것 같고 어렸을 때도 정리나 청소 같은걸 잘 못했고 용돈도 있으면 다 써버리고 해서 엄마가 하루치 용돈을 주고 그랬었다고 했었어.
선생님이 말하시길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현재 무명씨 얘기를 들어봤을 때는 성인 ADHD를 의심할 부분들이 분명 있지만 과거 ADHD 증상이 유별나게 있었던 것이 일단 아니고
더해서 성인 ADHD 환자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이 현재 시점에서 우울이나 불안 수치가 높게 나오는데 무명씨는 문진상으로 이 수치들이 매우 낮아서 확진을 내리기는 어렵겠대.
개중 굳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쪽이라고 한다면 수면인데,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아서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거라 수면에 도움이 되는 아주아주 약한 신경안정제를 처방하되, 추가로 소위 말하는 성인 ADHD 검사인 CAT 검사를 받아보자는 제안을 하셨고 검사를 받았어. 검사 비용은 8만원이었어.
2회차 상담
일정 상 검사 직후에 바로 진료를 받을 수가 없었고 검사를 실시 한 뒤 추가 일정을 잡아서 2회차 상담을 오늘 했어.
그리고 원덬은 성인 ADHD가... 아니었습니다ㅜㅜ
선생님이 초진 때 얘기 들어봤을 때는 성인 ADHD 증상들과 유사한 점들이 보여서 조금 의심을 하긴 했었대.
하지만 가장 객관적이고 수치화된 CAT 검사를 했고, 이 검사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셨어.
그럼에도 나 자신이 느끼기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버겁고 청소정리를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건
1. 제가 봤을 때는 무명씨가 객관적으로 하루에 해야 하는 일이 그냥 많아 보인다 2. 그래서 본업과 부업 외에 다른 것들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3. 본인의 기준이 너무 높아서 그런 걸 수 있다 4. 평소 습관의 문제일 수 있다 라고 하셨어.
그리고 무명씨는 본인이 타고난 에너지가 적다거나 게으르다고 생각하고 계신데, 그게 정말로 맞는건지 잘 생각해보고 되도록이면 그런 생각을 바꾸는게 좋을거 같다는 말씀을 주셨어. 진짜로 게으르면 투잡을 못합니다... 라는 말을 하시면서ㅋㅋ
이런 상황에서 성인 ADHD 약에 대한 효능(?)을 듣고 약을 처방 받기를 원하거나 결과가 좋게 나오면 실망(??)하는 분들도 제법 계시는데, CAT 검사가 이렇게 나온 상황에서 ADHD 약을 처방하면 부작용이 일어날 거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우선은 기존의 매우매우 약한 신경안정제를 추가로 처방받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어.
병원마다 다 다르겠지만 상담만으로 약을 처방할 경우에는 상담만으로도 증상이 상당히 명백하다고 보여지는 경우에 해당하는 거지 않을까 해.
의심은 되지만 아리까리하다면 검사를 받아보는게 제일 좋은거 같아.
그리고 나같은 경우 신경안정제가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됐고, 상담을 통해 마인드셋을 다시 하고 돌아보는데 도움이 된거 같아 ㅠ.ㅠ
성인 ADHD 생각해보는 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후기 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