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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난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친구가 내게 경쟁심을 느끼고 있었음을 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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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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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야.
나는 인간관계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친구가 많지 않아. 흔하게 말하는 좁고 깊게 사귀는 스타일. 이 친구는 고2-3같은 반이었고 나는 단짝 친구가 따로 있지만 단짝은 1학년때만 같은반을 하고 2-3학년은 반이 달라서 나름 이 친구도 내 생각엔 제일 친한 친구 범주였거든.

음....... 나는 내신과 수능점수 차이가 좀 많이 났어. 자사고이기도 했고. 내신으론 반에서 중간그룹에서 위, 한반 35명중 15 등 정도. 그보다 못할 때도 있지만. 대신 수능 모고는 전교권이었어. 한학년 250명 정도였는데 거기서 늘 30등 안에 들었으니까. 공부를 잘하는 앤지 못하는 앤지 늘 아리까리 한 애인 거지 나는. 나도 내가 수능과 내신 차이가 왜 그렇게 많이 났는진 잘 모르겠어. 음... 그건 있겠다. 난 전형적인 대가리 믿고 공부 안하는 애였거든. 고1부터 내신 박살나는 거 보고 아예 내신은 버리고 정시로만 가자 맘 먹은 것도 있어서 내신 기간에도 딱히 공부를 안하기도 했어.

이 친구는 내신이 나랑 비슷했는데 조금 아래? 내가 반에서 15등할 때 얜 16-17정도. 근데 얜 수능 모고도 딱 내신하고 같았어.

뭐랄까... 나는 한번도 얘랑 성적으로 경쟁한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러면 얘 입장에선 기분이 나빴으려나. 근데 나는 얘 뿐만이 아니라 누구하고도 성적경쟁은 안했어. 그냥 마이웨이... 내 갈길 간다 뭐 이런? 그래서 난 얘가 나한테 경쟁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도 전혀 몰랐어. 울 학교가 자사고다 보니... 등수 차이가 그렇게 나도 점수차는 별로 크지 않았던 건 있어. 애들이 전체적으로 상위권에 다닥다닥 붙어서 포진해 있는. 그래서 얘가 수능 모고 등수 차이가 그렇게 나도 점수로 나를 이겨보고 싶어했다는 게 뭔진 알겠어, 지금은. 하지만 난 진짜로 얘뿐만 아니라 누구의 성적에도 관심이 없었어.

고3이 됐고, 수능을 봤고, 난 평소 모고보다 더 잘봤고, 흔히들 말하는 명문대에 갔어. 솔직히 내 모고 점수로는 예상 못한 학굔데 수능 당일에 뭔가 접신상태였나봐 내가. 얘는 그냥 자기 평소 치던 점수 대로 받았고. 대학이 갈렸지.

다른 대학을 다녔지만 난 얘랑 대학 내내 엄청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해. 얜 우리 고향 지거국을 가고 난 서울서 대학을 다니고. 그래도 엄마집에 내려갈 때나 방학마다 얘랑 매번 만나고 서로의 연애사도 다 알고... 얘도 나도 전공살려 취업도 하고. 사는 곳이 달랐어도 영원할 거라 믿었지 나는.

사는 건... 내가 훨씬 찌질하게 살았다고 생각해. 얘는 근사한 연애할 때 난 짝사랑만 5년째 하고 있었고.... 그러다 얼레벌레 결혼이라는 걸 내가 먼저 했어.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본 주제에 어쩌다 한번 얻어 걸린 연애가 결혼까지 간 거지. 그 1년 뒤 얘도 결혼을 했어. 오래 연애하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길 반복했던 남자와.

근데 그 결혼을 마지막으로 얘가 나와 연락을 딱 끊어버리더라. 무슨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야. 어느날 전화번호가 바뀌고, 직장도 바뀌고...난 전번도 직장도 그대론데.

그리고 한 2년 지났나. 내가 얘랑 연락하고 싶어서 엄청애태우는 걸 보다 못한 친구가 얘기 해 주더라.

나란 애를 만난 이후 평생을 날 이겨 볼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단 한번도 못 이겨봤고, 결국 결혼까지 이렇게 하고 나니 나를 정말 더는 안보고 싶다고 했다고. 자길 더는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더 어이없다 느끼는 건 이 말을 전해준 친구 또한 고등학교 친구고, 얘는 진짜로 전교권이고 서울대를 간 애야. 고2-3 때 같은 반에서 우리 셋이 밥친구였고. 얘는 그 뒤로도 얼마나 잘나갔는데. 나는 전공살려 취업했다 했지만 겉으로나 좋을 뿐 실제론 지독한 박봉에 직장에서도 얼마나 힘들었는데, 맨날 울면서 하는 ㅎㅏ소연도 다 들었었어. 나한테 경쟁심 느꼈다는 애가.

걔 월급 200 넘을 때 나 겨우 100 초반이었고, 걔가 중간 관리자 됐을 때도 난 우리 직장 제일 바닥 딱가리였다고... 이것만으로는 이긴게 아니야?

결혼. 그래 남편. 내 남편 소위 스펙 좋지. 걔 남편과 굳이 비교하자면 그래. 근데... 스펙으로 밀리는 남편과 결혼 했단 이유로 나와 연을 끊겠다니 내가 뭘 어떻게 느껴야 해?

이런게 친구니... 난 얘랑 친하게 지냈던 시간들을 통째로 도둑맞은 기분이 들어. 자기를 경쟁의 상대로조차 생각안했다는데서 제일 기분이 나빴다는데 난 진짜 삶의 허무를 느낀다. 나는 우정이었어 정말!!!!!!!!!! 난 너 그냥 좋아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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