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공부 오래 함.... 졸업 미루고 미루다가 졸업한 해에 마지막이다 하고 2차 봤는데
2차 시험 끝나자마자 아 이번에도 안 되겠구나 딱 깨닫고 바로 취업 준비를 시작했음
그래도 고시 도전은 한 거니까 학벌은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대학 이름 딱 하나 말고는 스펙이 암것도 없었음 ㅋㅋㅋㅋ
전공이 고시 과목이랑 전혀 상관없는 과라서 완전 학교 생활 개판으로 해놔서 학점 개그지
1학년 때부터 고시반 들어갔기 때문에 학과에 아는 사람도 없고 아는 교수도 없고 인맥도 0
집은 가난, 빽도 당연히 없음 고시 생활 내내 알바 두세 개씩 뜀
게다가 여자.... 노답
대기업은 아예 시도도 안 하고 사람인에 올라오는 족족 원서를 넣음
그래봤자 한 삼십 개 넣어서 많이 넣은 것도 아니지만...
두 달 동안 세 군데서 면접 연락이 옴
1. 여의도에 있는 작은 법률 사무소
내가 가니까 직원들 모여서 점심 먹고 있었는데 된장찌개 2인당 하나 시켜서 사무실에 있는 밥통에서 추가밥 꺼내 먹더라.....
수습 6개월에 80 주고 직원 되면 120 준다함 그 자리에서 바로 할 거냐고 물어보길래 안 한다고 함
참고로 식대, 교통비 월급에 포함이었음
2.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IT 벤쳐 업체
이거는 무슨 구청에서 하는 청년실업 알선 이런 걸로 소개받아서 간 거였는데 나 면접본 사람이 사람 잘 쪼냐고 물어봄
네...? 하니까 나의 주된 업무가 개발자들 독려래.... 그러면서 "나도 공대 나왔지만 공돌이들은 다 쪼면 하게 되어있어요" 라고 함
웃긴 게 서류는 정규직으로 해놓겠는데 실제 월급은 수습 수준으로 나갈 거라고 함
수습이면 수습이지 서류는 정규직이라는 건 또 뭐래? 싶어서 나중에 검색해봤더니
청년실업알선 이걸로 중소 기업이 청년 고용하면 정부에서 보조금 나오더라...
한 마디로 보조금은 보조금대로 챙기고 나한테는 돈 덜 주겠다는 소리
안 한다고 함
3. 교대역에 있는 특허 사무소
인터뷰 하러 가니까 다짜고짜 무슨 영문 서류를 주면서 되는 데까지 번역해서 내라고 함
내가 지원한 업무는 번역 업무가 아니었고 영어가 필요한 업무도 아니었음 근데 하라니까 일단 하긴 함
양이 존나 많아서 한 3시간 앉아서 그거 하고 교통비 만원 받아서 나옴
일단 교통비를 챙겨줬다는 데서 존나 호감이 됨... 시발 ㅠㅠ
여기 150 받고 들어감 수습 한 달이었음 연차도 쓸 수 있었음 오오 이런 엄청난 혜택이!!!!!! ㅡㅡ;;;;;;
앞에 두 개 보고 여기 가니까 여기가 존나 천국의 일자리처럼 보였음 그래서 얼른 일하겠다고 함
알고보니 수습이 한 달인 이유는 삼 개월 버티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ㅡㅡ;;
나 다니는 동안 진짜 수없이 신입사원 뽑았는데 보통 며칠 만에 다 관둠
나중에 알고보니 영문 서류 번역하라는 게 영어 실력 보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오래 진득하니 앉아있을 수 있나 이거 보는 거였다더라
독서실 경력 뜻밖의 1승...
일은 병신같았음 재미와 보람이라고는 1도 없는 그냥 끝없는 서류처리.....
회사 분위기는 어떻냐면 창립 멤버인 이사가 있는데 이 이사가 존나 대박임
아침 4시반에 출근을 함 ㅡㅡ; 그러니까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자기보다 늦게 옴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다 저 이사한테 가서 아침 문안 인사를 올려야 함
꼭 이사 바로 앞까지 가서 90도로 해야 함
파티션 너머로 안녕하세요 하면 부모까지 개쌍욕 먹음 <-- 나
7시 반까지 출근인데 7시 25분에 인사해도 개쌍욕 먹음
퇴근은 보통 간 크지 않는 이상 이사보다 늦게 해야 함
왜냐면 퇴근할 때 존나 또 가서 구십도로 인사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쌍욕 크리
그렇다고 그 인사를 받아주느냐, ㄴㄴ 걍 벌레 보듯이 쓱 보고 맘
이사가 어쩌다 정시 퇴근한 날은 회사 존나 축제분위기 ㅋㅋ
이 이사가 얼마나 대박이냐면 옆 팀 사원 중에 감기 걸린 애가 있었음 기침을 존나게 함
이 회사는 업무가 존나 조용히 자기 모니터만 미친듯이 봐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무실 되게 조용함 키보드 소리 밖에 안 들림
그래서 기침 소리가 거슬리긴 했는데 그래도 그렇지 이사가 거슬린다고 신경질 대박 내더니
어느 날 사람 시켜서 그 사원 책상을 치워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사원은 갑자기 혼자만 다른 층 다른 부서에 끼어서 일을 하게 됨
그 이후에 밉보여서 감기 나은 다음에도 그 사원한테 진짜 존나 뭐라고 함
책상도 제자리 안 시켜줌 그래서 그 직원 결국 못 견디고 퇴사....
나중에 나도 감기 걸렸는데 상사가 나한테 메신저 보내서 이사님 신경질 내기 전에
얼른 병원 가서 기침 끊는 약부터 먹고 오라고 함 ㅋㅋㅋㅋㅋㅋ
이 밖에도 저 싸이코 관련 너무 많은 일화가 있는데 생략하겠음
여기서 포인트는 저런 꼰대가 꼰대질 안 하는 회사를 찾기가 더 어렵다는 거
친구들 말 들어보면 저거보다 더 한 싸패들 쌔고 쌨....
그나마 본인이 여자라 성희롱은 안 했지만 남자 꼰대였으면 아주 볼만 했을 듯
그래도 옆팀 과장님이 출산휴가 신청하니까 애 낳는 게 벼슬이냐고 소리 지르긴 함
아무튼, 150에 뼈빠지게 일하면서 미래 없는 이 일도
나중에 이력서 버려진 거 보니까 엄청나더라....
무슨 통번역대학원 출신에 영국 유학파 출신에 ㅡㅡ
그런 사람은 아예 서류에서 떨어뜨리긴 함
어차피 뽑아봤자 금방 나갈 거 아니까
나는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함
뽑아봤자 금방 나갈 거 아는 거는 회사 사정이고,
막상 저 스펙으로 이 별 거 아닌 일자리조차 못 얻고 서류심사에서 떨어지면 얼마나 속상할까ㅠㅠ
여기 좀 다니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관두고 대학원 다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