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나덬은 신혼집으로 위치는 정말 좋으나 부실공사로 층간소음 장난아닌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았었음
어느정도였냐면 윗집 전화통화소리가 내 귀에 실시간 중계되고 아랫집 알람소리로 잠을 깰 정도.
게다가 중문이 없는 곳이라 현관문 밖 계단에서 사람들이 속닥거리는 소리도 집안으로 그대로 들려왔음ㅋ
우리집 꼬맹이가 뽈뽈 배밀이하는 수준일 때 아랫집에서 항의 인터폰이 왔는데, 아랫집 할머니가 제발 좀 고만 뛰어다니라고(...) 하는거임
아니 낮에는 나랑 애기밖에 없고 인터폰 온 당시 애는 자고 있고 난 컴퓨터 앞에서 근 두 시간째 작업하고 있는데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었단 건지??
그때 당시 우리 윗집도 조용했었는데..
그러다 아이가 10개월쯤 되고 갓 걸음마를 시작할 즈음에도 할머니가 직접 쳐들어오셨음
애가 뛰어다니면 애엄마가 단도리를 좀 해야하지 않느냐는거임
아니 우리집은 한두 걸음 간신히 걷는 애 혼자 있을 뿐이구요~
애를 보더니 잠시 할 말을 잃은 할머니는, 그럴리가 없다 다른 방에 큰 애를 숨겨둔 거 아니냐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승질내고 내려가심
그러다 집주인이 현재 집을 전세끼고 매매할건데 혹 우리더러 구입할 의향이 있느냐 물으셨고 매매가도 꽤 괜찮았지만,
저 할마시땜에라도 짜증나서 못 살겠기에 그냥 관두기로 했음
그래서 새 집주인이 정해지고 우리집에서 집주인-새주인-부동산업자-나까지 앉아서 화기애애하게 매매계약서를 작성함
원 집주인분이 좋은 분이셔서, 계약당시 '지금 새댁네 1년 남은 전세만기까지는 확실히 보장해줄 것'을 조건으로 매매계약을 해주셨음
(왜냐면 우리지역은 당시 전세가 상당히 귀해서 집주인이 이사비 주면서 나가달라는 경우가 허다했음)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새 집주인네서 연락오기를, 이사비 줄 테니까 지금 자기네가 살고 있는 집(역시 전세임)으로 이사해서 살아주면 안 되냐는거임
어차피 인근 아파트고 평수도 비슷한데 우리는 전세니까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맘으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냐는거였음
그리고 자기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자기집이니까 빨리 리모델링해서 살고 싶다는거....ㅋㅋㅋㅋ이무슨???
어이가 없어서 당연 우리는 거절했고 새주인네는 뜻대로 안 돼서 상당히 기분 언짢아하는 기색이 역력했음
이윽고 일년이 흘러 전세만기가 다 됐고, 우리가족은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됐음
이사가는 날 할머니가 또 득달같이 올라옴 이날은 이사하는 날이니 정말 시끄러웠겠지?
이삿짐 옮기는 걸 보면서 왈 "아이고 이제 좀 조용하게 살 수 있겠네~" ㅎㅎㅎㅎㅎㅎ
그러나, 그 할머니는 전혀 몰랐을거임
이리로 이사올 새 집주인네가 혈기왕성한 꼬꼬마 삼형제네 집이란 걸ㅋㅋㅋㅋ
난 아직도 가끔 궁금하긴 함 이후 그 두 집의 층간소음대전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둘 다 맘에 안 들어서 싸우든 말든 동정도 안 가겠지만
참고로, 층간소음은 아파트 시공문제가 엄청 크단 사실을 느끼고 있음
예전 집은 허울만 좋은 브랜드아파트였고, 지금 집은 그냥 2군급 아파트임에도 층간소음으로 고민해본 적은 별로 없음
그리고 윗집 아랫집 할 거 없이 다들 미리 고개숙이며 양해를 구하기 땜에 웬만한 경우는 다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이라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안 받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