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거국 전문직 도전 할말 후기 및 댓글 읽고서
비슷한 상황에서 댓글에 달린 것과 같은 조언 듣고, 얼추 탈출했었던 과거 일 떠올리며 후기 남겨.
완전히 자력으로 탈출했다기보다는 여러가지 상황이 도와줬던 운도 있었긴 하지만
이보다는 댓글에서 말해 준 스트레스 관리 및 뇌의 각성 상태를 만드는 법에 대해 말해 볼까 해.
1. 스트레스 과다 상황의 원인을 상담으로 찾기. +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습관 만들기.
나같은 경우 무기력증에 빠진 1차 원인이 가족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이었어.
즉 처음에는 지나친 스트레스가 오히려 문제였어. 관계에서 오는 번아웃같은 거?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게 만성화되었다는 거야.
학고 누적 -> 제적 위기 상황에서 자퇴 -> 1년 반 놀다가 재입학 -> 다시 학고로 인한 제적 위기 -> 강제 휴학 권고.
의 상황이었으니..........
학교에서는 강제 휴학을 권고하면서 학교 상담실에서 반드시 상담받을 것을 조건으로 했어.
우리 학교에 학업 부적응자에 관한 상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었거든.
상담실에서 진단 받은 결과 우울증까지는 아니지만 상담은 필요한 것 같다라고 해서 일단 3~4개월 정도 상담을 진행했고
상담을 통해서 내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에 대해 판단이 가능해졌어.
나같은 경우는 가족에게 내가 갖고 있는 부정적 감정 및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되게 심했었어.
어느 정도였냐면, 가족이 하는 잔소리에 대해 내가 스트레스 받음을 표현해 보라고 했을 때,
패닉에 빠져서 아무 말도 못하고, 숨만 간신히 쉬면서 울기만 했을 정도였으니까.
내가 그 정도로 가족 관계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상담으로 처음 알았어.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거는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거든.
그리고 가족과의 여러 상황 중 어떤 특정 상황에 대해 스트레스 받고 있는지도 명확히 알았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알았으니, 이를 어떻게 해결할 지도 훈련해야 하겠지.
그래서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서 가족에게 내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훈련을 했어.
이때 중요한 것은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였던 것 같아.
즉, 이 부정적 감정이 있는 것은 인정하되, 그건 '그 상황'에 대한 감정인 거니까
'다음 상황'과는 연관짓지 않는 거지.
그런데 사람 감정이란게 그렇게 맘대로 하는게 쉽지 않잖아? 다른 상황에성도 이전의 부정적 상황이 머리 속에 떠오르고 그때의 감정이 떠오르고,
그래서 눈 앞에 주어진 과제에 집중 못하고 해결 못하고 미루고...
그래서 부정적 감정을 스탑시키는 행동을 훈련했어.
내 경우는 "머리 흔들기"였는데..
내 머리 속에서 과거에 대한 후회, 우울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등등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머리를 흔들어 줌으로써 너 이 생각/감정 여기까지 해!라고 내 두뇌에 사인을 주는 거지.
그리고 그 다음에는 몇분이라도 일단 눈 앞의 과제에 집중을 하는 거야.
머리 흔들기로 안되면 '좋아하는 음악 듣기', '산책하기', '게임을 하기' 등등이 있긴 했어.
그런데 중요한건 '시간을 정해 두고 하기'
좋아하는 음악을 듣든 산책을 하든 게임을 하든 이거의 목표는 잠깐 딴 거에 집중함으로써 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한 뒤 내 과제에 집중하는 거였으니까.
10분이 됐든 한시간이 됐든, 잠깐 좋아하는 것에 집중을 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과 상황을 갈무리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
아, 습관을 형성하기 전에 상담을 통해서 일단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인지하고, 감정을 표출하는 과정을 반드시 있었다는 것은 잊지 말고.
(상담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지인 등을 통한 뒷담화도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음 나같은 경우는 둘다 했음. ㅋㅋ 상담받기 전에는 딥한 가족 뒷담화를 한 적이 없는데, 상담 받을 때쯤 인생 친구가 생겨서 거의 매일같이 속풀이를 했었어. 이런게 내가 무기력증을 탈출할 수 있었던 운이야.)
+ 더쿠 익묭이로써 덕질과 연관지으면.... 핸드폰 배경 화면에 최애 한번 쓰다듬기도 비슷한 습관이 될 수 있다고 한... 쿨럭...
(그렇지만 이건 나쁜 습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해! ㅋㅋ)
2. 시간 단위, 하루 단위, 일주일 단위 등의 스케쥴 세우기 + 적절한 보상 주기.
1번은 지난 과거를 청산하는 거였다면,
어쨌든 앞으로는 살아가야 하니까 나는 움직여야 하니까...
이를 위해서라면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적절한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겠지.
이거에 들어갔을 때쯤의 나는 강제 휴학 시기를 끝내고, 1차 상담도 끝나서(우리 학교는 대략 6개월 텀으로 상담이 진행됨) 복학도 하고 상담 선생님이 바뀌어서 2차 상담이 시작되었어.
그런데 복학해서 이번에는 어떻게든 졸업을 한다라는 목표를 세우고 나니..
그거에 대해서 또 어떻게 할지 모르겠는 거야. 스트레스도 엄청 받고.
내가 이때 상담선생님께 추천받았던 것은 질보다는 양.
'완성도는 고려하지 말고, 일단 그 양을 하는 것.', 그리고 '그 시간에는 그것을 할 것.'이었지.
저때의 나는 공부하는 법을 혹은 과업을 하는 것에 대한 습관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였어.
그 와중에 잘은 하고 싶었지.
그러니까 뭘 해야 할지도 모르는 주제에 내가 해내는 것은 맘에 안 들다 보니..
'할 건 더럽게 많은 것 같은데 하기는 싫어.' 모드였었지.
그런데 처음에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잖아?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그거대로 받아들이면서 양치기를 한다 보면 미세하더라도 완성도는 올라가는 거니까.
그래서 고등학교 때처럼 스케쥴러를 만들고 실행했어.
매일 내가 과제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그 때 해야 하는 양을 정했고,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백업할 수 있는 날을 정해서 그날은 미처 지키지 못했던 것 하고...
그런데 이때 제일 중요한건
'그 시간에는 그것을 할 것.'이지.
A를 3시부터 4시까지 하기로 하고, B를 4시 반부터 5시 반까지 하기로 계획을 짰는데,
A를 4시 15분까지 다 못 끝낸 거야.
그러면 계속 A를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스탑. 이건 예비일로 넘기고, B를 4시 반부터 시작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거지.
그리고 정확히 4시 반에 B를 시작해야 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건 '보상 주기'였던 것 같아.
사실 이건 내가 잘 해내지 못해서
(덕질하느라 스케쥴 세운 거 진짜 간신히간신히 지키고 나머지는 늘 덕질하니까... 쿨럭. ㅋㅋㅋㅋ 내가 괜히 더쿠 익명인 건 아니니까..
아니다 잘 해 낸 건가..? A 끝내면 최애 음방 하나 보기, B 끝내면 최애 예능 하나 보기.......)
이 보상 주기를 진짜 끝발나게 했던 고3으로 회귀해 볼게.
고3때 나는 초콜렛과 캔커피를 사랑했는데.
이거를 보상으로 활용했었음.
야자 1교시 때 국사 소단원 하나를 정리하기로 했음.
그러면 한 쪽을 정리할 때마다 초콜렛 한 칸을 먹는 거야.
그리고 1교시 때 목표한 소단원을 다 정리하면 남은 초콜렛을 다 얌냠할 수 있어.
그런데 못하면,
야자 2교시 때 정해진 다른 소소한 목표, 예를 들어 모의고사 1회 다 풀기를 끝내면 남은 초콜렛을 이때 얌냠할 수 있는 거지.
이렇게 해서... 좋은 점수와 몸무게를 얻었..........
물론 무엇보다 내가 고3때만큼은 참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는데, 그때의 나를 사랑해. 그리고 그때 했었으니까 나 지금 할 수 있어
뭐 이런 좋은 기억이 인생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고.. (잠깐 딴 길로 샜다.)
암튼 이런 소소한 보상 주기도 스트레스 관리 및 목표한 바를 이루는데 도움을 줬어.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3. 주의의 유혹 차단하기.
하아. 이건 지금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임.
(무묭이 출근해서 지금까지 이거 쓰고 있옹. 월루방에 올렸어야 했는데 말야.)
얼마 전에 아는 상담심리 연구자한테 저 일해야 하는데 인터넷만 해서 문제에요. 그래서 야근해 버리고... 라고 말했더니
'야 그건 당연해. 나도 논문 쓸 때는 인터넷 선 뽑아 버리는데.'
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ㅋㅋ
그래도 2번에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것만 하기.'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유혹은 반드시 차단해야 해.
지금까지 하고 있는 처절한 몸부림들은...
게임 앱 깔았다 지우기. (얼마든지 다시 깔 수 있..)
트위터 앱 절대 안 깔기.. (어우 크롬에 비번이 자동 저장되어 있죠..?)
스마트폰 비행기모드 해 놓기. (어머 와이파이는 잡히네..?)
............
그래도 유혹에 대해 장벽을 한단계 혹은 두단계라도 만들어 놓으면, 안 좋은 습관으로 쉽게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인터넷 차단 프로그램을 깔아 놓던, 노트북에 대문짝만하게 포스트잇을 붙여 놓던, 스마트폰에 최애가 화내는 사진을 띄워 놓던.
아, 맞다 나 이거 안 하기로 했었지!라는 사인들을 계속 만들어 놓으면
조금이라도 덜하게 돼.
그런데 참 인간은 자극에 쉽게 무뎌지기 때문에, '너 할 거 다 하고 노는 거니?'라는 경고 사인은 매번 새로 개발해야 함.
암튼 세 줄 요약하자면,
1. 스트레스 과다 상황의 원인을 상담으로 찾기. +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습관 만들기.
2. 시간 단위, 하루 단위, 일주일 단위 등의 스케쥴 세우기 + 적절한 보상 주기.
3. 주의의 유혹 차단하기.
이거라고 생각해.
무묭이는 이렇게 무기력증 탈출해서 학부 10년만에 간신히 졸업하고.. (첫 상담 받은 뒤 2년 동안 매학기 전공으로만 18학점을 들으며.. ㅋㅋ )
알바 면접 갔다가 운 좋게 정직원 되서 밥 벌어 먹고 살고 있음.
최근에는 너무 안락해져서 무기력증에 빠지려고 하는 중이라서... (회사 일이 안 힘들다거나 그런 건 아냐.. 일종의 매너리즘 상태..?)
어떻게 나한테 다시 적절한 긴장 상태를 불어 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고.. 그래서 그땐 어땠지?라고 돌이키면서 글을 썼음.
덬들 스트레스 관리 잘 하고, 좋은 습관 잘 만들어서 무기력증 극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