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학력·경력 의혹과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록 공개 이후 김건희는 정치적 부담 요인이 됐다. 취임 1주년을 맞는 2023년에도 그게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김건희 리스크’라는 고유명사로 고착화 조짐을 보였다. 그건 단순한 대통령 배우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윤석열 정부 전체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냥 방치할 수 없었다. 대통령실의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싸맸다. 그리고 맞댔다. 김건희의 이미지를 보다 친근하고 대중적으로 만들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 작업이 필요했다.
여사 라인으로 분류되는 전 용산 참모가 ‘실록 윤석열 시대’ 취재팀에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여사에게 대선 때 덧씌워졌던 이미지들이 있잖아. ‘쥴리’라든지. 그런 게 정말 컸지. 영부인이 된 뒤 그걸 만회하는 게 급선무였어. 이미지를 좋게 해서 대통령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차원에서 이미지 개선에 신경을 엄청 많이 썼어. 나도 ‘여사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 좀 내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으니까.
급하게 시작된 그 이미지 메이킹 작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교해지고 고도화했다. ‘이미지 메이커’들은 김건희의 패션과 태도, 품격, 메시지까지 포함한 전반적 행동 요소들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려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방향이 정해졌다고 판단되자 실행에 착수했다.
당시 홍보 실무를 맡았던 용산 참모 A에게 실로 난감한 요청이 전달된 건 그 와중이었다. ‘실록 윤석열 시대’ 취재팀을 만난 A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 여사 쪽에서 자꾸 이상한 걸 홍보용으로 만들라고 했어요. "
그가 먼저 떠올린 사례는 축구 국가대표팀 초청 행사였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대표팀을 2022년 12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했다. 2시간여의 만찬은 화기애애했다. 주장 손흥민 선수가 대통령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주면서 그를 웃음 짓게 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대통령 내외에게 사인볼과 유니폼을 선물했다.
문제는 연회가 끝난 이후 벌어졌다. A의 말이다.
" 대표팀 초청 연회를 홍보영상물로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왔어요. 그런데 대표팀이 아니라 김 여사가 영상물의 중심이 되도록 하라는 거예요. "
A가 허탈하게 말을 이었다.
" 설상가상으로 위에서 내려준 자료의 분량이 어마어마했어요. 영상 만드는 직원이 거의 울먹이더라고요. 양도 너무 많았고, 영상물의 주제도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 친구가 결국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
이후에도 무리한 ‘여사 중심 홍보’ 요구는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 사건이 터졌다.
이른바 ‘여사 라인’으로 분류되던 용산 참모 B가 A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 여사, 그 사람 닮지 않았어요? "
A가 반문했다.
" 누구요? "
이어진 B의 말에 A는 경악했다.
“김건희 여사, 블핑 제니 닮았죠?” 용산 홍보팀 기겁한 그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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