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시민은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나와 자신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강행하라고 직접 조언했다고 밝혔다. 검찰이라는 반란 조직의 수장에게 대통령이 무릎을 꿇으면 진영 전체가 무너진다는 논리였다고 했다. 민주 진보 진영의 갈등과 분열, 그리고 정권 재창출 실패의 시초가 자신이었다고 스스로 고백한 셈인데, 그의 표정에는 후회나 부끄러움 대신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신념이 이성을 지배해버린 사람의 얼굴이었다.
왜 그는 그 자백을 부끄러움이 아니라 무용담으로 풀어냈을까. 답은 간단하다. 조국 임명이 실패였다고 인정하는 순간, 그 조언을 한 자신의 판단력 전체가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옳았다고 믿기 위해 조국이 끝까지 옳아야 했다. 그가 지키려 한 건 조국이 아니라 유시민, 자기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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