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v.daum.net/v/20260402115508596
영세한 제조업체애 '가격인상 떠넘기기' 근절위해
식료품·커피 프랜차이즈 15개사 대상으로
"원자재값 전가 행위 엄단" 에틸렌 109% 폭등에 제조 원가 '한계치'
산업 생태계 붕괴 차단 목적...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통제 불능 수준의 폭등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제조 생태계의 실핏줄인 중소 제조사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이에 정부가 원재료 가격 상승의 부담을 중소기업에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강력한 조사권을 발동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4월 1일부터 플라스틱 용기 납품 거래에 대해 '납품대금 연동제' 직권조사에 전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대기업에 비해 협상력이 낮은 중소 수탁기업들이 원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공장 가동 중단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만들수록 손해" 에틸렌 가격 한 달 새 2배 뛰어
최근 플라스틱 용기 업계의 상황은 그야말로 절박하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였다. 특히 에틸렌 단가는 전월 대비 무려 109.6%나 수직 상승하며 배 이상 올랐다
플라스틱 용기는 제조원가의 70% 이상이 이러한 원재료비로 구성된다. 원가가 배 이상 뛰었음에도 납품대금이 동결된다면, 중소기업으로서는 물건을 생산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플라스틱 용기 시장은 다수의 공급자가 경쟁하는 과잉 공급 구조로 인해 수탁기업이 위탁기업에 대금 인상을 강력히 요구하기 어려운 '을(乙)'의 위치에 놓여 있다는 점이 조사의 배경이 됐다.
식료품·커피 프랜차이즈 15개사 집중 점검
중기부는 이번 조사를 위해 플라스틱 용기 수요가 많은 핵심 업종을 선정했다. 조사 대상은 즉석밥·식용유 등을 생산하는 식료품 제조사, 탄산음료·생수 등을 제조하는 음료 제조사, 그리고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등 3개 업종의 매출액 상위 15개 위탁기업이다.
주요 점검 내용은 ▲납품대금 연동 약정 체결 및 이행 여부 ▲부당한 납품대금 결정 ▲대금 미지급 ▲납품대금 미연동 약정 강요 등 탈법 행위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 준수 여부 등이다. 특히 계약을 여러 건으로 쪼개어 연동제 의무를 회피하거나, '연동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강요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상생이냐 물가냐... 연동제 안착의 과제
납품대금 연동제는 중소기업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대·중소기업 간 정당하게 제값 받는 거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안전장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에 따른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가장 큰 쟁점은 소비자 가격으로의 전이다. 납품 단가가 인상될 경우, 대형 유통사나 식품 제조사들이 늘어난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최종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연동제 부담을 피하기 위해 대기업이 국내 중소기업 대신 해외 공급처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국내 제조 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청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국장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 부담을 영세한 중소기업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것은 공정한 시장경제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이번 조사가 단순한 규제를 넘어 대·중소기업 간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이번 직권조사를 통해 불공정 거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상생협력법에 근거하여 개선 요구, 시정 명령, 벌점 부과 등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한 원재료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어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직권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국내 제조 산업의 기반을 보호하고 공정한 거래 관행을 뿌리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