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김포의 한 프리미엄 아웃렛. 캐리어를 끄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매장 입구를 가득 메운다. 예전처럼 단체 버스에서 쏟아져 나오던 모습은 사라졌다. 대신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할인 쿠폰을 확인하는 ‘개별 여행객’이 쇼핑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들어 서울·경기 주요 아웃렛에서 벌어지는 변화는 숫자로도 명확하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2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현대프리미엄아웃렛 김포점 66%, 롯데아웃렛 서울역점 60%,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은 약 90% 뛰었다. ‘관광객 증가’ 이상의 구조 변화가 시작됐다는 신호다.외국인 쇼핑 급증의 1차 배경은 ‘절대 규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객은 1894만명으로, 코로나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175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5.7%.
국적별로 보면 중국·일본·대만 순이다. 특히 대만은 전년 동월 대비 38.1% 급증했다. ‘가깝고 싸다’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단거리 쇼핑 수요가 빠르게 유입되는 흐름이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단순 방문객 증가가 아니다. ‘외국인 소비 시장 자체가 커졌다’는 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외국인 매출은 보너스가 아니라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핵심 변수는 원화 약세다. 달러 기준 가격 메리트가 커지면서 외국인 소비가 ‘가격 중심’으로 재편됐다.
과거엔 면세점이 최적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아웃렛 가격이 해외 대비 10~20% 저렴해지는 구간이 발생했다. 같은 브랜드라도 ‘한국에서 사는 게 더 싸다’는 체감이 만들어진 것이다.
중일 관계 경색과 환율 환경 변화가 겹치며 중국인 쇼핑 동선이 이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빠진 수요가 한국으로 이동한 측면이 분명하다”며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일수록 이동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