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이 제기된 검찰 관계자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수사 종료를 앞두고 현재까지 ‘실무진의 단순 과실로 띠지를 분실했다’는 대검찰청 감찰 결과를 뒤집을 만한 ‘윗선 개입’ 증거가 나오지 않아서다.
2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은 최근 내부 회의를 열고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관련자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검은 사건 수사 지휘라인인 신응석 전 서울남부지검장, 이희동 전 남부지검 1차장(현 부산고검 검사)과 수사를 담당했던 최재현 전 남부지검 검사(현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직무유기·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당시 압수물 보관 업무를 맡았던 남경민·김정민 수사관에게 공용서류무효·증거인멸 등 혐의 적용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수사결과 더불어민주당 등이 제기한 ‘고의 분실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김 수사관이 실수로 증거물을 분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한 남 수사관 휴대전화에서 남 수사관이 지인에게 ‘후배(김 수사관)가 실수로 띠지를 분실했다’는 취지로 말한 메시지도 확보했다고 한다. 김 수사관도 특검 조사에서 ‘내가 분실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지검장과 이 차장, 최 검사에 대한 조사에서도 이들이 띠지 폐기를 지시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특검은 이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은 하지 않고 다음달 5일 활동 종료 무렵 사건을 경찰로 이첩할 방침이다. 또 검찰에 통일된 압수물 관리 매뉴얼이 없어 각 검찰청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압수물을 관리해왔고 특히 남부지검의 압수물 관리가 부실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관련자 징계와 압수물 관리 방식 개선을 검찰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남부지검은 2024년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한국은행 띠지가 둘러진 관봉권 5000만원을 확보했지만, 이후 돈다발 검수 날짜, 담당자, 부서 등이 적힌 띠지와 스티커를 분실했다. 관봉권이란 한국조폐공사가 한국은행에 신권을 보낼 때 띠지로 묶은 현금다발이다. 민주당에선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이나 검찰, 국가정보원 등의 특수활동비를 전씨가 받아 보관하고 있었고, 검찰 지휘부가 그 출처를 숨기기 위해 띠지 폐기를 지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검은 지난해 8~10월 정성호 법무부 장관 지시로 이 의혹에 대해 감찰했다. 그 결과 실무자가 압수한 관봉권을 관리하는 과정에 과실이 있었지만, 검찰 윗선에서 띠지 폐기를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결론 냈다. 이후 정 장관은 “‘제 식구 감싸기’ 측면이 있다는 의심을 거두기 쉽지 않다”며 상설특검 가동을 결정했다.
전씨는 상설특검 수사에서도 관봉권 출처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진술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전씨가 입을 열지 않는 한 관봉권 출처를 규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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