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현직 경찰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의 휴직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관의 로스쿨 진학은 근무 태만이나 인력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회와 감사원의 주요 지적 사항이 돼 왔다. 하지만 검찰 폐지가 예고되고 각종 특수 수사가 경찰로 몰리며 수사력 강화가 중시되자, 경찰이 조직 차원에서 로스쿨 진학을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경찰청은 경찰관 로스쿨 진학을 지원하기 위해 연수 휴직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기존에는 휴직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아 3년 기간인 로스쿨 학업을 마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로스쿨 재학생들이 경찰을 그만두거나 교대 근무 부서로 옮기는 사례가 많았는데, 아예 휴직 기간을 3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행은 “(경찰이) 역량을 키우고 (변호사) 자격증을 따면 수사에도 도움이 되지만, 제도상 휴직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는다”며 “3년간 로스쿨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간 경찰관의 로스쿨 진학과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편법은 국정감사나 감사원 등에서 정기적으로 지적돼 왔다. 졸업까지 국비 약 1억원을 투자받는 경찰대 졸업생이 로스쿨에 진학한 후 경찰을 퇴직하는 경우가 많고, 로스쿨을 다니면서 근무 시간에 공부를 하는 등 근무 태만도 잦다는 이유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경찰청 정기 감사에서 “경찰관 3명이 로스쿨 수업이나 실무 수습을 위해 6~24일씩 무단 이탈을 했고, 경찰관 6명은 병가나 육아 휴직 등을 내고는 로스쿨 수업을 들었다”고 했다.
이처럼 눈총을 사던 현직 경찰관의 로스쿨 진학이 독려되고 있는 것은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 영향이 크다. 검찰의 수사 권한이 축소된 반면 경찰에는 김병기·강선우 의원 공천 헌금 수수 의혹, 3대 특검 이첩 사건 등 각종 특수 수사가 몰리고 있다. 이에 경찰이 수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직원들의 로스쿨 진학을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경찰은 변호사 경력 채용 인력도 올해 들어 기존 30명에서 40명으로 늘렸다.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한 경찰 관계자는 “본인의 전문성을 키우려던 젊은 경찰 상당수가 로스쿨에 진학했다가 징계를 받고 퇴직했었는데, 뒤늦게라도 제도가 개선되는 것은 긍정적 현상”이라고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제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수 휴직 규정은 공무원 전체에 적용되는데, 경찰만 예외를 두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평성 논란이 예상되지만, 수사 능력 강화를 위해선 필요한 조치인 만큼 인사혁신처와 협의할 것”이라며 “경찰공무원법에 별도의 규정을 신설하는 등의 대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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