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에게 검찰개혁과 관련해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을 수사하지 않고 봐주는 것도 문제”라는 취지로 숙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권을 특정 기관이 독점하면 수사 권한 남용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 견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당 일각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공소청 보완수사권 부여’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강조하며 정부 의견에 힘을 실어준 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만찬에 참석한 한 여권 인사는 20일 “이 대통령이 ‘죄 없는 사람을 무리하게 수사해 괴롭히는 방식도 잘못됐지만, 그렇다고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을 수사하지 않고 봐주는 것도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수사가 잘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어떤 방식이 좋은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나아가 “권력기관 내에서는 견제와 균형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기본 방향과 원칙 아래서 토론하고, 합리적인 안을 당정 간에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청회와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안을 잘 만들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발언은 검찰개혁과 관련해 당내 강경파와 강성 지지자의 법안 수정 요구를 따라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검찰개혁 관련 정부 입법안에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민주당 내 강경파가 크게 반발하자 정부는 지난 12일 정부안 발표 때 보완수사권 관련 논의는 추후 진행하겠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강경파 의원들은 이후 “보완수사권을 당장 폐지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완수사권이 폐지돼 수사기관 수사를 검증·보완할 장치가 없어지면 경찰·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수사 권한이 무소불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기소, 수사를 독점하고 있어 발생한 권한 남용 문제를 없애기 위해선 (수사권) 상호 견제가 필요하다”며 “어떤 기관이라도 권한을 독점하면 권한 남용 문제를 방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그 부분을 더 숙의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 검찰 피해를 많이 봤고, 성남에서 변호사를 하며 경찰 수사 행태도 잘 알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이 어떻게 실패했는지도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현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게 수사를 보완하는 기능이 필요하지 않은지 숙의해보라는 것”이라며 “경찰도 완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수사·기소 분리는 하기로 했는데, (수사를) 어디다 맡길 거냐. 경찰은 믿을 만하냐”며 “요새는 ‘검사는 아예 사건 수사에 손도 대지 마’ 이렇게 됐다”고 지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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