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향수 브랜드 젠틀몬스터·탬버린즈 등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 아이아이컴바인드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주 70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로와 높은 노동강도에 시달린다는 증언이 나왔다. 노동자들은 재량근로제를 이유로 장시간 노동에 대한 보상휴가나 수당을 받지 못했지만, 실제 업무현장에서는 업무수단이나 시간에 재량권을 가지지 못해 ‘재량’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밝혔다.
“과로 만연, 직원들끼리 정신과 정보 공유”
<매일노동뉴스>는 아이아이컴바인드에서 최소 1년 이상 근무한 전·현직 디자이너 4명과 전화 및 대면 인터뷰를 지난달 진행했다. 인터뷰이 요청에 따라 노동자들의 이름을 익명 처리하고,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사실관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공했다.
이들은 창의적인 결과물과 달리 아이아이컴바인드의 기업문화는 경직돼 있고, 개인에게 과도한 헌신을 요구하는 구조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은 필수였다고 증언했다. 디자이너 김지민(가명)씨는 두 달 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 야근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씨는 “수액을 맞으러 다닌 적이 잦았고, 아픈 날도 정말 많았다”며 “개인에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책임과 업무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없으니 일이 될지 안 될지 늘 불안했고, 신경안정제를 먹으면서 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정신과 정보나 처방약 정보를 공유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주변에 정신과를 다니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과로가 일상화돼 있었다”며 “야근수당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대체휴무라도 제대로 보장해주길 바랐지만, 한 달 내내 야근하고 하루 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절망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새벽까지 일하더라도 다음 날 출근시간은 오전 9시를 지켜야 했다”고도 증언했다. 부서나 팀마다 근무 강도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주당 근로시간 47.5시간을 훌쩍 넘기는 날이 잦았다고 했다. 밤새 불이 꺼지지 않아 ‘등대’로 불린 팀도 있었다. 또 다른 디자이너 이민혁(가명)씨는 “야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의 업무량이 반복적으로 부여됐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초과·야간근로가 누적돼도 포괄임금제라, 각종 수당을 받는 비정규직 동료보다 급여가 적은 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주 동안 밤을 새우며 6명이 수백 개의 디자인을 만들었는데, 대표가 해외 출장을 다녀온 뒤 생각이 바뀌었다며 전면 수정하라고 한 적도 있었다”며 “이렇게 야근을 해도 보상하는 문화가 전혀 없었고, 대체휴무를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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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 런베뮤 과로사 의혹 보도했던 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