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한줄후기: 되게 신화같지 않게 풀어냈는데 되게 신화 같았어ㅇㅅㅍ
오디세우스가 여정을 거치면서 점점 일행을 잃고 배도 잃으면서 어쩌면 본인도 모르고 있던 죄책감을 마주하고 결국 본인이 결정했기 때문에 본인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혼자 그 대가를 바다에서 치르는 게 진짜 인상적이었음
연출적인 부분에서도 만약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순에 따라 선형으로 가지 않고 기억을 잃은 시점에서 시작해서 과거를 짚고 마지막 순간에 본인을 그렇게 괴롭게 했던 기억과 감정을 털어놓는 게 후회와 참회라는 테마에 잘 맞았던 거 같음 후회는 언제나 뒤를 돌아볼 때 느끼니까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오디세우스는 이전의 오디세우스로, 집은 이전의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라고도 생각했음
초반에는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에게도 강압적인 모습도 있고 폴리페모스에게 괜히 화살을 쏘는 모습에서는 오만하고 위엄을 두른 영웅 오디세우스로 시작했지만 본인의 죄책감을 마주하고 참회할 때 이전의 인간 오디세우스가 될 수 있었고 집은 구혼을 빙자한 침략자들을 몰아냈을 때 이전의 집이 될 수 있었지
극 후반 내내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오디세우스로 칭하지도 않고 아직 집에도 못 돌아왔다고 하는 건 이런 불일치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결국은 신화가 갖는 내면의 형상화를 통해 잘 보여줬던 거 같음
아테나도 연출적으로 의도한 거겠지만 ptsd를 앓는 오디세우스의 환각 내지는 내면의 상징으로도 보여서 신화적이기도 하고 현실적이기도 해서 재밌었음
생각보다 시각적인 요소들보다 이런 부분들이 재밌었던 거 같음
기대보다 재밌었어서 또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