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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마이클) 1n년차 십덕의 뚱쭝후기를 빙자한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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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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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이클 잭슨을 오랫동안 좋아해왔음
내가 세는 나이로 28살이니까 벌써 인생의 반을 함께해왔네
사춘기가 유난히 일찍 온 데다 덕질까지 하면서 사회성 곤두박질친덕에 나는 유난히 감성적이고 조숙하면서도 미숙한 상태로 중학생이 되었고 은따를 당했음 그나마 있던 친구는 다른 반이었고 걔가 날라리 되면서 완전히 쫑났고...


그렇게 친구 하나 없이 학원 끝나고 하는 웹서핑만을 낙으로 삼던 중 우연히 마이클 잭슨의 팬 블로그를 보게 되었음. 그 시점에 마잭은 이미 사망한지 3년이 지난 상태였고 그 팬 블로그도 멘붕 한탕 겪고 과거 추억을 되짚어보는 성격이 강했음
그때 교우관계도 그랬지만 덕후로서도 상당한 암흑기여서(파던 만화도 완결났고, 처음으로 좋아했던 아이돌은.... 말했다간주어까임ㅠ) 맘 붙일 곳 없이 방황하던 차였는데 그 블로그에서 애정어린 시선으로 쓰인 마이클 잭슨에 대한 글을 읽고, 블로그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마잭의 노래를 들으면서 마잭에게 겉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음
덕분에 나는 암울했던 중학교 1학년을 조금이나마 희망을 품고 보낼 수 있었고 2학년부터는 친구도 사귀면서 잘 지낼 수 있었음
대학생 때까지 없는 돈 모아서 중고로 LP판이랑 앨범도 모았음 정작 플레이어는 한참 뒤에 샀지만ㅋㅋㅋ

그렇게 오래오래 팬심을 지키며 지내왔지만 사실 최근에는 이제 마잭은 내게 늘 있는 산소같은 존재라고 합리화하면서 일부러 마음쓰지 않고 있었음
마잭을 좋아하면서 항상 누군가에게 반박하고 화내고 마음아파할 때가 너무 많았기 때문임 유튜브든 SNS든 언론에서든 그리고 또 더쿠에서도

한동안 진짜 열심히 반박하고 맞붙어 욕하고 다녔는데 어느 시점부턴 그래... 계속 그렇게 살아... 하고 넘겼어 내가 말한다고 바뀌는 사람이라면 진작 바뀌든가 애초에 커뮤에서 죽은 지 20년이 다 되가는 가수 욕 하고 살지는 않았을 거 아님?
그래서 이 영화 개봉할 때 걱정이 너무 많았어
영화 개봉하면 내가 요 몇년 커뮤나 뉴스에서 겪었던 일들이 다시 반복될 것 같았기 때문임
좋은 것만 나열했다, 그냥 음악이 다했다는 영화 평도 내 불안감을 가중시켰음 이러면 그냥 유튜브에서 (화질구린) 찐마잭 영상 보고 말지 싶었는데...
영화관 안 간지 오래되기도 했고... 마침 포토티켓도 뽑고 싶었고
무엇보다 마이클 잭슨에게 호의적인 대형자본+메인스트림 미디어가 향후 몇 년 안에 또 나올까 싶었던 게 제일 컸고
영화 개봉 맞춰 온갖 루머 끌올해대고 왜 와코잭코스러운 면은 다 뺐냐고 발작하던 언론들이 영화가 월드와이트로 히트하니까 잠깐 유순해진 꼴이 우스워서 쿠폰도 있겠다 그냥 예매하고 보러 갔음

마이클 잭슨을 덕질하면서 수시로 느꼈던 건 양가감정임
당장 이 영화에서 언론ㅗ을 대신해서 가장 큰 빌런이 된 조셉 잭슨만 봐도 분명 자식들을 정신 육체 양면으로 학대하고 마잭으로부터 유년기를 빼앗아간 가장 큰 장본인이지만
동시에 가끔 심심찮게 할리우드판에서 들려오는 자식 등골 빼먹는 부모는 아니었음. 일단 본인도 명확히 매니지먼트 능력이 있었고 자식들이 벌어온 돈은 또 자식들한테 투자해서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게 했던 사람이고, 마이클은 껄끄러울 때는 있었을지언정 평생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을 사랑했기 때문에 나같은 팬들은 조 잭슨에게 양가감정이 쩔거든
+ 제 손을 떠나는 자넷 잭슨에게 프린스의 프로듀서였던 지미 잼-테리 루이스를 소개시켜주고 3집-4집(4집이 바로 그 리듬네이션임)으로 월드스타로 발돋움하는 데 한몫하기도 했음(와중에 우리 딸한테 프린스 같은 (선정적인)음악하게 하지 말라고 한 것도 애비답긴 해서 웃김ㅋㅋㅋㅋ

이 영화도 딱 그랬음
극영화로서는 서사가 숭덩숭덩 잘려서 이게 스토리가 맞냐 싶고, 전기영화라기엔 등장하는 모두가 평면적이고 등장하는 인물도 너무 제한적이고 그렇다고 마이클 잭슨의 여러 일면을 담아주지도 않았음
다이애나 로스, 엘리자베스 테일러, 자넷 잭슨처럼 가까웠던 사람들이 거의 출연하지 못한 것도 한몫 한 것 같고... 다이애나 로스는 캐스팅도 해놓고 다 잘렸던다데 진짜 아쉬움 과장 좀 섞어서 이 사람 빼고는 소년-청년 마이클 잭슨을 설명하기 진짜 어려운데... 와중에 라토ㅗ야는 나왔네
마잭이란 선량한 천재의 고난과 발돋움 표현 이런 면에서도 난 불만족스러운게 마잭은 오프더월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서도 흑인이란 이유로 시상식 같은 메인스트림에서 온갖 푸대접을 당했단 말임... 그리고 독이 바짝 올라서 두번 다신 날 무시 못하게 해주겠다, 내 뮤비 안 틀고 배기나, 다 뒤집어버리겠다고 이를 박박 갈면서 만든 게 스릴러란 말야? 근데 이 오프더월이 짱 히트했는데도 흑인이라고 패싱당함 <- 이걸 또 패싱한게 아 이거는 진짜 좀 열받네요
이건 씹덕시점 얘기긴 한데 마이클 잭슨의 완벽주의자적 면모가 덜 묘사된 것도 아쉬웠음
사후 미공개곡으로 앨범 2개 나오고 스페셜 에디션으로 우려먹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마잭은 앨범 하나를 만들 때 엄청난 양의 곡을 받거나 만들었고 몇년동안 그걸 고르고 골라 깎고 벼르면서 앨범을 냈음. 그래서 오프더월 이후 마잭은 활동기간에 비해 앨범 수가 적고 곡 수도 그다지 많지 않음 이런 면모가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네요
또 마잭은 완벽주의자인 동시에 냉철한 비즈니스맨이기도 해서 자기가 용납할 수 없는 선 건드리면 엄청 불같이 화내고 싸우기도 했음 특히 스릴러 작업기간 동안 퀸시 존스 포함 자기랑 이견 있는 사람들이랑 엄청 싸우고 그랬는데(나중에 그때는 너무 예민해서 내 비전에 공감 못하는 모두에게 화냈다고 미안했다고 언급도 함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면도 부각이 잘 안돼서 아쉬움 퀸시 존스 비중이 이렇게 적은 것도 놀라운데 이 양반이랑 앨범 작업하는데 저렇게 평화로웠다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렇게 늘 물렁물렁한 순둥이가 아니고 약삭빠르거나 냉정한 일면도 있었다는 게 마잭 뉴비들이 좀더 깊게 들어와서 충격먹는 포인트 중 하나임. 물론 한번 믿으면 좀 심히 물렁해지던 건 사실이라 못 끊어낸 뱀파이어들도 많긴 하다만...
뭣보다 당시 '흑인 주제에' 규격 외 성공을 거둔 마잭에게 언론이 온갖 억까공세를 펼치던 것도 드러나지 않고
(Bad 이후 백반증 심화된 이후로 억까 심해졌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종종 있는데, 스릴러 때도 엄청 심했음) 악역이 조 잭슨 하나로 압축된 것도 아쉬웠음.
근데 이왕 조셉한테만 악역 노릇 시킬거면 빅토리 투어 때 기획에 1도 관여 안한 마잭한테 온갖 총알받이 시킨 것도 넣지 그랬나 (*_*)
슬쩍 지나가긴 했지만 미성년자 자식들을 성인 클럽에 공연하라 데리고 다녀서 마이클한테 평생가는 또다른 트라우마 심어준 것도 이 양반이고...

그치만 또 너무 좋았음
일단 영화 시작하면서 워너비스타링섬띵 흐르자마자 이것만 보고 집에 가도 돈 하나도 안 아깝겠다고 생각함
그만큼 영화 내내 후르는 잭5 시절부터의 노래는 너무너무 좋음
내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내 어두웠던 시절을 위로해 준 노래들을 영화관 사운드로 즐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음
자파르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당연히 마잭이랑 여러 면에서 다르지만 마잭 특유의 공기반소리반 (감미로와) 하이톤 목소리와 나긋한 말투, 손이나 몸 꼼질꼼질 가만 못 두는 거, 바람 빠지듯 슬쩍 웃는 거, 고개는 아래에 두고 눈 살짝 올려 떠서 바라보는 습관... 진짜 내가 구린 화질을 뚫고 늘 바라봤던 마이클 잭슨이 계속 언뜻언뜻 보여서 눈물이 났음
마잭 노래가 흐르고 봤던 화면이 계속 나오는데 또 마잭은 아니니까...
그리고 내가 닳고 닳도록 보았던 온갖 화질구린 뮤비나 무대들 디테일 따라하는것도 놀랍더라 모타운 빌리진 무대 끝나고 한쪽 손 오래 들고 있던 동작이라든가
춤이나 동작이 당연히 완벽히 같진 않았지만 패리스같이 영화에 참여하지 않은 가족들도 그에게 마이클과 같은 영혼이 있다고 자파르를 지지했던 게 이해가 바로 됐음
또 사실 마잭 영화 만들면 성인 배우도 배우지만 아역 구하기가 진짜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어디서 또 찰떡같은 애를 데려와서 놀랐음...
무엇보다 이 영화가 잘 만든 영화는 아닐지언정 (팬인 내 입장에서) 의도가 나쁜 영화는 절대 아니라는 게 이 영화를 미워할 수 없는 또다른 이유임...
적어도 이 영화를 봤던 사람들은 마잭이 어린 시절부터 아픔이 있었고, 어린이 병원에 꾸준히 들러서 선행을 했고, 펩시 광고 촬영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병세가 심해지고 진통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었고(거기다 이건 마잭 죽음까지 이어지는 그런 거라...) 그렇게 받은 위로금도 기부했다... 이런 건 확실히 알아갔겠지 싶음
팬들이 백날 외쳐도 대중에게 쫙 깔리는 미디어의 힘은 또 다르니까

그래서 그냥 좋은 면만 나열하자는 선택을 한 것도 이해는 됨

또 볼지 2편 나오면 볼지는 또 모르겠음

욕하라면 욕도 몇시간 칭찬하라면 칭찬도 몇시간 할 수 있음 나는

그래도 영화 보고 나와서 느낀 거는 있음
마이클 잭슨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이 이 영화를 보고 마이클 잭슨이 이런 노래를 냈었구나, 이런 아픔이 있었구나, 를 알게 되고
그 중에 몇은 영화관을 나와서도 이런 노래도 냈었구나, 이런 사람이었구나까지 알아가고
또 그 중에 몇은 그의 노래든 그 사람 자체든, 어쨌든 마이클 잭슨에게 작은 관심이라도 가지게 됐다면
나는 그거야말로 이 영화의 존재의의라고 생각해

MbkOXe
사진은 돈 없던 시절에 쪼개고 쪼개서 모은 내 소소한 컬렉션 σ(^_^;)

영화 보니까 다시 또 모으고 싶어졌어


https://youtu.be/LeiFF0gvqcc

내가 산 유일한 싱글인 내 최애곡이 2편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꼭 들어줬음 좋겠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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