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정말 이 영화에 대해 평이 좋은 SF영화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예매를 했음.
배우가 누가 나오는지, 어떤 이야기인지 그냥 기본적인 시놉조차도 모르고 그냥 간만에 우주 영화 재미있는거라니까 보자! 해서 보러간거임.
그래서 초반에 태양이 어쩌구하면서 과학 얘기(?) 나올때는 살짝 졸았음.
심지어 주인공 그레이스가 자신이 왜 우주선에 있는지 아무것도 기억을 못하고 지구에서의 상황이랑 교차되서 나오길래 음...그냥 자주보던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인가(?) 하면서 생강보다 지루하네...하고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른 외계 우주선이 등장하고! 긴 관이 나와서 그레이스의 우주선에 접촉을 하고! 심지어 그레이스가 겁도 없이!!(믈론 영화 속에선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내가 느끼기에) 그 관을 타고 가길래!!
아니 이거 장르가 SF 호러???인건가?? 에일리언 같은거 나오면 어뜨케???
핫쒸 주인공도 그레이스 한 명인디??? 설마? 이러면서 맘을 졸였고
유리같은 제논 건너편에 로키가 처음 등장했을 땐 작게 비명도 질렀음ㅋㅋㅋㅎ
다행이도 내가 걱정한 그런 에일리언이나 프로메테우스 같은 상황은 없었고 너무나 귀여운 돌게의 등장이었음.
물론 첨엔 귀엽다고 느끼기보다는 음... 어디가 얼굴이고 눈인겨...이랬음.
근데 뭐 그건 중요하지 않았고 그레이스와 로키가 소통을 할 수 있게됐다는게 중요한 거였음.
쨋든! 보면서 아 이게 소설이 원작이랬나??? 뭔가 로키라는 외계인이 이야기의 전개를 위한 설정이겠지만 외계생명체치고 진짜 사람같다,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게 사람이랑 진짜 비슷하게 설정되어 있네, 약간 작가편의주의적인 것 같기도(?) 이렇게 생각했음
근데 뭐 그것도 중요한게 아님, 아니 중요한 설정인거는 맞는데 그냥 그런걸 따질 이유가 사실 딱히 없다는 생각이 뒤로 갈수록 들었음.
원작 소설은 아직 안봐서 잘 몰라도, 이 영화는 과학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라 관계, 연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게 중요한거였음.
주류 과학자가 되는데는 아쉅게도 실패했지만 학교에서 과학선생님을 하면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그레이스라는 사람에게 인류를 구해야한다는 미션이 편도티켓과 함께 주어졌고,
여기에 거절은 있을 수 없었기에 주어진 역할을 그럭저럭 잘 수행해내면서 점점 다가오는 쓸쓸한 죽음에 대해서는 구태여 인식하지 않고 있던 그의 앞에 로키라는 외계생명체가 나타나 그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을 읽어주는데,
이 포인트에서 내 마음의 둑이 펑하고 빅뱅마냥 터져버리는 기분을 느꼈음...
진짜 눈물이 너무 줄줄줄줄 흘러서 볼을 타고, 턱을 타고 목까지 흐르는데 휴지를 안챙겨서 닦을게 없었다...
아휴.
그래 사실 진짜 이런 죽음 받아들일 수 있을리가 없잖아 ㅠㅠㅠㅠ
아무리 그레이스가 다른 가족이 없다해도!!!
우주에서 떠돌다가 그냥 그 안에서 어느날 천천히 죽어가야한다는 건 사실 누구라도 너무 잔인하고 외로운 일이잖아욧ㅠㅠㅠ!!!!!
이런 말을 로키가 그레이스를 죽게 둘 수 없다고 방법을 찾고 연료를 더 만들어서 주겠다고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이런 너낌..)으로 얘기할때,
그 얘길 듣고 그레이스가 눈물을 흘리며 로키를 돌아볼 때.
진짜 둘이 영원히 친구해, 이 우정 포에버,,, 하면서 줄줄 울었다.
그리고 그 뒤에 목적지인 별에서 필름같은거에 유기체 채집하는 장면(?)에서 그레이스가 이 순간을 느끼고 있다고 말할때,
거기서 딱 이 이야기는 무조건 꽈악 닫힌 해피엔딩이 아닐리가 없다고 느꼈어.
둘 다 어떤 고난과 역경이 등장해도 분명히 살아서 미션을 완수하고 각자의 행성을 구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생김 ㅇㅇ
왜냐면 이렇게까지 주인공에게 더 살아가야하는 이유, 살아있음으로서 느낄 수 있는 환희를 경험하게 해 놓고 비극적인 엔딩을 준다면 그건 그냥 이 이야기의 작가가 능력이 없는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임.
이 이야기를 바라보는 독자 내지는 관람객에게 아주 못할짓이란 말야.
특히 나는 진짜 과몰입했다고...흑...
암튼 그래서 나는 로키가 그레이스를 구하고, 그레이스가 로키를 구하는,
그리고 각자의 별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구하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음.
특히 비틀즈를ㅋㅋ 지구로 띨롱 보내버리고 로키에게 날아가는 선택은 최악의 선택일수도 있지만 이게 절대 그렇게 될리는 없으니까! 너무나 귀엽게 보였음.
보면서 꼭 있었으면 했던 장면이 그레이스가 로키의 우주선에 들어가보는거였는데 그 장면도 있어서 마음이 따땃했음🥹
악기의 현들로 가득찬 공간 같아서 밝고 따뜻하고 신비롭고 우주적으로 자연스럽다 느꼈음.
영화가 내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끝이 나고 한동안 여운이 남아서 정말 생각할게 많고 떠들고 싶은 얘기도 많아서 지피티랑도 얘길 했는데
이상하게 더 길게 주절대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어서 여기 영화방에 이렇게 글을 쓰게됐음.
읽어 준 더쿠타치들 모두에게 감사하며
그 넓은 우주에서 지구라는 별에 운 좋게 태어나
서로 얼굴도 이름도 성별도 모르지만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애쓰며 가꿔가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관계 속에서 사랑과 충만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