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2억 4,800만 달러 규모의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록색이나 파란색 스크린(크로마키)은 단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죠. 외계인은 수작업으로 만든 퍼펫(인형)이고, 조종석은 중력을 구현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회전합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5%를 기록한 이 영화의 제작 기술을 살펴보니, 그 공학적 설계가 정말 경이롭습니다.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 감독은 12년 만의 첫 실사 영화 연출작을 위해 '헤일 머리(Hail Mary)' 호 전체를 영국 셰퍼턴 스튜디오에 실제 세트로 제작했습니다. 미니어처도, 디지털 모델도 아닙니다. 직접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실물 크기의 우주선 내부죠. 프로덕션 디자이너 찰리 우드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러시아의 미르(Mir) 정거장, 그리고 보잉 747의 조종석을 연구해 사실감을 높였습니다. 그는 일부러 패널들을 서로 맞지 않게 제작했는데, 실제 우주선도 여러 회사가 만든 부품들을 조립해 만들기 때문입니다.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 바로 그 점이 이 영화를 진짜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조종석의 폭은 겨우 8피트(약 2.4미터) 내외입니다. 이 조종석은 기울어지고, 회전하며, 흔들릴 수 있는 기계식 플랫폼 위에 설치되어 있죠. 그래서 우주선이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중력 상태에 진입할 때 세트 전체가 실제로 움직입니다. 의자가 벽에 붙게 되고, 사다리의 방향이 뒤집히기도 합니다.
주연 배우인 라이언 고슬링은 회전하는 링 안에 매달린 채로 우주선 내부를 실제로 떠다니며 이동했는데, 덕분에 주변에 실재하는 장치들에 직접 반응하며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벽이 어디에 추가될지 막연하게 추측하며 연기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그리고 '로키'가 있습니다. 그는 외계인 공동 주연이며, 놀랍게도 CG가 아닙니다. <스타워즈>의 '포그'를 만들었던 크리처 디자이너 닐 스캔런은 이 캐릭터에만 꼬박 1년을 매달렸습니다. 최종 디자인이 확정되기까지 300개가 넘는 도안이 거쳐 갔죠.
로키는 디지털 조각을 3D 프린팅하여 만든 얇고 속이 빈 껍데기 형태인데, 그 위에 투명한 층을 겹쳐 손으로 채색하여 피부처럼 빛이 통과하도록 제작되었습니다. 그의 팔은 장면에 따라 탈부착하며 교체할 수 있습니다. 걷기 위해 주먹을 쥔 팔 세트가 있는가 하면, 물건을 집을 수 있을 만큼 튼튼하고 정교한 모터 손가락이 달린 팔 세트도 있죠.
모든 장면에서 '로키티어(Rockyteers)'라는 별명을 가진 5명의 퍼펫 조종사들이 그를 움직였습니다. 뉴욕 연극계의 수상 경력에 빛나는 퍼펫 디자이너 제임스 오티즈가 로키의 목소리를 연기하며 현장에서 그를 조종했죠. 스캔런은 오티즈를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프랭크 오즈(요다의 조종사)이고, 나는 당신을 위해 요다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라이언 고슬링이 외계인에게 보이는 모든 반응은 자기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영화 <듄>으로 오스카 촬영상을 거머쥔 그레이그 프레이저(Greig Fraser)는 우주 장면을 더 거대한 IMAX 포맷(IMAX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상하로 긴 화면)으로 촬영했고, 지구에서의 회상 장면은 일반적인 와이드스크린으로 촬영했습니다.
그다음 제작진은 아주 독특한 시도를 했습니다. 디지털로 촬영한 영상을 실제 필름 조각에 다시 입힌 것인데, 그것도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필름 스톡을 사용해 두 번이나 작업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 필름들을 다시 디지털로 스캔해 옮겼죠. 언뜻 불필요한 과정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 오직 물리적인 필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질감과 따뜻함이 살아납니다. 프레이저는 <듄>과 <더 배트맨>에서도 이와 동일한 기법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드루 고더드는 이 시나리오를 쓰는 데 꼬박 6년을 보냈습니다. 앤디 위어의 소설을 각색했던 그의 전작 <마션>은 그에게 오스카 노미네이트의 영광을 안겨주었죠. 그는 이번 작업의 고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보통 시나리오는 원작 소설 분량의 단 5% 내외만을 담아낼 수 있는데, 주인공은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혼자 보냅니다. 마침내 파트너가 등장하지만, 그 파트너는 영어를 할 줄 모르고 고래 노랫소리에 가까운 소리로 소통하며 심지어 얼굴조차 없죠. 고더드는 이를 '시나리오 작가의 악몽'이라 불렀지만, 동시에 그 어려움이야말로 이 작업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와 감독들은 제작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앤디 위어의 원작 결말을 그대로 지켜내기 위해 싸웠습니다.
비평가 212명으로부터 신선도 지수 95%, 2,500명이 넘는 관객들로부터 98%의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은 슈퍼히어로도, 경찰도, 군인도 아닙니다. 그는 그저 평범한 중학교 과학 선생님일 뿐입니다.
https://x.com/i/status/2034796709344420277
제작사에서 결말 바꿔달라고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