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히려 단종의 입장에서
단종이 왕으로서 책임을 자각하는 성장스토리라고 느꼈음..
물론 왕의 적통으로서 후계자 교육은 일찍부터 시작했을 거임
하지만 그건 글로 배운 거고 실전이 없잖아
13세라는 어린 나이에 뭘 알았을까. 정신적으로 가족이라 생각했던 삼촌에게 배신당하고, 충신이라 믿었던 신하들에게 배신당했다는 배신감, 필요 없는 존재라는 무능감이 제일 컸으리라 생각함 그래서 곡기도 끊었던 거고.
근데 엄흥도가 꾸짖잖아 자기가 하찮게 여기는 것들이 백성들이 얼마나 고생해서 만든 건지, 한끼 살아가자고 귀양지로 자청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걸 깨닫고 밥을 먹기 시작하는 게 왕으로서의 자각이라고 생각함 이 구석에 사는 사람들도 자신이 지켜야했던 백성들이라고.
역모(라고 부르지만 정모라고 읽는)가 들통나고 수양에게 둘러싸였을 때 엄흥도가 관아에 고발하려 할 때에도 배신자라고 할 때에도 그걸 존중했던 건 그게 백성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걸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그런 백성이라도 왕이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지
그래서 난 단종이 왕이구나.. 그래서 더 안타까웠고 세조가 더 악덕으로 보였음 살아있더라면 저런 멋진 왕이었지 않을까 싶어서...
보면서 소설 남한산성도 많이 생각이 났어 위기의 순간 수그리는 게 민초들의 방식인데, 그걸 대하는 주인공들(남한산성에서는 김상헌)의 차이가 더 뚜렷해 보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