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2012년,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단편 애니메이션 '아쿠아'를 제작했으며, 이 아이디어가 '플로우'의 기초가 되었다. 이 영화는 물 속에서 길을 잃은 고양이가 주인공이었는데, 그는 이 아이디어를 확장하여, 고양이가 물을 두려워하는 이야기’에서 ‘고양이가 물과 타인을 동시에 두려워하며 그것을 극복하는 이야기’로 발전시켰다.
2. 이 영화는 스토리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감독이 동물들을 배경 속에 배치한 뒤, 카메라를 움직이며 탐색하는 방식으로 촬영되었다. 또한, 삭제된 장면이 없다.
3. '플로우'는 영상보다 음악을 먼저 만든 작품이다. 질발로디스는 주요 장면을 만들기 전에 이미 수십 개의 음악을 작곡해 두었고, 그중에서 장면에 맞는 음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구성했으며, 영화의 편집도 음악에 맞춰 조정되었다.
4. 질발로디스는 '어웨이'를 만들 때 연출, 애니메이션, 편집, 음악까지 4년간 모든 작업을 혼자서 했다. 크레딧에는 '긴츠 질발로디스' 단 한명의 이름만이 뜬다. 이 영화가 완성되었을 때 그는 24살이었다. '플로우'는 그가 처음으로 다른 스탭들과 협업한 작품이다.

5. '어웨이'는 대본 없이 개요만 갖고 만든 작품이다. 하지만 '플로우'는 투자 유치를 위해 정식 대본이 필요했다. 그는 프로듀서이자 공동 작가인 마티스 카자(Matīss Kaža)와 함께 오랜 시간동안 대본을 완성했다. 하지만 이것은 철저히 투자 유치용 대본이라, 질발로디스는 영화를 만들면서 대본을 다시 읽지 않았다.
6. 대본에 구체적인 대사는 없었다. '고양이는 불만스럽다. '개는 귀찮게 느끼고 있다' 같은 감정들을 명확하게 표시해놓은 내용이었다.
7. 고양이 소리는 음향 디자이너의 반려묘 'Miut'의 목소리이다. 카피바라 소리는 실제 카피바라의 소리가 너무 작고 높은 음역대여서, 아기 낙타 소리를 사용했다. 고래 소리는 호랑이 소리를 낮춰서 제작했다.
8. '고양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것이 이야기의 출발이 되었다 고양이 → 물이 무섭다 → 극복해야 한다. 그래서 거대한 홍수라는 재난을 설정했다. 하지만 명확한 '악당(안타고니스트)’을 넣는 건 감독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었다. 자연은 위협적인 존재지만 그 자체로 악은 아니다.
9. 이 영화는 인간이 사라진 세상에서 고양이와 동물들이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하지만 인간이 왜 사라졌는지, 왜 홍수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고양이는 인간이 어디로 갔는지, 왜 홍수가 일어났는지 모른다. 감독은 관객들도 고양이와 같은 입장에서 경험하길 원했다.
10. 물은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고양이의 감정을 반영하는 요소이다. 고양이가 불안할 때는 요동치다 마지막에는 잔잔해진다.

11. 이 작품에는 5분짜리 롱테이크 장면이 두 개 있는데, 애니메이터들이 몇 달 동안 단 하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
12.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2019년: 시나리오 작업 시작
2020~2021년: 라트비아와 프랑스에서 제작비 확보
2021년: 팀 구성, 콘셉트 아트 및 비주얼 개발 진행
2022~2023년: 애니메이션 및 사운드 디자인 작업
2024년: 완성 후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
13. 5년의 제작 기간은 다른 애니메이션보다 빠른 편이다.
14. '플로우'의 후속작으로 다른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프로젝트가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양이 영화만 만드는 감독이 되지 않을 것이며, 플로우와는 전혀 다른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들 예정이다. 다음 작품에는 대사가 나올 것이다.
15. ‘플로우’는 다국적 팀(라트비아, 프랑스, 벨기에)과 함께 작업한 프로젝트이지만, 질발로디스는 여전히 시나리오, 세트 디자인, 비주얼 개발, 음악 작곡까지 참여하며 전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

16. 플로우 이후 좋은 제안이 많았지만, 질발로디스는 계속 독립적으로 창작하길 원하고 있다.
17. 이 영화는 3D 소프트웨어인 블렌더를 사용해 제작되었다. 블렌더는 무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유튜브에도 수많은 튜토리얼이 있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방식(프레임별 드로잉)이 아니라 3D 환경을 먼저 제작한 후, 가상 카메라로 탐색하며 조명과 구도를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으며, 차기작에서도 블렌더를 사용할 예정이다.
18.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은 최초의 라트비아 영화이다.
19. 라트비아는 인구 190만명의 작은 국가로, 상업 영화 시장 혹은 영화 제작 시스템이 매우 열악한 불모지이다. '플로우'는 라트비아 영화 역사상 최대 흥행작이다.
20.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상은 픽사, 디즈니 스튜디오, 드림웍스, 지브리 등 대형 스튜디오의 각축장으로, '플로우' 같은 소규모의 해외 독립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기적에 가까운 예외 사례로 여겨진다. '플로우'의 제작비는 380만 달러로, 픽사, 디즈니 스튜디오 제작비의 50분의 1이다.

21.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 고양이 동상이 세워졌다.
22. 라트비아에서는 시상식 시즌 내내 '플로우'와 관련된 소식이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골든글로브 수상 이후, 라트비아 국립 미술관에서 트로피가 전시되었고, 사람들이 골든 글로브를 보러 한 시간씩 줄을 섰다.
23. 질발로디스는 화가 어머니와 조각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영화관에서 영사 기사로 일했던 아버지 덕분에 극장에서 모든 영화를 공짜로 보았다.
24. 라트비아에는 애니메이션 학교가 없었기 때문에 질발로디스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그리고 독학으로 애니메이션, 사운드 디자인, 작곡 및 프로그램 사용 방법을 익혔다.
25. 그가 고등학교 시절에 만든 '아쿠아(플로우의 원형)'를 비롯한 여러 작품들은 높은 평가를 받아,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이를 계기로 다양한 영화 제작자들과 교류하며 국제적인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라트비아에서 펀딩을 받아 20대 중반에 '어웨이'를 완성할 수 있었다.
26. 혼자였던 고양이가 다른 동물들과 협력하고 신뢰를 배우는 과정은,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내던 질발로디스가 '플로우'를 만들면서 팀을 조직하고. 직접 겪었던 일이다. 그런 면에서 고양이는 그의 분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