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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영화 her 배경이 2025년이라고?!😱 (스포 포함 매우 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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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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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작년 씨집 아트하우스 20주년 재개봉 때 보고 온 건데 이제서야 후기를 쓰는것임 😇


첫 눈이었는데 보고나온 직후는 솔까 넘 불호였음 

내 기준 테오도르가 너무 하남자 좀 더 과격하게 말하자면 인셀스러워서... 2013년 영화인걸 감안해야 되긴 하지만 나한테는 좀 별로인 지점들이 많았음

아내랑 이혼 중이라 외롭고 어쩌구 한건 알겠는데 그걸 해소하겠다고 하는 행위가 옵챗에서 만난 여자와 폰섹스하기 /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만삭 여배우 올누드 사진 몰래보기 이딴거라 🤦‍♀️ 초장부터 ㅅㅂ 뭐하는거야... 하는 상태로 보기 시작함 근데 뒤로 갈수록 더 가관이더만

친구 소개로 만나 데이트한 여성과 술 취해 키스한것까진 그렇다 쳐 근데 진지한 만남을 바라는 여성에게 겁먹고는 사실 그냥 하룻밤 지냈으면 했다는 망언을 하는데 아 존나 회피형이고 이기적이네 하고 정뚝떨 😑

사만다와의 연애도 참 그랬던게 인공지능과 연애 혹은 우정 등의 감정을 갖는것까진 오케이ㅇㅇ 그래 그건 인정하겠는데 사만다가 제안한 3인(사실은 그냥 인간 2 + 인공지능 1) 섹스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휩쓸려 처음 본 여성에게 상처를 주는데 아 이새끼 진짜 개노답이다 싶어서 짜게 식어버림 

이혼 서류에 싸인하러 온 아내와 말다툼이 벌어진것도 테오도르가 아내의 결핍과 관련된 콤플렉스를 상기시켰기 때문이었지 물론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파탄난게 어느쪽 책임이 더 큰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신은 항상 내가 밝고 긍정적인 아내이길 바랐다며 원망하는 대사를 하는걸 보면 결국 캐서린도 테오도르와의 관계에서 얻은 마음 속 상처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음 😒

암튼 주인공이 섬세하고 감성적인 인물인건 알겠다만 (그걸로 밥벌이도 하고ㅇㅇ) 전반적으로 너무 자기연민이 심하고 회피성향 쩔어서 보는 내내 답답하고 괴로웠어ㅠㅠ 누군가 자기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솔직하게 꺼내놓지 못하고, 인공지능과 사귄다면서 자기 옆에 실존하는 진짜 인간에게는 상처를 주는 아이러니... 

그래서 나중에 사만다가 테오도르 이외에도 nnn명과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때 사만다가 왜이래 자기야 다 알고도 만난거 아니었어?ㅎ 이랬으면 했는데...!! 아쉽지만 그건 아니었다 🙄 그래도 둘이 이별여행 떠났을때 나눈 대화는 좋았어 특히 AI가 인간이라는 책을 읽는 속도가 너무 빨라졌기 때문에 둘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생겨버렸다(영화 본 게 두 달 전이라 정확하지 않은데 암튼 그런 뉘앙스였음)는 대사를 남기며 떠나는게 인상적이었음


어쨌든 전체적으로 불호였다... 하면서 영화관을 나왔는데 이게 또 요상하게 자꾸 생각이 나는 지점이 있긴 하더라고? 특히 요새 챗gpt한테 어떤 캐릭터를 부여하면 그에 맞는 컨셉으로 대답한다는걸 보니까(예를 들면 쫄따구 캐릭터로 대답하라고 하면 예 형님!!! 이러는거ㅋㅋㅋ) 오 영화랑 진짜 비슷하네 하는 생각도 들더라ㅇㅇ 가족이나 친구한테는 못 하는 말을 챗지피티한테 대신 하면서 일종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쓴다는 사람도 있고, 화나고 슬픈 일이 있을때 위로해달라고 하면 당신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따뜻한 말을 건네는데 이게 의외로 진짜 기분이 나아지더라 하는 사람도 있고... 와 곧 영화 같은 일이 실제가 되겠구나 싶어서 엄청 신기했어


그래서 또 생각해봤지 영화 속 2025년을 사는 사람들과 지금의 우리는 과연 얼만큼 다른가? 사랑하는 이에게 손편지 하나 직접 쓰지 못하고 대필업체를 이용할만큼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게 어려워진 사람들. 내 옆을 지나가는 타인에겐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손 안의 작은 액정에 시선을 뺏긴채 허공에 대고 웃고 떠들어대는 사람들. 인간관계에서 오는 외로움, 이별과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온전히 마주할 용기가 없어 사람과의 소통을 포기하고 인공지능과의 유대를 선택한 사람들. 인터넷이 끊어지는 순간, 사만다와의 연결고리를 잃고 세상이 무너지는듯한 표정으로 겁에 질린 테오도르의 모습에 우리가 가슴이 철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에 스스로 단절과 고립을 택했지만 결국 누구보다 타인과 연결되어 있고 싶은 인간의 본성은 우스울만큼 모순적이지 않나. 여러모로 영화와 비슷한 점이 많은 현대인들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만드는데에서 이 영화가 그래도 괜찮은 점이 있구나 싶어짐ㅇㅇ 아 그리고 영화 내용이 빻은 부분이 있어서 그렇지 만듦새는 좋았음 상하이 도시배경도 아름답고 배우들 연기도 좋고. 특히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설득력 아닌가요 👍



내맘대로 한줄평 : 

사람과 인공지능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지만 정작 보고 나면 인간을 사랑하고 싶어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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