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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원더랜드) 원더랜드 보고 온 감상(스압 ㄱㅅ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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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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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영상미 음악 배우들 전부 잘 어우러지는 영화였어

영상이 정말 예뻐서 큰 스크린으로 보는 맛이 있더라 브금도 영화 시작하자마자 귀에 훅 꽂히는데 충분히 영화관에서 보는 의미 있었어

물론 스토리가 재미 없었으면 의미가 바랬겠지만

줄거리 읽고 소프트sf(라는 구분이 맞는진 모르겠지만)소설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구체적인 설정이나 세계관보다 인물과 감정에 집중해서 봤어


바이리의 죽음을 딸에게 숨기고 원더랜드에서 살게 됐지만 자꾸만 덮치는 위화감에 결국 바이리 스스로 진실을 알아내가는 장면들과 딸에게 밝히는 장면, 정인이 돌아온 태주와 자신이 알던-원더랜드에서 재조립된-태주 사이의 괴리를 느끼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 참다못해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들, 태주가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해내기도 전에 정인이 원더랜드에 또다른 자신을 만들어 의지했음을 알고 떠나는 뒷모습... 다 이해되면서도 그 이해됨이 너무 슬퍼서 볼수록 눈물나더라

특히 바이리의 어머니가 네가 왜 내딸이냐며 소리치는 그 마음이 어땠을지

딸이 그래도 밤에 동화책 세번 읽어줄 수 있냐고 되물을 때는 너무 눈물나서 참느라 힘들었어

남겨진 이들 중 제일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인 인물은 바이리의 딸이지 않을까 싶어

물론 엄마를 보기 위해 공항에서 도망다녔지만 그건 엄마가 죽었다는 걸 몰랐으니까 찾아가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니까...

해리가 바이리의 데이터를 지우고 다시 만들면 같지 않다고 말렸을 때, 그렇다면 바로 원더랜드에 복원된 사람들은 전부 원본과는 똑같지는 못할거야

그러니까 할머니가 그렇게 뒷바라지를 해줘도 멋모르고 요구만 하던 손자같은 사례도 나오고 말야

그 차이로부터 나오는 괴리감을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이렇게나 다른 거지

태주는 죽진 않았지만 기억에 손상을 입었으므로 이미 이전과는 달라졌는데 그걸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가 되찾고 싶었던 태주를 다시 꺼내보는 정인이 참 바보같다 생각하면서도 거기에 너무 공감이 되는거야 

해리가 부모님과 매일같이 통화하면서 살아도 허한 느낌은 어쩔 수 없고

자기의 장례식을 지켜보는 현수 아버지의 형제를 보며 지인들이 깜짝깜짝 놀라다 들어가는 것이나

현수 어머니가 반려견을 여전히 귀여워하면서 밝게 지내는 것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방식은 사람들 수만큼이나 다양해

다만 바이리의 시점으로부터 상상해볼 수 있는, 가상세계에 존재하는 데이터 인격들의 경우라면 어떨까

자신이 죽었음을 알려주는 바이리는 딸에 대한 사랑과 딸을 구하려는 의지로 충격을 극복한 것 같고 상준의 도움을 받아 결국 거기에 머무르기로 했지만 모든 경우가 바이리처럼 될 수 없잖아

정인은 원더랜드의 태주를 집으로 돌려보내주는 선택을 했고 원더랜드의 태주도 의연히 그걸 받아들였는데 그도 실재하는 태주를 보았기에 정인을 위해 받아들인게 아닐까 싶어

그러나 할머니가 죽었다는 걸 들은 그 청년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 후 서비스는 종료되어 영영 알 길이 없겠지

그렇게 서비스가 끝난 뒤의 데이터 인격들은 어떻게 될까-현수의 아버지 형제는 어떤 상황이든 잘 지낼 것 같지만 말이지-그들은 죽었다는 인식이 (강제로)지워진 상태지만 알게 되면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해보기도 전에 이야기는 끝나. 시스템 관리자인 듯한 성준이 바이리를 도와준 것이 그런 지점에서 비롯된 이유인 건지도 궁금한데 그건 내가 놓친 부분일 수도 있고. 어쨌든 그런 부분은 아쉬워서 소설이 있다면 읽고 싶어지더라


그래도 각 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연출과 전개가 좋았어

특히 생각나는 장면으론 정인이 엘레베이터 탈 때마다 끝없이 거울을 사이에 두고 두명으로 끝없이 나뉘어지는 연출인데 가상세계의 태주와 현실의 태주 사이에서 방황하는 걸 잘 보여주는 듯했어서


첫눈이었어서 잘 못 이해한 지점도 있을 거고 놓친 부분도 많고 두서없이 써내려가긴 했지만 첫눈 보고 느낀 감상 적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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