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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내가죽던날) 김혜수 스포츠조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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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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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theqoo.net/ywZpG

"8년 전 알게된 가족사,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다시 나를 잡아준 건 연기였죠."

미스터리 휴먼 영화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 오스카 10 스튜디오·스토리풍 제작)에서 사라진 소녀 세진(노정의)의 흔적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를 연기한 배우 김혜수(50). 그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내가 죽던 날'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처와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위로를 건네는 '내가 죽던 날'. 삶의 이유를 찾아가는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사건 이면의 사람을 들여다본 '내가 죽던 날'은 삶의 벼랑 끝에 선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연대를 세밀하고 깊이 있게 담아내며 기존 장르 영화의 문법을 탈피한 섬세한 감성 드라마로 강렬한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내가 죽던 날'은 충무로 대표 여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혜수와 칸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로잡은 이정은, '괴물 아역'으로 떠오른 노정의의 쫀쫀한 앙상블이 돋보인 작품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김혜수는 삶의 벼랑 끝에서 자신과 닮은 소녀 세진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점차 몰입되는 캐릭터 현수로 변신, 감춰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차 자신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는 진폭이 큰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소화했다. 2016년 방영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에 이어 '내가 죽던 날'에서 다시 한번 형사 캐릭터를 맡은 김혜수는 사건 이면에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의 집요함은 물론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버린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고 디테일한 열연으로 채우며 '충무로 톱 클래스' 품격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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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18, 최국희 감독) 촬영을 마치고 나서 제안 받은 작품이 '내가 죽던 날'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촬영 중에는 제안이 들어온 작품의 시나리오를 잘 안 본다. 촬영 끝나고 쌓아둔 시나리오를 읽는데 그 중 가장 위에 있던 작품이었다. 첫 제목이 '내가 죽던 날'인데 그 제목으로 내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기분이 이상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난 뒤 나와 현수의 상황은 다르지만 내 이야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연기가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이 작품은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던 날'의 박지완 감독은 신인 감독인데 보통은 신인 감독과 작품을 한 편 하고 나면 활력이 되는 것도 있지만 솔직히 작업할 때 어려움도 있다. 변수도 많고 여러 고충이 있다. 내 경우에는 보통 신인 감독의 작품이 글이 좋다면 그 감독의 전작 단편을 모두 보고 작품에 임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도 못할 정도로 글이 좋았다. 뒤늦게 감독의 전작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이번엔 무언가 이끌리듯 작품을 하게 됐다. 어제(4일) 처음 완성된 영화를 봤는데 집에 와서도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기분이 많이 생각났고 순간순간 많은 생각이 났다"고 설명했다.

사실 '내가 죽던 날'은 개봉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후문. 여성 서사 중심의 영화, 상업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투자가 이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다. 이와 관련해 김혜수는 "투자가 힘들었지만 나는 그 부분을 넘어 작품에 내 마음이 가느냐 안 가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이 작품은 마음이 정말 많이 간 작품이다. 우리들의 마음이 잘 담겨 있어서 좋았다. 정말 좋은 시나리오였다. 다만 투자가 되기 쉽지 않았다. 등장 인물이 대부분 여성이었고 과정이 어둡고 아프지 않나? 영화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다. 마블 영화에 열광하는 관객들이 요즘 많아졌는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판 탄하기 쉽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작품이었다. 우리가 많은 관객과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면서 수익 구조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영화 한 편 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은 잘하는 걸 넘어 제대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막연한 믿음이 있었다"고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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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상처와 고통을 '내가 죽던 날'에 투영했다는 김혜수는 "오랫동안 악몽을 꿨다. 한때 심리적으로 죽은 상태 같았다. 꿈에서 내가 죽었고 그 상태가 오래된 것 같더라. 죽은 나를 보면서 무섭거나 그런 기분보다 '누가 좀 나를 치워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매번 하면서 자다 깨다 했다. 나처럼 악몽을 꾸는 사람도 있고 너무 입맛을 잃어서 자신이 배가 고픈지도 모르고 말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이 힘들 때 각자 양상이 다르지 않나? 나도 하나의 군상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자신의 경험담이 담긴 '내가 죽던 날'에 "현수가 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 현수의 심리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내 상황이 맞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실제 내 감정을 담은 대사를 한 번 써봤고 그게 영화에 반영이 됐다"며 "그 신 찍을 때 민정 역할을 한 김선영이 정말 좋았다. 물론 배우로 만나 캐릭터로 연기를 하는데 연기와 진실 사이의 경계가 있는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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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불거진 모친의 채무 논란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앞서 김혜수는 모친이 2011년부터 사업을 이유로 지인들로부터 13억 5000만원 가량의 돈을 꿨지만 이를 갚지 않아 논란이 됐다. 김혜수는 부모의 어려움을 자식이 돕는 게 당연하다는 마음으로 시작됐던 모친의 일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상식 수준을 넘어서면서 많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후문.

2012년 경 전 재산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모친의 빚을 부담하면서 모친과 커다란 불화를 겪었다. 모친에게 금전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굳은 약속을 받은 뒤 그 과정에서 관계까지 끊게 됐지만 과거에 발생했던 모친의 금전 문제를 오랜 시간 해결하며 자식의 도리를 다하려고 노력했다.

김혜수는 "아시다시피 개인사가 있었던 것은 지난해였지만 그 일(모친의 빚투)을 처음 안 것은 2012년이었다. 그 당시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일을 할 정신은 아니었다. 너무 놀랐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정말 몰랐다. 우리 친언니도 내게 '진짜 몰랐느냐?'라고 하는데 정말 (모친의 빚투에 대해) 몰랐다. 그런 혼란스러운 부분이 영화에 담겨 있다"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 시기에 첫째는 일을 할 상태도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 '한공주'(14, 이수진 감독)에서도 한공주(천우희)의 대사가 있지 않나. '나는 정말 잘못한 게 없는데'라는. 우리 영화 속 세진이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을 때 그 마음이 공존했던 것 같다. 그때는 나는 일을 할 수 없고 정리할 것은 정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시기 현수의 곁에 있는 민정(김선영)이 같은 친구가 내게 해준 말이 '3년간 죽었다고 생각하고 날 믿고 같이 해달라'며 위로해줬다. 사실 소름 끼치게 싫었던 일이었는데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지금까지 내 일을 더럽히지 않고 마감하리라' 생각을 고쳤다. 그 이후 만난 작품이 KBS2 드라마 '직장의 신'이었다. 일을 하는 동안은 잊을 수 있더라. 일을 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연예인이 돼 가정을 파탄 낸 것 같았는데 결과적으로는 나도 현수처럼 친구가 있었고 무언의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 일이 돌파구가 됐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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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김혜수는 데뷔 34년 차임에도 여전히 연기 고민이 많다며 "그동안 '극 중 인물보다 김혜수가 먼저 보인다'라는 평이 더러 있었다. 그런 지점이 숙제였다.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배제하려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죽던 날'에서는 그런 부분에서 자유로웠다. 나의 어두운 면, 상처, 고통을 감추고 시작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다. 너무 자연스럽게 심도 있게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어릴 때 그런 부담감이 컸다. 또래 나이에 비해 많이 미숙했다.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점에 늘 콤플렉스였다. 워낙 어릴 때 데뷔를 하다 보니 무언가 나이에 맞게 제대로 갖춰져야 할 것들이 많이 비어 있었다. 어른들을 향한 동경의 시선이 있었어 어른을 흉내 내기 바빴다. 그런 부분을 보는 이들은 불편함이 있었고 전문가들이 지적을 많이 했다. 지나고 보면 배우로서 활용할 수 있는 소스가 너무 단조로웠고 배우를 하기엔 갖춰져 있지 않았더라"고 답했다.

또한 "배우로서 나를 드러낸다는 것이 정말 숙제였고 해내고 싶었다. 영화 속 인물이 되는건 정말 어려운 일인걸 안다. 사람들에게 김혜수는 목소리만 들어도 아는데. 그래도 결국은 김혜수이지 않나?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기도 어렵고.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져있기도 하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도 있지만 내가 캐릭터를 매개로 카메라 앞에서 어느 정도까지 얼마나 솔직할지가 관건이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죽던 날'은 내가 정직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내가 이 캐릭터를 통해 카메라 앞에서 얼마나 정직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테크니컬하게 하는 것보다 나는 그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대표작을 잘 모르겠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타짜'(06, 최동훈 감독)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건 본 분들이 말하는 것이다. 최동훈 감독 작품에서의 김혜수다.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박지완 작품 안에서의 김혜수는 아닌 것 같다. 대표작은 보는 분이 정해주면 그 정도인 것 같다. 오래 연기해서 대표작이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표작이 없어봐서 대표작이 있으면 기분이 어떨까 그정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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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혜수는 "배우는 피폐해지는 직업이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든다. 물론 나는 나를 좋아한다. 자기애가 심한 게 아니라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연기를 할 때 나는 싫다. 한계를 직면하고 그 순간을 마주하는 게 괴롭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때 '여기까지 하고 은퇴하자' 마음 먹을 때도 있었다. 가진 것에 비해 잘 해온 것 같다. '이러다 죽겠다' 싶기도 하다"며 "그럼에도 연기를 계속 하는 것은 원동력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늘 반성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 겨울에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는데 그때 '밀양'을 TV에서 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다 같이 본 '밀양'(07, 이창동 감독)은 정말 위대했다. 물론 10년 전에도 '밀양'을 봤지만 10년 뒤에 본 '밀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거기에 나온 배우들이 정말 위대해 보였다. 그전에는 괴로웠다. 늘 '나는 왜 항상 2%가 부족할까?' 싶었다. 그런 고민이 많았을 때 '밀양'을 보고 심플하게 마음이 싹 정리가 됐다. '수고했다. 그냥 나한테 의미를 부여하자'라며 마음을 정리했다. 저렇게 훌륭한 배우가 있다는 게 정말 눈물날 정도로 좋았다. '나는 여기까지' 이런 마음을 가졌다. 조용히 작품을 거절하면 은퇴니까 그렇게 정리하려고 했다. 그랬는데 몇 개월 뒤 소속사 대표가 '국가부도의 날'(18, 최국희 감독)을 가지고 왔다. 피가 거꾸로 솟더라. 너무 치사하게 몇 개월 사이에 이 작품까지만 하고 그만둬야겠다 싶었다. 그러다 또 '내가 죽던 날'이라는 작품을 만났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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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김선영, 이상엽,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박지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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