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아는 지인 소개로 큰 실용음악 학원에서 일 했던 적 있는데
거기 다니면서 진짜 노래 잘 부르는 건 타고나야 한다고 느꼈음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세 분류로 나뉠 수 있음
1. 완전 음치나 박치인 사람
- 이 사람들은 자신이 음치와 박치라는 게 콤플렉스라서 어느 수준까지는 올리고 싶은 사람들
2. 어느 정도 불러서 실용음악과 진학을 목적으로 하거나 취미로 배우는 사람
- 음치나 박치가 아니기 때문에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인 사람들이 많음. 하지만 뭔가 '평범'한 사람들
3. 이미 신이 내린 목소리인데 기교가 없거나 심적으로 불안해서 학원이라도 다니는 사람
- 진짜 타고난 성량 음색을 타고남. 초중고에 한 명 쯤은 있는 '노래존잘'인 사람들
우리나라 노래 잘 부르는 사람 진짜 많은 편인데 실용음악 학원에서 일하면서 그만큼 음치박치도 꽤 있다는 걸 알게 됐음
근데 이건 자신의 노력 만으로는 어쩔 수가 없어서,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노력하는 데도 노래가 잘 안 늘어서 속상해 하심
내가 실용음악 학원에서 1년 넘게 일했는데 가장 신기했던 게 3번째 분류의 사람들이었음
이 사람들은 딱히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기교도 뭣도 없는데, 처음 듣는 순간 온몸의 소름과 전율이 옴...
이건 진짜 직접 들어서 느껴봐야 하는데... 자기가 본능적으로 두성과 진성 복식호흡을 하는 게 몸에 밴 사람들임
이런 사람들의 노래를 직접 듣기 전에는 나도 노래 좀 한다고 생각했고 어디 가서 못 부른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는데
그 사람들의 노래를 듣는 순간 나의 노래는 돼지 멱따는 소리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됨.... 진짜 그 정도의 충격이었음
여하튼 학원에서 일하면서 이것저것 신선한 경험 많이 하기도 했지만 제일 흥미로웠던 경험은 방송국 견학이었던 것 같음
좀 큰 실용학원이다 보니 원장도 3대 공중파의 방송국의 꽤 좋은 직책을 갖고 있었음 (근데 좀 눈새라 정치질을 못함)
아는 지인이고 직원이다 보니까 원장님 따라 방송국 견학도 몇 번 다닐 수 있었음 근데 분위기 무서워서 눈치 많이 봐야 함
대부분 리허설 현장이었고 어느 프로그램이었는지는 잘 모름 그때 아이돌에 관심이 없어서...
지금 기억나는 돌들 중에 그나마 인상적이었던 돌들을 말해보자면
엑소의 디오 -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고음을 불렀고 성량과 발성이 탄탄했음
비원에이포(?)의 산들 - 쩌렁쩌렁하고 발성 탄탄함 기교도 뛰어났음
마마무 - 전체적으로 다들 잘 불렀고 하모니가 좋았음
세븐틴의 도겸 - 쩌렁쩌렁함 현장에서 가장 또렷하게 들리고 성량이 아주 컸음
빅뱅의 대성 - 현장이 매우 시끄러웠는데도 불구하고 전부 뚫고 나오는 고음
원덕이 직접 보고 들은 아이돌들 기준이라 위의 돌들만 적어봤음
아이돌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춤 춰야 하는 거라 현장에서 보컬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정말정말 타고난 거라고 봐야 함
확실히 가수들은 화면에서 보는 거랑 현장에서 직접 듣는 거랑은 많이 차이가 났음
직접 보면 뭐랄까 좀 더 압도 된다고 해야하나? 성량이 우렁차서 뱃속이 부르르 떨리는 듯한 느낌이 남
글이 많이 길어졌는데 진짜 메인 보컬은 타고나야 한다는 거라고 느꼈음
춤추고 동선 이동하고 표정 신경쓰면서 노래 부르는 데 보컬이 안정적일 수 있는 건 그냥 타고나야 되는 거임...
그리고 이건 그냥 TMI인데 음악하거나 연기하는 사람들하고 술자리나 회식하면 진짜 시끄러움ㅋㅋㅋ
발성도 발성인데 성량이..... 몇 번 회식자리 끌려서 갔는데 귀 아파 죽는 줄.... 사장님 부를 때도 그냥 안 부름ㅋ
복식호흡 장전해서 가게 떠나갈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사장님~~~~!" 불러서 가게 사람들 다 쳐다보고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존나 신기한 경험이었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