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가 원정 응원을 위해 서울에서 온 휠체어 장애인의 입장을 거부, 돌려보낸 일이 벌어졌다. “휠체어석은 홈구역에만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장애인은 사전에 광주FC 구단 측과 소통을 통해 원정석 입장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입장이 불허돼 경기를 관람하지 못한 채 빗속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하루 종일 비가 쏟아지는 날씨 속에서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입장 방법을 알아봤지만, 끝내 관람하지 못한 채 되돌아가야 했다. 이는 단순한 안내 실수가 아닌 프로구단이 갖춰야 할 장애 감수성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이다.
1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에서 광주까지 기차를 타고 원정 응원에 나섰던 휠체어 이용 장애인 A 씨가 지난 13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FC서울 경기에서 입장을 하지 못한 채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사전 예매까지 마쳤지만 현장에서 구단 측은 “휠체어석은 홈구역에만 있다”며 원정복을 입은 A 씨의 입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8일 티켓 예매 사이트를 통해 광주월드컵경기장 휠체어석을 예매할 당시 휠체어석 구역에 대한 안내는 없지만 총 100석의 휠체어석이 있었다”며 “홈팀과 원정팀이 구분되기 때문에 안내는 추후에 받으려고 선결제했고, 이후 구단에 문의한 결과 ‘휠체어석은 전 구역에 마련돼 있고 엘리베이터가 본부석에 있기 때문에 경기 당일 그쪽으로 오면 직원이 안내해 줄 것이다’는 답변을 들어서 서울에서 광주까지 경기를 응원하러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가 열린 13일 당일 매표소에서 티켓을 발권한 후 안내받은 대로 본부석(VIP석) 방향으로 이동하던 A 씨는 보안 직원으로부터 “원정석은 북측에 있다”는 말을 듣고 이동했다. 하지만 북측 입구는 엘리베이터 위치가 불분명했고, 도움을 요청할 직원도 없었다. 결국 다시 본부석 근처로 되돌아와 문의한 결과, 휠체어석은 홈구역(W석)에만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달받았다. 원정 용품을 착용하고 있던 A 씨에게 직원은 “홈구역이라 원정 용품은 가지고 갈 수 없다. 환복해야 입장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환복할 옷이 없던 A 씨는 비를 맞으며 경기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에 A 씨는 “입장 가능하다는 안내를 며칠 전부터 확인을 했기에 유니폼만 입고 왔다”며 “입장이 불가능하다면 비도 너무 맞아서 힘들고 해서 서울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더니 직원은 ‘조심히 돌아가라’고 응대해 내가 잘못 들은건가 싶었다. 다시는 광주에 경기를 보러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A 씨는 2023년부터 FC서울 경기가 열리는 곳이면 전국의 모든 경기를 다 보러 다닐 정도로 열렬한 축구팬이다. 그만큼 타 구단 경기장도 수없이 드나들며 경기를 관람했다. 수원FC의 경우 2023년에는 홈구역 휠체어석에 진입 시 리프트 작동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구단은 개선 공사를 진행하고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설치했다. 김천 상무 프로축구단은 광주FC와 마찬가지로 원정석 휠체어석이 없었지만 유연하게 대처하며 현장 응대를 거듭 개선해왔다. 올해에는 통로 구역을 활용해 휠체어석을 조성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 내내 전담 직원이 함께 다녔고, KTX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 탑승할 때까지 함께 동행하겠다는 응대도 했다. 대구FC의 경우에는 대구 서포터즈가 원정석에 휠체어석을 만들어달라고 구단에 요구해 직접 휠체어석을 마련하고 팬에게 관람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비교하면 광주FC의 대응은 단순히 휠체어석 유무의 문제를 넘어서, 상황 안내의 일관성 부족과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배려 결여가 두드러진다. 구단은 “전 구역에 휠체어석이 있다”고 안내했지만, 현장에서는 “홈구역에만 있다”며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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