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에게 올 한 해는 최고의 시즌이기도 했지만 아직도 그는 가슴에 큰 상처와 아픔을 안고 있다. 김경민은 1년 전인 2023년 9월 믿을 수 없는 일을 겪었다.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던 아들이 안타까운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이다. 김경민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가 둘째를 잃었다. 황망한 일을 겪은 김경민은 이후 한 동안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경기에서도 제외된 바 있다. 김경민은 마음 한 켠에 아들을 묻고 다시 광주 골문을 지키고 있다. 올 시즌 김경민은 큰 상처와 아픔을 안고도 전혀 내색하지 않으며 맹활약했고 국가대표 팀에까지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김경민은 지난 6월 30일 홈 경기를 앞두고 <스포츠니어스>와 만나 한 가지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김경민은 “이틀 전에 아들이 태어났다”면서 “그런데 아들이 임신 30주 만에 나왔다.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제왕절개를 했다. 아내가 정말 위험한 상황까지 갔었다. 지금 아내는 중환자실에 있고 아들은 인큐베이터에 있다. 아마 아내가 몸에 큰 문제가 없으면 오늘 일반병동으로 옮긴다고 들었다. 내가 경기 준비 때문에 옆에 있어주지도 못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김경민은 “아직 동료 선수들도 이 소식을 모른다”면서 “아내와 아들의 상태가 안정화되면 그때 기사로 써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경민은 아내와 아들 걱정을 뒤로 하고 광주 골문을 지켰다. 누가 보면 아무런 걱정 없이 축구에만 전념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광주는 제주를 2-1로 제압했다. 김경민은 경기 후 곧바로 아내와 새로 태어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달려갔다. 이후에도 김경민은 새로 태어난 아들과 몸이 많이 좋지 않았던 아내에 대한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이 상황을 아는 건 코칭스태프와 일부 선수들 뿐이었다. 이후 김경민과 몇 차례 가족의 안부를 물으며 대화했고 김경민은 전북전을 앞두고 “이제는 이 이야기를 공개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 뒤 가족에게 새로 찾아온 축복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민은 “지금 아들이 태어난지 4개월이 됐다”면서 “원래 출산 예정일이 9월 2일이었는데 6월 28일에 태어났다. 배우자가 정말 몸이 많이 안 좋았고 아이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아이가 인큐베이터에만 한 달 넘게 있었다. 태어날 때 몸무게가 1.5kg이었다. 배우자도 중환자실에 오래 있었고 검사도 정말 많이 했다. 병원에서는 당시 최악의 상황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최악 직전까지 간 거다. 그런데 조금씩 안정이 돼 지금은 막내가 많이 컸다. 배우자도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첫째 딸이 8살인데 막내를 정말 잘 챙긴다.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족은 수도권에 있고 나 혼자 광주에서 지내고 있다”면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이 상황을 알고 계셔서 중간에 훈련도 빠지고 여러 번 서울에 올라갔다 오기도 했다. 매일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가족이 건강 문제로 힘든 상황에서도 경기에 집중해야 했다. 운동할 때는 운동만 생각해야 하는 게 내 직업이다. 멀리 떨어져 있고 건강도 많이 걱정됐지만 그래도 가족이라서 서로 버티지 않았나 싶다. 나보다 배우자가 더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다시 축복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간 이 소식을 알리고 싶었고 그게 지금 이 시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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