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산에게 1군으로 간다는 얘기가 전해진 건 경기일 이틀 전.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퓨처스리그(2군)에서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고, 안정감이 있는 투수란 보고를 받았다"며 "투구 수엔 제한을 두지 않을 생각이다. 5이닝만 버텨주면 바랄 게 없다"고 했다.
김백산은 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첫 공을 던졌을 때 '감'이 왔다. 그는 "첫 타자에게 첫 공을 던지자마자 '아, 오늘 잘 되겠다'는 느낌이 딱 왔다"며 "중간에 잠시 균형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마음을 비우고 던지니 다시 괜찮아졌다"고 했다.
팀이 6대1로 이겼다. 김백산은 승리투수가 됐다. 육성선수 출신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건 역대 두 번째. 경기 후 동료 투수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축하 의미를 담은 물 세례. 이승민, 이재희는 아이스박스 속 얼음물을 들이부었다. 김백산의 눈물이 얼음물과 섞였다.
눈물이 날 만했다. 그만큼 어렵게 잡은 기회에서 승리란 기쁨까지 맛봤기 때문. 김백산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강릉고 졸업 후에도, 부산과학기술대 졸업 후에도 그를 지명한 구단은 없었다. 그러다 육성 선수로 뛰겠냐는 삼성의 제안에 응했다.
김백산은 "너무 힘들었지만 자꾸 야구 생각만 났다. '1년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텼다"며 "2025년 함께 육성 선수로 들어온 (김)상준이 형이 '육성 선수도 할 수 있다는 걸 우리가 같이 보여주자, 힘내자'고 말했다. 그 말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고 했다.
마운드에선 누구보다 든든했다. 하지만 평소 모습은 수줍음 많은 신인. 김백산은 "TV에서만 보던 선배들과 함께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꿈같다.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고 너무 신기하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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