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그러나 이범호 감독의 계산기가 복잡해지는 이유는 팀의 미래가 걸린 '육성 딜레마' 때문이다. 아데를린이 정식 계약을 맺고 1루수 자리를 완전히 꿰차게 되면, 팀 내 거포 유망주인 박상준과 오선우의 성장판이 닫힐 수밖에 없다. 두 선수 모두 타격 잠재력은 확실하지만 외야 수비력이 신통치 않아 출전할 수 있는 포지션이 제한적이다.
이렇다 보니 상대 마운드는 리그 홈런 1위인 김도영만을 집중 견제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김도영의 뒤편에 '걸리면 대형 사고'를 치는 아데를린이 버티고 서자, 상대 투수들은 더 이상 김도영과의 정면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정교한 카스트로'보다 '한 방이 있는 아데를린'이 김도영의 가장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고 있는 셈이다. 베테랑 최형우까지 이탈한 상황에서 팀 내 장타 희소성은 아데를린의 정식 계약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적 요인이다.
현재 좌익수 박재현, 중견수 김호령이 고정된 상태에서 남은 외야는 우익수 한자리뿐인데, 여기에 나성범이 들어가면 박상준과 오선우는 지명타자나 1루수로 가야 한다. 하지만 지명타자 자리는 김선빈의 체력 안배용으로도 번갈아 활용해야 하기에, 아데를린이 라인업에 박혀있는 한 이들을 기용하고 키워낼 틈바구니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당장의 성적과 미래 유망주 육성 사이에서 벤치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팀 구성때문이다. '신형 엔진' 박재현의 대폭발로 외야는 이미 포화 상태다. 부상에서 돌아올 해럴드 카스트로가 전체적인 기량 면에서 정교할지는 몰라도, 현재 KIA에 절실한 전문 1루수 포지션과 '넘사벽' 수준의 장타력을 감안하면 아데를린이 지닌 궁합이 훨씬 매력적이다.
약점이 뚜렷해 신중해야 하지만, 찬스마다 영양가 만점의 타점을 올리며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아데를린. 6주짜리 알바생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호랑이 군단 사령탑의 머릿속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