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1]
otona MUSE에서는 사카구치 켄타로를 인터뷰했다. 그가 '어렵다'고 말하는 러브스토리의 독자적인 표현 방법, 대본 개발 때부터 참여했다는 본 작품의 제작 환경을 거쳐 탄생한 향후 목표 등, 배우로서의 현재를 이야기해 주었다.
――사카구치 씨는 예전에 “러브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연애를 그리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자신을 투영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다른 장르의 작품에 참여하면서 다시 한번 또 발견했어요. 예를 들어 '보통 사람을 연기하는 것이 사실 가장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보통을 정의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가운데, 애정은 가장 친근하고 가장 제대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닐 생각합니다. 애정을 쏟는 방법, 받는 방법, 응답하는 방법을 어떤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각자 안에서 어느 정도 답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배우들은 어느 정도 스토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대사를 말하고 다음 대사를 내뱉기까지의 사이나 표정이 가장 중요한 경우도 많아요. 즉,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질이 달라지는데, 감정의 미묘함이 드러나기 쉬운 러브스토리는 더 섬세한 표현이 요구되기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임리프를 그린 '너와 100번째 사랑', 상대에게 닿을 수 없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 등 '허들'을 소재로 한 러브스토리에도 많이 어요.
예전에 어떤 프로듀서에게 「사카구치군에게는 무언가를 짊어지게 하고 싶어진다」라고 들었습니다만, 저와 정반대라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행복한 녀석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웃음), 텐션적으로는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우면 됐다, 건강하면 OK!'라고 하는 타입이에요. 러브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이고, 제의를 받으면 기쁘지만, 근본적으로 그런 자신에게 힘든 역할을 맡기고 싶어 하시는 것은, 저 스스로는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솔직히 말해서 제 감각으로 '나랑 닮았다'고 생각하는 역할 자체가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기도 해요. 대본 속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있고, 예를 들어 직업이 이전에 연기했던 역할과 겹치더라도 다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죠.
제가 대본을 선택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냐면, 그 배역의 대사나 감각을 제가 먼저 사랑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아무리 비도덕적인 역할이라 할지라도 마지막까지 긍정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100% 이해는 어렵지만 긍정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는 상태에서 작업을 해왔습니다.
――러브스토리를 좋아한다는 것은 보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까요?
그렇죠. 다만, 제가 쉽게 선택하게 되는 것은 범죄 서스펜스에요. 최근엔 넷플릭스 시리즈 「殺人者のパラドックス」(살인자ㅇ난감) 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이승기 씨와 이희준 씨가 출연한 드라마 「マウス~ある殺人者の系譜~」(마우스), 송강호 씨 주연의 영화 『殺人の追憶』(살인의 추억)을 오랜만에 다시 보고 '역시 재밌다'라고 느끼기도 했어요. 지금이 그런 모드일지도 모르겠네요.
――「さよならのつづき」(이별, 그 뒤에도) 는 장기 로케이션이었을 것 같은데, 촬영 기간 기분 전환을 위해 그런 작품을 보시는 건가요?
오히려 쉬는 날에 봐요. 하루나 이틀 내내 촬영이 쉬는 날이면 보지만, 예를 들어 일찍 촬영이 끝나서 밤에 시간이 남으면 이상하게 끌려다니면 좋지 않아서 그땐 보지 않으려고 해요.
예전에는 소설이나 에세이 등 다양한 책을 읽었는데, 어느 순간 소설의 대사를 외워버린 적이 있었어요. 여러 작품을 동시에 병행하다 보니 대사를 외우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지만, 읽고 있는 것과 보고 있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입력하는 것은 대사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분리하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에 의사나 변호사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공부를 위해 의학 소설이나 법정 소설을 읽다 보면 이상하게 연결이 돼서 '어라? 이런 대사가 있었나? '라고 생각했더니 소설의 대사였던 일이 있어서 '같이 읽지 않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일이! 하지만 여러 작품을 연결하는 것을 포함해, 사카구치 씨는 쉬지 않고 일을 하고 계시죠? “지금까지는 “쉬는 것은 필요 없다”는 느낌이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저는 어쨌든 현장을 좋아해서 계속 현장에 있는 편이에요. 촬영지에서는 카메라맨이나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그게 기분 전환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이렇게 현장에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저한테는 '대기실로 돌아가서 쉬자'가 현장인 것 같아요.
현장 말고도 기분 환의 방법이 있다면, 이번에는 오타루에서 계속 촬영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네 분들이 정말 잘해 주셨어요. 거리를 걷다가 말을 걸면 어제 함께 마신 사람도 있고, 그런 것으로 기분 전환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パレード』(퍼레이드) 촬영 현장을 방문했을 때, 혹한 속에서도 사카구치 씨는 스태프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었죠.
그건 정말 너무 추웠어요(웃음). 이건 좀 후일담이지만, 촬영이 빨리 진행될수록 감독님들이 '한 번 더'를 외치시는 것 같아요. '5분만 더 있었으면 다른 패턴도 시도해 보고 싶었다'는 생각은 아마 많은 감독님들이 갖고 계실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은 편집할 때 감독님이 '저것도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후회하시는 거예요. 감독님이 찍고 싶은 그림을 위해서라면 현장에서 밀어붙이는 것은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감을 수 있으면 감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제가 현장에 계속 있다가 세팅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할 수 있다면, 감독의 '조금 더'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과 선택지가 넓어져요. 기본적으로 '즐거우니까' 움직이고 있지만, 그런 의도도 마음 한구석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주연배우가 촬영 자체를 즐기면 현장 분위기도 좋고, 다들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적당히 절제해서 감독님이 시키시는 대로 100%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현장과 작품을 모두 좋게 만들고 싶어요.
――「さよならのつづき」(이별, 그 뒤에도) 은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여유로운 스케줄이었군요.
그렇죠. 시간도 넉넉했고, 예를 들어 일본 지상파 연속극의 경우 3~4개월에 10회 정도를 찍어야 하기 때문에, 버티기 힘들 때가 많았어요. 저 역시 그런 현장을 오래 경험해 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역시나 당황스러웠어요. 이 뒤에 '혹시 이것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면 '이 단계에서 이렇게까지 시간을 써도 되는 걸까', '과연 시간을 의미 있게 쓰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함께한 만큼 현장에서는 '그토록 끈질기게 노력한 결과물을 이 한 순간에 120% 발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로 바뀌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호사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엔 사카구치 씨가 직접 '한 번 더 찍고 싶다'고 제안한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끈기 있게 촬영할 수 있는 현장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이번 작품의 크랭크인 전날까지 찍었던 지상파 드라마는 '잘 버텼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스케줄이었지만, 그만큼 더 집중할 수 있는 측면도 있어요. 둘 중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고민이 되지만, 제대로 준비해서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さよならのつづき」(이별, 그 뒤에도)가 넷플릭스라는 배급 작품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에요. 솔직히 5년 전 제가 드라마나 영화 현장에서 했던 것과 현재가 전혀 다르지 않아요. 다만,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으로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크게 달라졌고, 국가를 초월해서 볼 수 있게 되었죠. 분모가 늘어남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제가 출연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배우도 스태프도 작품에 관련된 다양한 것들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저에게는 없었던 일이고, '가치를 높이는 것'은 제가 가장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명작을 만들어도 봐주시지 않으면 가치가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저를 모르는 사람이 우연히 출연작을 보고 '사카구치 켄타로'라는 배우를 알게 되고, 다른 출연작을 보고 또 다른 배우를 알게 되는 그런 움직임이 생기면, 상대적으로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가치가 조금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겠지만, 가치관이 바뀌면 상황은 바뀔 수 있어요. 힘든 제작 스케줄에 대해 '이건 무리야' 하고 생각하지만, 왜 그런지 생각해 보면 모두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가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제가 좀 더 제 가치를 높여서 여유 있는 스케줄로 모두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수밖에 없네요. 지금은 그런 의식이 굉장히 강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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