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원래 좀 예민해서 남눈치 많이보는 성격인데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니 심한 피해망상에 약간의 우울증이 온거같아
근데 얘가 공부하는 애라서 요즘 주기적으로 만나는 친구가 별로 없거든
그래서 나한테 모든걸 털어놓고 내 앞에선 얘기하기 편하다며 무슨 일 있을때마다 나를 찾아오는데
요즘 애 상태가 갈수록 심각해져서 듣고 있는 내가 피로하고 상담해줘도 바뀌는건 없으니 갑갑해...
이런말 하면 다들 잠깐 거리둬라 이렇게 말하는데
나한테 제일 의지하는거 같은데 내가 거리 두면 더 안좋아질까봐 걱정돼서 못하겠어ㅋㅋㅋㅋ큐ㅠㅠㅠ
어떻게든 병원을 보내고 거리를 둬야 내 속이 편해질거같은데
도저히 병원을 갈 생각을 안하는게 문제임...
얘 증상이 우울감이면 본인도 그래 병원을 가자 라고 조금은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증상이 피해망상이라서 내가 아픈게 아니라 진짜라니까?! 진짠데 왜 아무도 안믿어줘!!ㅠ 이런거라서ㅠㅠㅠㅠㅠㅠ
나도 그렇고 같이 다니는 무리의 친구들도 저 친구 상담해주면서
너를 믿고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비약이 심하다 이런식으로 어르고달래면서 상담받게 설득했는데
얘가 결국은 우리가 전부 안믿어준다는걸 느끼니까 별로 친하지도 않은 딴사람들 찾아가서 얘기를 털어놓기 시작함
근데 그렇게 가까운 사람들은 아니니까 그 친구도 어느정도 축약해서 설명하고
그럼 그사람들은 그냥 대충 와 이상한 사람한테 잘못걸렸네~ 이런식으로 대답해주니까
그걸 들은 친구는 봐 내말이 맞고 진짜 이상한 사람한테 잘못걸린게 맞는데! 진짠데!!! 이런식으로 사고가 흘러가는거...ㅠㅠ
차분하게 만들어놓고 대화를 진행해보면 본인도 본인 생각이 허무맹랑하다는걸 알긴 앎
그래도 본인은 진짜라고 믿고 있으니까 점점 그 허무맹랑한 이야기의 스케일만 커지기 시작함
점점 심해져서 이제는 집에서도 맘 편하게 못있고 집 안에 있어도 자기 옆에서 말소리가 들린대
누군가 자기 얘기를 다 듣고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내가 앞에 있는데도 허공에 대고 그 사람들(?)한테 대답을함
밖에서 멀리 지나가는 사람들 크게 대화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웅얼웅얼 들리는데
그 소리를 듣고 봐봐 지금 또 나한테 말하잖아 이런식이고
그걸 본인 뜻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이곤 이 사람들이 지금 내 행동을 보고 말을하네? 어떻게 보고 있는거지? 하더니
집에 와이파이 끄고 핸드폰에 모니터, 온갖 전자기기 다 끄고 다니기 시작함ㅠㅠㅠ
맘 편해지라고 그냥 두긴 했는데 저 짓을 맨날 하게 둘 순 없고...
대화를 좀 진행하려고 하면 내가 아니라 허공의 누군가와 대화를 하려고 들고
쉿 조용히해봐 하더니 또 나한테 말걸었는데 못들었냐고 왜 못듣냐고 이런식으로 흘러가서 대화가 진행이 안돼
내가 진짜 이런경험이 첨이라 그런데 얘를 어떻게해야 병원에 보낼 수 있을까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