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야간근무 빼달라”…‘학부모’보다 무서운 ‘군부모’
군 간부들, “부대내 핸드폰 사용후 민원 늘어”
강원도 철원에서 복무 중인 이모 중위는 최근 자신의 부대원 부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우리 아들이 3일 연속으로 야간근무를 서 잠을 못자 피곤하다고 하니 야간근무를 빼달라”는 것이었다. 취재 결과 관리 병력의 부모로부터 이런 전화나 메시지를 받은 경우가 한 둘이 아니었다.
“우리 애는 아침에 달리기를 하고 나면 항상 어지럽다고 한다. 아침 달리기를 제외시켜 달라”, “생활관 동기인 oo과 사이가 안 좋다고 한다. 생활관을 분리시켜 달라” 등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황당한” 요구였다.
이중위는 “지속적으로 병력 숫자가 감소하고 있고 부대 내 인원이 적다 보니 근무를 며칠 연속으로 편성할 수 밖에 없다”며 “모든 인원에게 공정한 근무를 편성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이런 연락을 받으니 어처구니없고 요즘 초등학교 선생님이 이런 기분일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이중위는 “이런 요구가 들어오면 부대 내에서는 들어주라는 분위기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는 것”이라며 “해당 인원의 부모나 친구들이 민원을 넣으면 오히려 문제가 커진다. 간부들 사이에선 학부모보다 군부모가 무섭다는 말도 생겼다”고 토로했다.
또, 일선 병력을 관리하는 간부들 사이에서는 핸드폰 사용으로 병사들의 부대 내 일상이 가족·친구·지인 등에 공유되다 보니 민원 사항이 많아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작전의 일환인 근무나 체력 강화를 위한 훈련을 제외시켜 달라는 민원 등에 대해서는 “이런 민원이 하나둘 모이다 보면 우리 군의 전투력 약화가 심하게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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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무명의 더쿠 2023-05-31 02:2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