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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잠시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득이 개강을 연기한 대학들의 속앓이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코로나 19’ 여파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 당장 대학 재정에 있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록금 수입이 크게 줄 수 있다.
중국 학생들이 대거 입국해도 문제다. 학생들을 격리 수용할 시설도 부족하고 이에 따른 행정적・재정적 어려움도 많다.
■ ‘안 오면?’...중국인 학생 미등록 늘면 등록금 수입 감소 불 보듯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국내 160여개 이상의 대학이 개강을 1주 또는 2주 미뤘다. 개강이 3월 중순인 것을 감안하면 이에 맞춰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중국 학생들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일뿐. 중국발 항공편이 대거 축소 또는 취소된 상태이고 까다로운 국내 입국 절차와 2주간의 격리 조치 탓에 입국을 꺼리는 중국 학생들이 속출할 여지가 충분하다.
2019년 4월 기준 중국인 유학생 수는 7만 1,000여명.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44.4%다. 중국인 학생이 천명 이상인 서울 주요대학의 경우에는 전체 외국인 유학생 대비 중국학생 비율은 60%, 많게는 70%가 넘는 곳도 있다.
자칫 중국인 유학생이 대거 휴학할 경우 대학의 등록금 수입이 줄어들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지난 12일 교육부가 일부 대학이 학칙으로 금지하고 있는 신·편입생의 첫 학기 휴학도 ‘코로나 19’ 사유로는 가능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중국인 신입생 중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 가능성도 있다.
국내 학령인구 감소로 외국인 특히 중국인 유학생에 의존하는 지방 소재 대학도 상황은 같다.
지방 사립대 한 관계자는 "유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을 400만원으로 볼 때 100명이 등록을 하지 않으면 수입이 4억원 줄어든다”며 “10여 년 간의 등록금 동결로 가뜩이나 대학 재정이 어려운데 중국 학생 감소는 직격타”라고 전했다.
■ ‘와도?’...시설 부족・지역주민 우려 등 격리에 따른 어려움 산재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1월 21일부터 2월 3일까지 2주 동안 중국에서 외국인 유학생 9,582명이 입국했다. 전체 중국인 유학생이 7만여 명임을 감안하면 나머지 5~6만여 명 정도가 2월 중순부터 국내에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은 말 그대로 비상이다. 입국을 준비하거나 이미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행여 등록을 취소하거나 휴학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동시에 한국 학생 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하지 않도록 중국 학생들을 세심히 관리해야 한다.
각 대학에서는 교내 곳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일회용 마스크와 손 세정제 비치, 중국 학생 자가 격리용 거주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2주간 격리를 시행하는 데는 어려움도 많다. 중국 학생 모두를 격리 수용하기에는 기숙사 공간이 부족하다. 학교 밖 원룸 등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격리 관리가 쉽지 않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전북 한 지자체의 조사에 따르면 학생 600명을 2주간 기숙사에 격리할 경우 식비・방역비 등에 소요될 비용이 3억 5천만 원에 달한다.
이처럼 대학들이 중국 학생 격리에 어려움을 겪자, 교육부는 13일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영상회의를 열고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중국 학생을 지자체가 보유한 숙박 가능 시설에 머물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청했다. 또한 대학 내 방역에도 지자체의 도움을 당부했다.
한편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13일 성균관대 기숙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는 14일 등교중지 학생들, 즉 입국 후 14일 기간 학생들의 보호 관리에 필요한, 물품 관리비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경계심이 과도하게 표현될 수도 있지만, 우리 한국 학생들이 중국 학생들을 포용할 수 있도록 대학이 어느 때보다도 더 잘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정부와 대학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상당수 지방사립은 중국유학생 없으면 운영이 어려울 지경이니 난감하기 짝 없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