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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번 출구’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찾아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연기자가 돼야겠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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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해요.”
일본의 국민 아이돌, 그리고 국민 배우. ‘국민’이란 수식어는 떼어놓고 니노미야 카즈나리를 설명하긴 어렵다. 아이돌로서, 그리고 배우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낸 그다. 어느덧 데뷔 26년 차. 그 누구보다 완연한 배우의 모습으로 한국 관객들 앞에선 그는 때론 진지하게, 때론 재치 있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득 채웠다.
일본 대표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멤버이자 배우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영화 ‘8번 출구’와 함께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그는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신한카드홀에서 진행된 액터스하우스로 영화팬들과 만났다. 액터스하우스의 게스트로 일본 배우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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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가득 찬 객석이 국경을 뛰어넘은 니노미야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니노미야는 자신이 첫 일본인 게스트라는 사실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관객들은 그의 말, 손짓 하나에 환호하고 웃으며 호응했다. 마치 팬미팅과 같은 현장이었다.
그의 신작 ‘8번 출구’는 세계적 인기를 얻은 동명의 호러 게임의 실사판이다. 일본 지하철역을 배경으로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똑같은 통로를 걷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고 반복되면서 일상 공간이 악몽으로 변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니노미야는 무한루프에 빠져 헤매는 남자를 연기했다.
“혼자 많은 연기를 해야하기 때문에 도전이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원작이 이변이 있으면 돌아가고, 없으면 나아가는 내용이 전부인데요, 원작에서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영화화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이번 영화의 출연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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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8번 출구’ [미디어캐슬 제공] |
니노미야는 시나리오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번 영화에 참여했다. 영화 속 대부분의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시나리오와 현장의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같은 공간, 그리고 같은 사람. 영화가 자칫 연극처럼 보이지 않게 시선과 몸짓의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을 써야 했다. 선이 굵은 연기는 최대한 배제하고 표정이나 느낌으로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그가 내놓은 해법이었다.
니노미야는 “요리로 치면 양념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소금과 후추로만 양념을 하면서 세심한 작업으로 연기를 했다”면서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생각에서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제거하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아이돌로 시작해 일찍이 배우로서 자리 잡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니노미야는 이제 배우로서 첫발을 내디뎠던 어린 시절을 지나 어느덧 40대의 한가운데로 달려가고 있다. 지나버린 세월만큼이나, ‘연기’를 대하는 니노미야의 자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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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제가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작품 출연 제안을 받으면, 수많은 배우 사이에서 제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 지를 가장 먼저 생각했어요. ‘이들이 나를 왜 불렀을까’란 생각의 답을 찾으려 했죠. 내가 연기를 해줬으면 하는 건지, 나의 팬층을 끌어들이고 싶은 건지, 예능 홍보를 위한 건지 저의 ‘용도’를 냉정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그것이 (배우 생활을 하며) 가장 크게 변한 것이 아닐까요”.
그는 배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관객이 자신에게 질문을 하자, 답변과 함께 선배 연기자로서 질문자에 향한 따뜻한 조언까지 덧붙였다. 니노미야는 “맛있는 음식은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맛없는 음식은 누가 먹어도 맛이 없다”면서 “그렇기에 연기를 더 잘하고 싶다면 잘하는 사람의 것이 아닌 못 하는 이의 연기를 보고 배우면 연기를 잘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객석에서는 니노미야의 세심한 배려와 조언에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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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니노미야는 이 자리에서 한국에서 활동하며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8번 출구’를 통해 한국 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큰 행복”이라며 “저의 작품이 (부산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왔으니 니노미야가 한국에 와야 할 차례”라고 밝혔다. 한국 활동의 기회가 열릴 수 있게 객석을 향해 “‘니노’(니노미야의 별칭)를 만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여달라”며 농담 섞인 부탁을 건네기도 했다.
“제가 한국어로 연기하면서, 여러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일을 해보는 것이 저의 또 다른 꿈이 됐어요. 아라시로 활동할 때도 팬들이 더 많이 움직이며 다가와 줘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 이제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제가 더 움직이겠습니다. 여러분이 니노를 만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여주시면 언젠가는 한국의 안방극장에 (제가)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