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해 줬던 의사와 그 병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그런데 그 병원에서 이 사건 말고도 화장한 태아가 더 있다는 정황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때도 36주 태아 낙태 수술처럼 비용이 수백만 원으로, 정상적인 낙태 수술보다 비용이 훨씬 높았다는 걸 확인한 경찰은 이게 불법 수술은 아니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배성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36주 태아에 대한 낙태 수술이 이뤄진 건 지난 6월.
20일 동안 병원에 태아 시신이 보관돼 있다 경찰에 수사가 의뢰되자 다음날 인천의 한 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으로 경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이 병원에서 또 다른 태아들도 추가로 화장한 정황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당시에도 수술비가 수백만 원이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앞서 36주 태아 낙태 수술비는 900만 원이었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수술비가 20만 원 정도인 합법적인 낙태와 달리 비정상적인 낙태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병원 의료기록 등을 토대로 수술받은 산모가 누구인지 등 구체적인 수술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낙태아 시신만 전문으로 화장해 주는 사람들도 특정했는데, 같은 화장장에 여러 차례 낙태아들에 대한 화장을 의뢰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화장장 관계자 : 저희가 주로 기억하는 분인데, 그분이 자주 오셨던 것만 알고 있는 거고….]
36주 태아에 대한 사산 증명서가 허위로 작성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병원 관계자들로부터 "수술 당시 태아가 살아 있었고, 사산 증명서도 허위로 작성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 원장과 집도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만큼, 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해 재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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