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르포] 알리 '택배 폭탄'에 평택세관 마비... "마약도 뚫릴라"
55,515 439
2024.03.22 08:19
55,515 439

평택세관 "5초면 길게 본 것" 
1인당 처리량 다른 세관 3배 
"물량 허덕, 마약 여부 파악 안 돼"
"마약전담팀 꾸릴 여력 없어"

 

20일 찾은 경기 평택직할세관 특송통관장. 중국발 화물 컨테이너에서 나오는 물건의 바코드를 찍고 있다. 물건들은 바로 엑스레이 기계를 통과하게 된다. 평택=조소진 기자

 


“삑~ 방출, 삑~ 방출, 삑~ 방방출, 방출”

 

엑스레이(X-ray) 기계에 들어간 지 7초. 물품들이 일렬로 줄지어 나왔다. 세관직원이 쉴 새 없이 물건 바코드를 찍자 소리가 "방출", 아니 기계 7대가 경쟁하듯 쏟아내 "방방출방출" "방방방출"로 겹쳐 들렸다. 이상이 없어 보이니 선별검사 없이 바로 택배로 보내도 된다는 뜻이다. 하얀색 비닐봉지로 돌돌 말려 있던 물건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엑스레이(X-ray) 기계에서 문제없다는 판단을 받은 물품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바로 택배차량에 실린다. 평택=조소진 기자

 


20일 찾은 경기 평택직할세관 특송통관장에는 바코드를 찍는 ‘삑’ 소리와 ‘방출’을 알리는 기계음,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는 소리와 물건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로 가득했다. 그러다 방송이 나왔다. “방금 지나간 물건 잡아주세요. BL번호 000요.” 통관장 2층에 있는 엑스선 판독실에서 4번 라인을 실시간 점검하던 직원 목소리였다. 모니터상 ‘샤넬’ 로고가 보이는 골프백인데, 저가 신고 혹은 지식재산권 위반 등이 의심돼 선별검사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하얀 운송장에는 붉은색 선 표시와 ‘샤넬백’ 이름이 적혔다.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컨베이어 벨트가 돌았다. ‘삑 방출’과 ‘쿵쾅’ 소리가 1층을 가득 채웠다.

 

경기 평택직할세관 특송통관장 2층 판독실에서 직원이 보는 모니터의 모습. 화면은 2, 3초마다 바뀌었다. 평택=조소진 기자

 


바로 위층 판독실은 고요함 그 자체였다. 눈을 부릅뜬 세관 직원 7명이 엑스선 기계 한 대씩을 맡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이곳에는 버튼 누르는 소리만 이따금씩 크게 들렸다. 세관 직원의 눈동자는 화면 4대를 빠르게 오갔다. 목록과 수하인, 특송업체 이름 등이 적혀 있는 동시구현시스템 화면과 빠르게 지나가는 엑스레이 화면, 컨베이어 벨트 화면이 2, 3초마다 빠르게 바뀌었다.

 

모니터링에서 걸리게 되면, 선별검사 대상이 돼 컨베이어 벨트 뒤로 빠지게 된다. 세관 직원은 일일이 포장을 뜯어 개수와 금액 등이 ‘목록검사 기준(150달러 이하)’을 넘지 않는지, 지식재산권 위반(짝퉁)은 아닌지, 마약 위험 물품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살펴야 한다.

 

 

경기 평택직할세관 특송통관장 1층. 엑스레이(X-ray) 기계와 컨베이어 벨트 뒤로 물품이 쌓여 있다. 세관직원들이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선별검사' 물품이다. 평택=조소진 기자

 


문제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등 중국발(發)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폭증해 세관 업무가 마비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물량 폭주 탓에 세관 내부에선 “물건 쳐내느라 바빠 알리, 테무 택배에 마약이 숨겨져 들어와도 잡아내지 못할까 봐 겁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마약전담 조사팀을 꾸릴 여력도 없이 모두가 중국발 택배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평택세관 특송통관과 직원은 과장을 포함해 34명. 5개 조로 나눠 매일 비번을 서며 24시간 일하고 있지만, 중국어로 가득한 박스들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평택세관이 통관하는 물량은 모두 중국에서 들어온 물품으로 지난해 이곳에서 처리한 전자상거래 물품 통관 건수는 3,975만 건에 달했다. 매년 1,000만 건 이상씩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는 5,000만 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인 당 하루에 4,000건, 일반 세관의 3배에 달하는 물량을 봐야 하는 셈이다.

 

 

.

세관 관계자는 “물건이 정말 끊임없이 들어오는데, 하나당 5초 정도 보면 길게 본 것”이라며 “엑스선에서 잡고 이리저리 뜯어보고 싶지만, 그러면 물건이 도미노처럼 밀려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관세청 내부에서도 마약 저지선이 뚫리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상황이다. 인천공항세관의 경우 2021년 특송물량이 5,000만 건을 넘어서며 마약 적발 건수가 급증했는데, 평택도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791805

목록 스크랩 (0)
댓글 43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드라마이벤트] 임지연X추영우 희대의 조선 사기극!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 사전 시사회 초대 이벤트 61 11.16 35,95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645,26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450,78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653,522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039,72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63,24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1 20.09.29 4,242,84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4 20.05.17 4,825,28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295,79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41,770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5017 기사/뉴스 에스파, 데뷔 4주년에 대상 겹경사…시상식 휩쓴 SM 파워 1 09:42 281
2555016 이슈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25주년 굿즈 5 09:41 346
2555015 유머 혼자 몰래 퇴근하려다 딱 걸림 7 09:39 1,364
2555014 이슈 아티스트 멘탈 케어를 위해서 소송도 걸어주는 하이브 6개월간 건 소송17개 늘어남 8 09:39 1,001
2555013 이슈 중세 궁정 판타지의 모티브 국가 2 09:37 911
2555012 이슈 현재 집밖에 나온 출근/등교러들 상황 4 09:34 1,315
2555011 기사/뉴스 세븐틴 도겸, 언더웨어 입고 생애 첫 복근 공개 “치열하게 관리” 3 09:33 1,032
2555010 정보 ‘글로벌 대세’ 크리스토퍼-요아소비, MMA2024(멜론뮤직어워드) 출연 확정...해외 아티스트 4차 라인업 발표 09:32 381
2555009 정보 오늘의 삼성전자 주가 6 09:32 1,908
2555008 유머 권오중 최신 근황.jpg 45 09:29 4,498
2555007 기사/뉴스 "왜 이렇게 돈 많이 쓰냐?"…아내 목 찔러 살해하려 한 남편 '현행범 체포' 4 09:26 938
2555006 이슈 아일릿, 숏폼 지배한 '틱 택' 퍼포먼스 MV 공개 36 09:25 1,391
2555005 이슈 의사 관두고 포도 농사나 짓겠다는 류옥하다 사직전공의 근황.jpg 9 09:24 3,030
2555004 이슈 멜론에서 탑백 다시 피크찍은 베이비몬스터 'DRIP'😈 14 09:20 614
2555003 이슈 정년이 부용이 캐릭터 궁금한 사람들이 보기 좋은 영상 1 09:16 1,338
2555002 이슈 밥 더 달라고 밥그릇 물고 다니는 시골 강아지(귀여움 주의) 8 09:15 2,099
2555001 유머 따끈따끈한 오늘새벽자 new 일톡핫게 : 근데 우울증이 왜이렇게 오랜시간 인류에게 남아서 유전된걸까? 분명 생존에 유리한 뭔가가 있을거같아 26 09:15 4,317
2555000 기사/뉴스 [단독]'아일릿 표절 소송' 내년 1월 재판 확정..손해배상 금액만 20억원 184 09:13 10,977
2554999 기사/뉴스 이찬원, ‘2024 KGMA’ 베스트 송→최고 인기상까지 5관왕 석권 7 09:12 265
2554998 정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개봉 확정 영화 <하얼빈> 스틸컷 17 09:11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