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과거 얘기부터 할게요.
저는 16살부터 7년간 사귄 전남친이 있었어요.
엄마도 저랑 전남친이 사귀는걸 알았고 종종 만나기도 했어요.
전남친한테 엄마는 정말 살갑게 잘대해줬어요.
아마 그랬던건 전남친네 집이 잘 살아서 그랬던거 같아요.
저 23살 때 전남친네가 사정이 많이 어려워지게됐어요.
빚이 생기고 그런 정도는 아니었지만요.
그 때부터 엄마는 제가 전남친과 만나는걸 싫어하셨고
결국에는 혼자 전남친을 만나서 저와 헤어지라고 하셨어요.
전남친과는 헤어졌고, 미안해서 차마 붙잡지도 못했어요.
그 때 엄마랑 처음으로 미친듯이 싸웠어요.
엄마는 절 위해서였다고, 미래를 생각하라면서
저를 철없는 애 취급하셨고요.
그 후로 한 1년 동안 많이 방황했어요.
근데 이렇게 살면 결국 저만 손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정신차리고 학교 졸업하고 취직도 했어요.
엄마는 제가 다시 예전의 착한 딸이 됐구나 싶었을거예요.
이제 제가 29살이 되니까 엄마는 절 결혼시키려고 하셨어요.
근데 저 2년전부터 그러니까 27살부터
전남친을 다시 만나기 시작했었어요.
엄마한테는 당연히 비밀로 했구요.
그리고 제가 얼마 전에 임신을 했어요.
엄마한테 알리니 아주 난리가 났죠.
엄마는 애를 당장 지워라 하셨고
어떻게 알았는지 남친한테도 또 찾아가 폭언을 하셨나보더라구요.
저랑 당연히 결혼하겠다던 남친은 엄마의 폭언 이후
아이의 아빠로 책임은 다하겠지만 결혼은 싫다면서
저희 집안과는 엮이고 싶지 않다고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제가 저희집과 연을 끊는다고 해도 싫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결국 다시 남친과 헤어지게 됐죠.
엄마는 제가 남친과 헤어지면 아이도 지울거라 생각하신듯 했으나
저는 절대 아이를 지울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가 계속 아이를 지우지 않자 엄마는 저에게 폭행까지 하셨어요.
이렇게라도 애를 떨어뜨리시겠다고요.
하지만 저는 아이를 지켜냈고 수술이 안될 개월이 됐어요.
이렇게 되어버리니 엄마는 전남친에게 찾아가서
제발 결혼을 해달라고 사정을 하셨어요.
근데 엄마가 그동안 전남친 자존심이며 부모님들 모욕이며
워낙 하신게 많았어야지요.
전남친의 맘은 돌아서지 않았어요.
전남친 부모님 쪽도 자기 아들이 그런 모욕을 들었으니
절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 눈치지만
임신을 했으니까 결혼은 해야지 하십니다.
하지만 전남친이 이미 맘이 완전 돌아서버렸어요.
확실한건 저는 결혼을 하던 안하던 힘들어질거란거죠.
결혼 하면 시댁에서 얼마나 눈치를 주겠어요.
결혼 안하면 미혼모로 살아야하니 또 그게 힘들겠죠.
엄마한테 엄마가 내 인생 망친거라고 하니 아무말도 못하시네요.
+추가글
본문글에는 미처 다 적지 못했던 이야기를 좀 더 할게요.
23살때 헤어지고 1년동안 방황했다고 했잖아요.
그 때 사실은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았습니다.
1년 넘게 계속 치료를 거부하고 정말 폐인처럼 살았어요.
저는 그 일이 너무 충격적이었거든요.
엄마는 저한테 미안하다 하고
1년 지나고 남친한테도 사과를 했었어요.
남친도 그 때 엄마와 제 사과를 받아줬고요.
남친은 이미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었고
저만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게
뭐하는건가 싶어서 치료도 받고 학교도 가고 그랬어요.
그러다 27살에 동창회를 갔다가 남친과 재회했어요.
사실 사귄거야 중학생 때부터지만 저는 남친이랑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제 어린 시절은 전부 남친과 함께였어요.
동창회 이후로 저희는 다시 사귀게 됐어요.
남친은 제 엄마를 완전히 용서를 한건아니지만
사과도 받았었고, 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했어요.
그렇게 사귀던 중 제가 임신을 했고
엄마가 또 남친에게 찾아가서 그런짓을 한거죠.
저는 엄마가 몇년전에 정말 남친에게 미안해했고
반성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또 발생할 줄은 몰랐어요.
임신이라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엄마는 남친에게 예전보다 더 지독하게 말을 했어요.
남친의 부모님을 모욕했고
남친에게 제 앞길을 막는 놈이라고 하고
몇년 전에 했던 사과도 딸이 죽을까봐 그냥 했던거고
너같은 놈 치울 수 있다면 그런 사과는 싼값이라고요.
남친에게는 엄마와 인연을 끊을거고
다시는 너랑 만날 일 없게 할거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남친이 완전히 맘이 돌아서버렸어요.
자신만 욕하는거면 몰라도 부모님까지 언급한건
참을 수 있는 선을 넘어버린거라고요.
남친은 아이에 대해서는 자신의 책임도 분명히 있으니까
아빠로써는 저와 만날거고 아이는 지원하겠다고 했어요.
원한다면 본인이 데려가서 키워도 된다고요.
하지만 저의 남편이 되는건 싫대요.
엄마가 남친한테 찾아가서 사과를 하고
결혼해주면 안되냐고 했지만
이미 한번 기만을 당한 남친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는 사과겠죠.
저는 저대로 계속 남친한테 사과를 하고
남친 부모님에게도 사과를 하고 있어요.
저는 남친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엄마랑은 결혼을 안한다고 해도 연을 끊을겁니다.
제 아이한테 나중에 엄마가 무슨 소릴 할 줄 알고
연을 이어가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