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6년 전 일인데 인터넷에선 첨 풀어본다. 술자리에서 쏠쏠하게 써먹은 일화야
난 평소에 기가 쎄다해야되나 하여간 살면서 가위나 귀신 같은거 이 전까지 한번도 안 겪어보고 그래서 공포 영화나 괴담도 즐겨 봄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진짜 개 깡촌 산골에 있던 기숙사 학굔데 우리나라 기숙사 학교 대부분이 그렇듯이 한국 전쟁때 전몰터라더라 뭐 이런 소문은 많았음.
방 구조를 설명해보자면 먼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짧은 복도랑 화장실이 정면에 있고 양 옆으로 대칭적으로 방 2개가 있어. 각 방에는 3명씩 이층침대에서 잘 수 있고
우리 학교는 새벽 2시가 되면 방의 모든 전기가 자동으로 나가는 소등시간이 있었어.
나는 그 당시에 쪽지시험을 준비한다고 밤에 늦게 자는 일이 많았는데 내 방보단 옆방 친구들이랑 친했어서 옆방에 놀러가서 공부했음.
근데 공부를 하다가 잠에 들었나봐. 눈을 떠보니깐 방이 캄캄하고 애들이 다 자고 있는거야 몇 신지 시간은 못봤지만 딱 봐도 소등시간은 넘겼겠구나 싶더라고
고개를 들었는데 창문 쪽에 있는 책상 의자에 누가 앉아 있는거야. 등받이를 내 쪽으로 하고. 등받이가 높은 의자여서 딱 머리 꼭지?만 보이는거야
기숙사 창문이 엄청 컸는데 마침 또 달빛이 꽤 밝더라고 의자에 앉아 있는 친구 머리에 왜 그 생머리가 햇빛 받으면 생기는 동그란 모양있잖아 그게 보이는거야
옆 방에 있는 세 친구 중엔 그 자리 쓰는 친구랑은 별로 안친했는데 혹시 의자에 앉아서 자나 싶어서 침대에서 자라고 그친구를 불렀어
땡땡아, 늦었는데 올라가서 자~ 이러는데 애가 답이 없는거야. 그래서 진짜 자는가보다 싶어서 걔 의자 등받이 뒤로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탁 얹었어. 그리고 좀 흔들면서 일어나~
이렇게 말했어. 근데 애가 반응이 없는겨. 나도 잠와서 빨리 방 가고 싶어서 대충 그 쪽 안보면서 흔들다가...
갑자기 생각이 딱 나는거야
이 친구가 머리가 거의 흑인 레게 머리 스타일 있잖아? 엄청 악성 곱슬이어서 별명이 마이콜이었거든.. 근데 의자에 앉아있는 머리는 단발 생머린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방 아니 우리방까지 생각해도 6명중에 단발 생머리는 아무도 없었음
이걸 딱 깨닫자마자 진짜 걍 달려서 우리방까지 들어와서 문 걸어잠구고 침대 위에서 벌벌떨다가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이게 꿈인지 내가 헛걸 본건지 모르겠는거야...근데 내가 풀던 문제집은 옆방에 있었고..
아직도 내가 악몽을 꾼건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은 무서운 이야기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