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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내가 어렸을 때 있었던 일(귀신얘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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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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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1학년인가 2학년때로 기억해.

우리집은 골목중간에 위치했는데 우리 아랫골목은 소위 먹자골목이어서 밤늦게까지 식당이나 술집이 영업해서 밝고 시끌시끌했는데

우리골목부터는 골목에 가로등조차 하나 없어서 되게 조용하고, 어두웠어.


우리집 구조는 응팔에서 덕선이네 집이랑 구조가 비슷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부엌이 나오고

부엌한켠에 신발을 벗고 오른쪽으로 가면 안방에 들어가고 그 안방을 거쳐서 다른 방으로 갈 수 있는 일직선 구조였어.

즉, 부엌이랑 안방등의 집벽은 전부 골목과 벽한장 사이에 두고 길게 있는거지. 그래서 골목의 사람소리 발소리는 정말 생생하게 다 들렸어.

마당이나 현관이 따로 없는 구조라 문만 열면 바로 부엌이고 방이라서 평소에도  문단속을 철저히 교육받았고, 자물쇠도 몇개나 됐어.

아랫골목에서 술취한 사람들이 종종 길을 잘못들어서 올라왔거든.


아직 어릴때라 잠은 안방에서 다같이 잤는데 자다가 한밤중에 잠을 깼는데 평소에는 바로 다시 자거든. 

근데 그날따라 되게 조용한데 뭔가 기분이 쎄하달까? 

안방입구에 서서 가만히 현관문을 봤어.(우리집현관문은 아랫쪽 절반은 철이고 윗쪽 절반은 고먐미가 나오는 유리문이야.)

평소에는 겁이 많은데 그날은 그냥 아무렇지 않았었어. 암튼 5분정도 봤을까, 별일 없어서 물마셔야지 하고 그때서야 부엌불을 켰거든.


부엌불을 켜자마자 여자목소리로 "살려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제발요!!"라고 고먐미유리창을 마구 두드리는데 

순간 너무 놀래서 바로 불을 껐어. 그리고 누가 문을 열까봐 문고리를 잡고 덜덜덜 떨었어.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얼른 안방으로 돌아가서 이불뒤집어쓰고 엄마 꼭 안고 떨다가 잠이 들었어.


다음 날이 되서야 나는 어린마음에도 내가 도움을 외면한 거 같아서 괴로운데도 아무한테 말은 못하고 있었는데,

혹시나 사고소식이 있을까 동네어른들 얘기할때 옆에 서서 듣고 그랬는데 그 이후에 동네에도 뉴스에도 우리동네 관련 사건사고소식은 없었어.


내가 그 이후 꽤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렸었거든. 그래서 그날 일을 꽤 오래 기억했는데 내가 어느정도 커서 다시 생각을 해보니 의아한 점 투성이더라고.

평소 낮에도 골목에 누가 들어오는 발소리도 다 들리는데 우리집앞에 올때까지 누가 절박하게 뛰어오거나 외치는 소리도 없었고,

내가 불을 끄자 그 말소리도 더이상 안났고, 무엇보다 다른 가족들 아무도 못듣고 나만 들었어.

그렇게 현관문을 두드리고 소리치는데도 아무도 안일어나고, 골목전체가 다 조용했어.


아직도 나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 그래도 가끔 생각해. 그때 도와달라던 그건 누구였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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