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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누구 지켜준다는 말 함부로 하지 말았으면 하고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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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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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때...그래봐야 고딩~대딩 때지만 그때 영감이나 육감 이런 게 있었음
뭐 아니면 있는 걸로 착각을 하고 살았거나 뭐 그런 걸로 하자
아무튼 예지몽도 꾸고 느낌 쎄할 때 주변에 경고도 좀 하고, 제일 간단한 형식으로만 점을 봐도 잘 맞추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날 꿈을 꿈
악몽이나 흉몽보다는 그냥 재액이나 불운 그 자체를 만나는 걸 꿈의 형식으로 겪는다는 느낌에 가까웠음
완전한 악의로 가득 차서 나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걸 즐거움으로 삼으려는 듯한 그 꿈을 마주한 순간 나는 내 수호령의 기척이 평소보다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걸 느낌
평소엔 오른쪽 뒤로 대각선 한 걸음 거리에 서 있었는데 그 거리가 1미터 이상으로 멀어져 있던 데다가 접근을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음

내 수호령도 날 못 지켜줄 만큼의 불행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음
생각이라기보다는 느낌에 가까운 문드러진 형태였지만 그 와중에 나는 살고 싶어서 날 지켜줄 다른 누군가를 찾아냈음
그때 사귀고 있던 지금은 저어언 애인쯤 되는 사람임
성격은 유약한데 기가 셈...
그리고 나는 그때 그 꿈의 무서움에 이성이 마비되어 있었고 진짜 절박한 심정으로 덜덜 떨면서 그 오밤중에 남친한테 연락을 함
무서워서 문장도 제대로 안 나오고 그냥 나 너무 무섭다고, 너무 무서운 꿈을 꿨다고, 지켜달라고 하면서 울었음
진짜 뜬금없는 소리였을 텐데 애인은 그래 알았어 내가 다 지켜줄 테니까 넌 걱정 말고 다시 자 하고 연락 마쳤음

그 순간, 아 다행이다와 아 시발 ㅈ됐다가 동시에 머릿속에 떠올랐음
내 몸을 두르고 있던 한기가 스르륵 빠져나가는데 그게 내 애인한테로 옮겨가겠구나하고 직감했음
존나 시발 나...
근데 그땐 진짜 이 사람 아니면 나 지켜줄 사람이 없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절박한 심정으로 도움을 요청한 거였음
그 쎄한 불길함 때문에 조심하라고 한 뒤에 다시 눈을 감았는데 존나 잠이 잘 와...나샛기...

나는 그렇게 구조요청을 한 뒤로 무탈했는데, 문제는 내가 느꼈을 때 내가 보낸 횡액이 내 애인의 기보다 세다는 거였음
진짜 꼭 언제나 조심하라고 하긴 했지만 이 시기 내 느낌은 너무 잘 맞아서 문제였음
다니던 직장에서 일이 꼬이더니 내 애인이 덤터기를 독박으로 쓰고 희생양이 되어 짤림
그때까지 내 애인은 요리하다가 손 다치고(사귀는 기간에 부엌에서 다친 건 그때가 유일했음), 뭐 떨궈서 발등 찍히고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크게 터진 거임
직감적으로 이걸로 끝이구나 싶긴 했고 그 후엔 별 일 없었지만 이삼 주밖에 안 되는 그 사이에 책상 모서리에 찍히고 칼에 베이고 이러면서 애인이 자잘하게 많이 다쳤음
근데 그걸 안타까워하면서도 나는 진짜 몸이 크게 다치는 일은 없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하고 말았음
내가 그대로 가지고 있었으면 나는 나 대신 잃어버릴 게 없었거든... 그런 생각이 들 정도의 불운이었음
애인은 걍 우연이고, 회사에서 트러블은 두 달 전부터 있었다면서 내탓이라고 미안하다고 하는 날 위로해줬는데 난 십 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 그 지켜주겠단 말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음



그건 참 고마운데 헤어진 뒤에 그 인간이 나에게 한 짓 덕분에 모든 부채의식이 다 깔끔히 날아가 있다는 tmi와 함께 음..어쩔 줄 모르고 글 등록 누름

암튼 누구 지켜준다느니, 내가 대신 받아줄게 그런 말 하고 살지 말았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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