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기가 쎄다보니 귀신들이 만만한 나한테 장난치는 건지
가위를 되게 자주 눌리는 시절이 있었어..
맨 처음 가위에 눌린 건 중학생 때
당시 우리집이 잘 사는 집이 아니라 작은 쪽방에 큰언니/나/작은언니 이런 순서대로 잠을 잤고
자다가 너무 시끄러워서 일어났는데 몸이 안 움직이더라
내가 팔로 눈을 가리고 자는데 살짝 곁눈질을 하니까 내 겨드랑이에 뭔가 축축한 검은 덩어리가 있었는데
난 이거 보자마자 아 이거 물에 젖은 사람 머리구나... 싶었어
몸이 안움직이니까 당연히 계속 그 머리통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그 머리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거야
필사적으로 그거랑 눈이 안 마주치려고 나도 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했는데 당연히 머리가 돌아갈리가 없지...
점점 머리는 돌아가고 희멀겋게 푸르스름한 걔 피부가 보이는 순간 에이라 모르겠다!! 하고 눈을 감았어
그러고 한참 있다가 좀 안정된 거 같아서 눈을 떴는데 겨드랑이에 있던 머리통이 없어진거야
휴... 안심하고 방을 휙휙 둘러보는데 큰언니 발 밑에 있는 컴퓨터 책상 안에 허멀건 게 있길래 그거 보고 너무 놀라서 기절하듯이 다시 잠듬......
그러고 한동안은 가위에 안눌렸는데
언제는 또 자다가 큰언니가 너무 끙끙낄낄거리길래 끄응... 왤케 시끄러워... 하고 살짝 눈을 뜨고 언니를 봤는데 맨 처음엔 밤이고 불을 껐으니까 어두운 건 줄 알았어 그리고 어두운데 있다가 갑자기 밝아지면 눈알이 빛을 잘 못잡고 좀 어지러워서 울렁거리듯이 보이잖아
근데 그 날 큰언니가 일어나서 나한테 "야 너 어제 일어났으면서 왜 나 안깨웠어" 이러더라고
내가 너무 시끄러워서 중간에 일어나긴 했는데 깨우면 혼날까봐 안 깨웠지 라고 이야기 하니까
"가위에 눌렸었어 어떤 미친 여자가 내 배 위에서 통통거리면서 춤추고 있는데 몸은 안 움직이지... 계속 끙끙거리니까 니가 일어나더라.. 눈뜨고 걔랑 눈도 마주쳤으면서 그냥 잤잖아"
라고 말해서 한동안 작은방에서 잠 못잠
그리고 이사가고 나서도 가위에도 엄청 눌렸는데
이사하고 나서는 나 혼자서 잠을 자거든?
그래도 이젠 가위를 너무 자주눌리다보니 이젠 그냥 눌리면 아.. ㅅㅂ 또 가위네 하고 무시하고 잠을 이어서 잠
그 날은 평소보다 좀 심하게 괴롭히더라고 내 양쪽 다리를 들고 질질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으로 끄는거야
당연히 무시하고 그냥 잤지...
근데 일어나보니까 베개랑 내 머리랑 20cm 떨어져있더라..............
이 일이 있고나서 일주일도 안되서 또 가위에 눌렸어
그 날은 내가 중간에 가위 풀고 일어나서 엄마한테 달려갔는데
우리집 거실이고 우리집 안방인데 되게 멀미가 나더라고 결국 엄마를 깨워서 "엄마 나 또 가위 눌렸어ㅠㅠ" 하는데
엄마가 "누가 그랬어? 쟤가 그랬어?" 하고 안방 방구석을 가르키더라고
근데 보니까 거기에 어떤 여자애가 무릎을 자기 손으로 잡고 쪼그려 앉아있다가 내가 그쪽을 딱 쳐다보니까 히히!!! 하면서 고개를 들고 걔 얼굴이 클로즈업 되면서 잠에서 깼어
가위 눌림->풀고 일어나서 엄마방에 감->이것도 꿈이였고 2중 가위였던거임...
정말 놀라운 건 내가 엄마방에 가서 고자질한 날
엄마도 가위에 눌렸는데 어떤 여자애가 자꾸 안방에 왔다갔다거리면서 엄마 보고 낄낄 웃고 장난을 치더래
"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함부로 들어와!!! 안 나가!?!!"
하고 소리를 쳤는데 그 날 이후로 가위 눌리는 일도 없었고 이상한 경험하는 일도 없어졌음
ㅅㅂ 존나 무서워...........
쓰는데 자꾸 천장에서 뚝! 뚝! 소리나서 쉬아 싸버릴 뻔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