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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유령저택下
816 1
2018.08.20 23:14
816 1

유령저택

 

 

 

 

 

 

 

 

 

 

 

나는 방을 바라보면서 순간적으로 침대밑으로 기어들어갔어
그리고 기색을 지우려고 숨을 죽이고 있었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두 명이 들어왔어

나는 침대 밑에서 두 애들의 신발이 움직이는걸 보고있었어
그애들은 내가 없어진걸 확인하고 있는건지 한동안 그대로 멈춰 서 있었어

 


둘의 신발옆으로 로프 같은것의 끝자락이 보였어

그 애들이 정말로 로프를 구해왔다는 것에 살짝 마음이 놓였어
이제 침대에서 나갈가 생각도 했지만 조금전의 태도와 웃음소리가 신경이 쓰여서 좀더 지켜보기로 했어

둘은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더니 창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
벽 옆에서 멈춰서더니


 

철컥

 

 

 

 

내가 열지 못했던 창문 열쇠를 순조롭게 여는 소리가 났어

계속해서 창이 미끄러지며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여기다 붙들어매자"

K의 목소리였어

"그래"

 

변함없이 두 사람의 목소리는 억양이 없었어

 

 

 

둘의 신발은 나란히 책상쪽을 향하더니 잠시 부스럭 부스럭 뭔가 작업을 하고 있는 듯 했어
얼마후 작업을 끝마쳤는지 둘의 신발이 다시 창쪽으로 향했어

그리고 창틀에 오른것인지 내 시야에서 둘의 신발이 사라졌어


 

K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자 도망가자 제대로 목에 걸어"

"그래"

T가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책상이 창문쪽으로 끌려가듯 움직이더니 다른 한쪽의 책상 다리가 살짝 떴어

 

 

 

터억!

 

 

뭔가 커다란 것이 벽에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울렸어

 

 

 

 

 

쿵....쿵....

 

 


 

 

부드러운 것이 계속해서 부딪히는 소리가 격렬하게 들리더니 점점 작아지고 나중엔 삐걱 삐걱 거리는 소리만 남았어

나는 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침대 밑에서 몸을 말고 떨고 있었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때때로 들려오는 삐걱 거리는 소리에 나는 떨려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어
시간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어
침대 밑에서 시시각각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어

 


 

삐그덕...삐그덕...

 

 


 

 

쭉 들리던 삐걱이는 소리에 섞여서 다른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는걸 문득 깨달았어

 


그 소리는 문에서 먼 복도 안쪽에서 들려오고 있었어
천천히...하지만 확실하게 이 방에 가까워지고 있었어

 

문앞에서 멈춰서는 소리...

 


잠깐의 정적이 흘렸어

 


나는 비명이 새나가지 않게 떨리는 손으로 내 입을 틀어 막았어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어
문 근처는 어두워서 잘 안보였지만 가만히 서서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듯 했어
꼼짝도 하지 않고 문 쪽의 어둠을 뚫고 시선을 응시하고 있었어

어두운 가운데..다리가 보였어

 


남자의 맨발이었어..


이윽고 움직이기 시작했어
아주 천천히 걷기 시작했어

방을 천천히 돌아보듯 걷는 다리..

어두운 탓인지 그 다리는 묘하게 창백해 보였어

다리가 침대 옆에서 멈췄어

 

입을 누르고 있던 내 손에 무심코 힘이 들어갔어
갑자기 여기를 들여다 볼것만 같아서 비명을 지르고 싶은걸 필사적으로 견뎠어

 

 

 


다리는 당분간 멈추어 있더니 서서히 문쪽을 향해 움직였어
문이 열리고 어두운 곳 속으로 다리가 빨려들어가더니 천천히 문이 닫혔어
복도의 삐걱이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어

 

 

 

나는 소리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침대를 빠져 나왔어

 

 


여기에 있으면 언젠간 그것에 발견될거야
그 공포가 내 몸을 움직였어

 


침대에서 빠져나오자 로프가 눈에 들어왔어
책상에 연결되 있는 2개의 로프는 열려있는 창 밖으로 이어져 있었어

책상은 굉장한 무게로 끌려간듯 창가에 한족 다리가 뜬 채로 걸려있는 상태였어


로프는 한개 더 있었어

똑같이 책상에 연결되어 있었지만 그건 책상위에 그대로 놓여져 있었어 
한쪽 끝엔 모리만한 크기의 고리가 만들어져 있었어

그것을 보고 등골이 서늘해 지는 것을 느꼈어

 


창문으로 도망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남겨진 로프를 보니 아무래도 창에 가까이갈 용기가 나지 않았어..

창문에 가면 그 두명과 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어

아니 무엇보다 그 두명에게 다가가는것이 무서웠어

 

그렇다고 문을 열고 그것이 배회하고 있는 복도를 지나서 다른 방에 가는 것도 할 수 없었어
어딘가 도망갈 장소가 없을까 나는 필사적으로 방안을 둘러봤어

하지만...창문 이외에 도망갈 장소라고는 없었어

 

굳게 각오를 한 나는 남겨진 로프를 사용해 창문으로 내려가기로 했어
가능한 한 창문에 가까워지지 않도록..
두 사람쪽을 보지 않도록 해서 손을 뻗어 책상위에 있는 로프를 휙 집어 들었어

고리를 이루고 있는 구석을 풀려고 필사적으로 손톱으로 당겼어
점점 고리가 풀리고 있었어
그때 시선을 느껴서 문쪽으로 뒤돌아 봤어

 


문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다시 시선을 로프에 돌리려고 했을때 ...


창문에 두개의 반원으로 된 그림자가 보였어


K와 T가 창문으로 눈까지만 머리를 내밀고는 여기를 보고 있었어

나는 튕겨지듯 뒤로 물러났어

눈을 뜨고 가만히 나를 보고 있었어

그 눈엔 인간적인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등이 문에 부딪쳤어

부딪치는 소리와 동시에 문 저쪽 편에서 멀리 소리가 들렸어


 

 

"얘야~"

 

 

 

 

 

 

삐걱...삐걱...

 

 

 


 

 

 

부르는 소리와 동시에 천천히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이젠 도망갈 수 도 없다고 생각했어


천천히...하지만 확실하게 걸음소리는 이 방에 가까워 지고 있었어

갈곳을 잃은 나는 어떻게든 도망치고 싶은 마음에 무심코 벽장에 들어갔어

곧바로 여기로는 달아날 수 없다는걸 깨달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늦었어


내가 들어가자마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어

나는 숨을 죽였어


어슬렁 어슬렁 천천히 방안을 돌아다니는 듯한 기색이 느껴졌어


그것은 대충 방안을 거닐더니 문 근처로 돌아왔어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그 소리에 약간 안도감이 들었어


그때 내 발밑에서 삐그덕 소리가 들렸어

나는 기색을 지우려고 숨을 참았어


"여기있니?"


당황해서 손으로 벽장 문을 눌렀어

이번엔 벽장 문 바로 뒷편에서 소리가 났어

"여기 있었구나"

 

 

 

하면서 벽장 문을 열려고 하는 힘이 느껴졌어
나는 당황해서 죽을 힘을 다해 문을 잡고 있었어
문을 열려는 힘은 점점 강해졌어
나는 혼심을 다해서 문을 잡고 있었어
저편에서 문을 당기는 힘은 더이상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해 졌어
양쪽에서 힘이 가해져 문이 흔들흔들 하더니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것만 같았어

 


나는 엉엉 울면서 여기에 없어요!! 라고 몇번이나 외쳤어

 

얼마나 그 줄다리기를 계속 했을까...

한순간 내 손이 미끄러져서 엄청난 기세로 문이 열렸어
바로 그때 엄청난 빛이 쏟아지면서 눈이 부시고 현기증이 나더니 아무것도 안보이게 되었어

 


누군가가 내게 뭔가 말을 하는것 같았지만 잘 들리지 않았어..

 


어쨋든 나는 여기에 없어요...여기 없어요...하고 외칠 뿐 이었어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관에게 끌려가서 많은 조사를 받게 되었어

 


무엇이 있었는지...

왜 그곳에 갔는지...

두명은 왜 죽었는지..

그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 집에서 일어난 일을 취조실에서 자세하게 설명했어

처음엔 약을 한것으로 의심받았지만 검사한 결과는 당연히 음성이었어
둘의 죽음에 관한 의심도 받았지만 로프가 있던 방이나 로프 그 자체에서 내 흔적이 전혀 나오지 않았던 덕에 혐의를 풀 수 있었어


그렇지만 내가 목격한 증언은 완전히 무시당했어

그 집안에는 우리들 세명 이외의 발자국은 발견되지 않았던것 같아


연배의 경찰관이 조서를 다 쓰고 거기에 내가 싸인을 할때 조용히 중얼거렸어


"이번에도 벽장에 숨어서 살았네..."


결국 두 명은 원인 불명의 히스테리로 자살한것으로 되버렸어

마지막으로 좀더 얘기하자면..

그때 그 집에서 찍은 사진들을 경찰은 끝내 돌려주지 않았어
단지 조사때 사진에 대해 질문을 했었어

"서재와 현관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또 누가 있었지?"하는 내용이었어
내가 아무도 없었다고 하자 취조관은 조금 의아스러운듯한 얼굴을 했어
하지만 그 이상 그 일에대해서는 묻지는 않았어

그 전리품에 써있었던 말은 어떤 민족의 말로 명계(저승)로 가는 길을 뜻한다는걸 의외로 빨리 알아 낼 수 있었어


그렇지만 그 이상의 일은 아무리 조사를 해봐도 알 수 없었어

지금도 그 집에 있는 걸까?


그 후로도 한밤중에 창을 보면 눈까지만 내놓고 나를 보고 있는 두명이 보이곤 해
이 얘길 하면 부모님, 친구들. 의사까지 모두 나를 동정했어

 


언젠가 마음의 상처는 치유된다
이젠 괜찮으니 안심해라...
라는 둥..


오늘 밤도 둘은 창밖에서 눈만 내놓고 억양이 없는 말투로 내게 말을 걸어


"기다리고 있어"

"그래"


이것이 단지 환각일 뿐이라고 단언할 자신이 없어.....


한번 더...

 

 

그곳에 가보면..... 알 수 있을까?

 





출처 - http://pann.nate.com/talk/31168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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