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번 주말에 외할머니집 갔다가 좀 놀라고 왔어
우리 외할머니집 진짜 깡 시골이거든?
편의점도 없고, 슈퍼마켓도 없어..
마을에 가구수도 지금은 별로 없는 그런 곳인데
지금은 외할머니집이 집을 새로 지어서 옮겼는데
예전에 있던 집은 지금 집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곳에 있거든
옛날 집은 진짜, 초가집이었어 완전완전 초가집
외부에 푸세식 화장실, 나무로 된 초가집, 대문도 나무와 나뭇가지들 엮어서 만든 그런 집ㅋㅋ
나중에는 초록색 철문으로 바꾸긴 했지만.
마당에 있는 수돗가는 그, 마중물 넣어서 물 끌어올리는 펌프 있는 그런 곳이었어.
우리 외할머니집 가는 길은 심지어 비포장도로였고, 앞에는 개울이 흘러서 어릴 땐 거기서 놀고 그랬다
그런데 나는 어릴 때 그 집이 참 좋았어
하여튼 나 어릴 때는 방학만 되면 시골에서 며칠씩 자고 오고 그랬거든?
우리 외할머니집 옆에 기와집이 하나 있었거든?
내 기억으론 원래 도시에 살던 부잣집이었는데 그 집 아들이 아파서 시골로 내려왔다했나? 그랬대
90년대인데, 민속촌 같은데 가면 있는 그런 기왓집이었어
나 외할머니집 가면 그 집 아들이랑 맨날 놀았거든? 나랑 한살차이인가 그랬어
제일 기억에 남는건 검은색 멜빵바지 입고 있는 남자애의 모습이었어
웃긴건 그 집 엄마도 약간 개량한복? 이런거 입고 계셨는데,
내가 그 집가서 놀면 과자랑 음료수 같은거 주셨어. 우리 아들이랑 놀아줘서 고맙다고.
그러다가 내가 고학년이 되면서 외할머니집 가는 빈도가 줄어들고 이러면서 못보고
어느 날 이사갔나, 그 집에 더 이상 아무도 살지 않게 되면서 그렇게 잊혀졌어
주말에 외할머니집 갔다가 오랜만에 동네 구경 좀 하자 싶어서
삼촌이랑 옛날에 외할머니집 있는 터까지 갔거든
우리 외할머니집 있던 자리는 다른 사람이 사서 집 새로 지어서 살고 있는데
그 옆에 보니 기왓집은 거의 다 무너진 모습 그대로 거의 터만 있는 수준으로 있는거야
그거 보고, 삼촌한테 나 어릴 때 여기 살던 남자애랑 잘 놀았는데 이러니까
삼촌이..무슨 소리냐고, 니가 놀기 뭘 놀아 이런 소리하면서 웃는데ㅋ 여기 폐가된지 50년 다되어 간다고...
내 나이 30대 중반.....
외할머집 와서 물어보니까,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1년 뒤인가
그 집 아프다는 아들 죽고 그 담에 몇년 안되서 그 집 부인 죽고 남편 혼자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우리 외할아버지...우리 큰 삼촌 초등학생때쯤 돌아가셨으니까...
내가 외할머니한테 그 집 아들 생김새 이야기 하니까 맞다면서 어떻게 알았냐고 하시는데
우리 엄마도, 자기 어릴 때 잠깐 그 아들 보고 못봤다고. 너 누구 이야기 하는거냐고 하시는데..
나....뭐지, 누구랑 놀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