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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미스테리 나는 신데렐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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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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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원룸 구석 LED 모니터 안에는 거뭇한 먼지를 뒤집어 쓴 신데렐라가 바닥을 닦고 있다. 그녀도 파티에 가고 싶었지만 못된 계모와 언니들은 신데렐라만 놔두고 왕자가 있는 궁전으로 갔다.



슬픈 표정으로 열심히 청소를 하던 그녀 뒤로 구슬픈 현악기의 배경음이 깔리고 그녀의 손등위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그렇게 구슬프게 울리던 악기 소리는 한순간에 신비롭고 밝은 분위기의 음악으로 바뀌며 요술봉을 든 요정 갓마더가 나타난다.



미정은 분홍색의 아담한 쇼파에 앉아 TV를 본다. 갓마더가 요술봉을 한번 휘두를 때 마다 푸른색 드레스가 입혀졌고, 왕관이 씌워졌고, 투명색의 유리구두가 나타났다. 수백번은 본 신데렐라 애니메이션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한순간에 불운함이 고귀함으로 바뀌는 마법. 이젠 신데렐라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녀가 불과 몇 분 전까지 집안 청소나 하는 여자로 보지 않을 것이다.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고귀한 귀족으로 그녀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미정은 리모콘을 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뒤로 되감기를 했다. 신데렐라는 다시 더러운 바닥을 기고 있었다.



현관문 벨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일시정지를 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방금까지 백색 전등이 켜진 방은 붉은색 불빛으로 가득 찼다. 미정은 낯선 남자의 팔장을 끼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자주 와본 듯 자연스럽게 활보했다.



“으구, 엘리 넌 아직도 저런 애니메이션 보니?”



홍등 아래 신데렐라는 아까 전 보다 더욱 더 비참한 모습으로 멈춰있었다. 미정은 앙탈부리 듯 혀를 쭈욱 내밀었다. 그는 그런 미정이 귀여워 죽겠다는 듯 볼을 양옆으로 늘였다.



그녀는 스스럼없이 옷을 벗었다. 그리고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목욕탕 때밀이 같은 침대 위에 앉아 폰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차림도 나체였다. 미정이 ‘오빠’라고 부르자 그는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침대로 돌아와 누웠다. 두명같이 눕기에는 좁아 보이는 침대 위에서 그들은 뒹굴었다.



남자는 미정을 엘리라 불렀다. 그는 콘돔을 하지 않은 채 삽입을 하려고 하였으나, 엘리는 능숙하게 제지하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수납장을 열고는 한 가득 쌓여 있던 콘돔 하나를 꺼내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삐그덕, 삐그덕



침대를 지지하고 있던 네 개의 다리가 앞뒤로 격렬하게 흔들리다, 이내 잠잠해졌다. 엘리 위로 엎어져 있던 남자는 한동안 숨을 헐떡이며 그 자세 그대로 있었다. 그녀는 슬픈 동생을 달래 듯 등을 토닥였다. 휴대폰 알람 소리가 울렸다.



“오빠, 이제 씻고 나가야지, 시간 지났어.”



아까 전까지 육체적 섞임을 할 정도로 친근한 말투를 쓰던 그녀는 한순간 비지니스적인 말투처럼 낯설었다. 남자는 아쉬운 듯 일어나서 욕실로 향했다.



그를 배웅하고 다시 혼자가 된 그녀는 신데렐라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홍등을 끄고 허연 불빛 아래 놓인 신데렐라는 아까 전 보다는 덜 비참해 보였다. 다시 갓마더가 나타났다. 푸른 드레스, 노란 왕관, 백색 유리 구두. 가지고 싶은 요술봉.



미정은 휴대폰으로 자신이 이때까지 모은 금액을 바라보았다. 내일은 이 일을 하는 마지막 날이다. 갓마더의 요술봉처럼 자신이 가진 신용카드는 자신을 비참한 성매매녀에서 돈 많고 화려한 , 그리고 남들이 부러워 할 여자가 될 거라고 상상한다. 그리고 멋진 왕자님과 결혼 할 거라는 크나 큰 망상을 가진다.



현관문 벨소리가 울린다. 엘리는 현과문을 연다. 다음 손님이 들어오고, 홍등 아래 신데렐라는 비참하게 바닥을 닦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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