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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경험담 담배 피던 여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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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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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dmitory.com/horror/70926866




*범죄얘기 아님.



이 사건 이후로 난 반지하는 못 살아. 결국 층이 중요한건 아니었지만. 


일단 나는 북미톨이고 

때는 내가 기숙사에서 벗어나 자취한지 반년 쯤 되던 해였음. 


내가 당시 살던 곳이 토네이도 지역이었단 말이야. 

우박을 동반한 천둥번개와 함께 토네이도가 올 수도 있단 말에 

그날 약속을 전부 취소하고 집에서 쉬기로 했어. 


집에서 밍기적거리다 배고파서 한인마트서 사온 냉동갈치를 해동하는데 … 

생선 굽는 냄새가 워낙 강하잖아? 


잠깐은 괜찮겠지 싶어서 베란다 쪽으로 가서 창문을 열었어. 



참고로 내가 살던 곳은 창문이 커서 한쪽 벽 1/3이 다 창문이었음. 

반지하라 지상이 반절 밖에 안보였지만, 작정하면 성인도 쉽게 들락날락할 크기였어. 

외풍, 웃풍도 심하고 커튼 안치면 내부가 훤히 보이는 구조. 



그때까진 비가 찔끔찔끔 오길래 살짝 창문을 열고 갈치를 굽기 시작했어. 

생각보다 냄새가 강해서 갈치 올려둔체 창문을 좀 더 열었는데 


베란다 앞 덤불 쪽에서 누가 스윽 걸어나오며 

나한테 걸걸한 목소리로 

Hey, hey hon (저기. 저기 애기야) 말을 거는거야. 



처음 눈에 들어온건 두 다리였어. 


핑크색 트레이닝 바지에 굽 있는 구두. 

그 위로 바지와 세트인듯한 핑크색 져지 안에 호피무늬 셔츠를 받쳐입고, 

향수 냄새 엄청 독한 백인 여자가 있더라고. 


화장도 진하고 나이대는 한 마흔 초반에서 중반 사이로 보였음. 


갑자기 튀어나온 형체에 놀라서 

나도 모르게 대답을 해버렸어. 무슨 일이냐고. 


그러니까 그 백인 여자가 쪼그려앉으며 나와 눈높이를 맞추더니 

자기 불이 없는데 라이터 좀 빌려달해. 


난 흡연자는 아닌데, 향초 불 피우는 용도의 라이터 비슷한게 있었거든? 

그걸 가져와 보여주며 이거 괜찮냐고 물어보니 

It’ll work. (되겠지) 하면서 방충망 열라고 손을 탁탁 그쪽에 치는거야. 


방충망을 열기 전에 찜찜하긴 했음. 

근데 지금 문을 확 닫아버리면 저 사람이 나중에 뭔 해코지를 할지 몰라서 …

일단 문을 살짝 열고 라이터를 줬음. 말 받아준걸 후회했어 ㅠ 


근데 내가 열자마자 얼굴을 확 들이밀더니 냄새를 킁킁 맡는 거야. 

내가 생선 굽고 있었잖아? 

부엌 쪽 냄새를 맡더니 “What’chu cooking?” (뭐 요리하니?) 묻더라구. 


난 그 여자가 들이민만큼 몸을 뒤로 내빼고 그냥 생선이라고, 생선 굽는다고. 

그러니까 생선치곤 향이 강하네, 이거 생선 맞냐고 phew! 막 이랬음. (That doesn’t smell like fish to me) 

그리고 불 붙이고 나한테 라이터를 돌려주며 고맙대. 


여기까진 그냥 … 조금 무례하고 이상한 사람 수준이라 

라이터를 돌려받고는 밖에 날씨 험해질거니까, 그쪽도 어디 안에 들어가는게 좋을거라 충고해줬어 


그랬더니 나한테 ㅠㅠ 너 룸메 있니? 물어 보는 거야 …….. 


난 빠르게 ㅇㅇ 있다고, 그리고 걔 금방 돌아올거라고. (사실 룸메 없었음) 

오케이. Take care! 하고 방충망을 닫으려는데 

그걸 그 여자가 발을 쑥 뻗어서 막음 ;; 


그러면서 자기 지금 돈도 없고 그런데 잠깐 안에 있다가면 안 되겠녜. 


여기부터 머리에 비상걸렸지. 

그래서 나 룸메도 있고 안되겠다고, 미안하다며 창문을 닫으려는데 

미친, 발을 안 빼


발이랑 무릎으로 내가 닫으려는 창문을 밀어내면서 

몸을 더 들이밀더라구. 

그럼 룸메 들어올 때까지만 잠깐 어떠냐고 

이 빌딩에 스티브라고 있는데 자기가 스티브를 안다고 

자기 지금 들여보내주면 스티브 통해서 뭔 보상을 할거란 

그냥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함. 

아니 스티브를 알면 처음부터 그쪽 벨을 누르던가 ………. 그냥 거짓말 같잖아. 


내가 단호하게 안된다 거절하니까 

그 여잔 반 애원 반 협박하는 투로 

아 토네이도 온다며, 죄책감 들지 않을 자신 있을거냐고 비꼬듯 말함. 

You want that hanging over your head? You want that? 이런식으로. 


기분이 더러워서 홧김에 그쪽 무릎을 밀치고 창문을 닫았어 

고리도 제빨리 돌려 걸었음. 


그 여잔 밀쳐지고 화가 났는지 

내 방충망을 아예 끝까지 열어버리고 보란듯이 창문에 침을 뱉음 …….

그리곤 일어나 성큼성큼 가버리더라고. 





처음엔 똥밟은 기분에다 갈치를 태워먹어서 기분 나빴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불안한거야 


내 위치도 알고 집이 반지하다보니 다시 찾아올 것 같았어. 


불안한 마음에 창문 커튼을 꼼꼼하게 치고 안을 못들여다보게 완벽 차단함. 

그 날은 밤새 넷플릭스 켜두고 잠을 거의 못 잤어. 


다음 날 아침 침 자국을 지우고 싶었지만 

차마 혼자 창문을 볼 자신이 없어서 그냥 정문으로 등교함. 


아파트라고 해야하나 집이라고 해야하나? 


우리 아파트 (라고 해봤자 2층) 구조가 이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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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이 있고 정문이 있었는데 

내 자취방은 뒷문쪽이었고 문제의 창문 역시 뒷문 쪽이었음. 


그 일 있고 당분간은 뒷문 쪽을 쳐다도 안봤어. 


친구 몇 명한테 이런 기분 나쁜 일 있었다 말하니까 

그거 스트릿워커 아니냐고 (길가에서 대기 타다가 누가 돈 주면 바로 몸 대주는 그런거…) 

대부분은 무서웠겠다, 집 옮겨라, 위로해줬는데 


개중에 한명이 "그래도 토네이도 올지도 모르는데 창문 닫아버린건 너무했다"는 거야. 


집 안까지 아니더라도 

복도에 있으라고 하면 되는거 아니녜. 


아니 토네이도 오지도 않았고요 … 

집에 들여 보냈으면 또 무슨짓 했을지도 모르는데. 

욱해서 니가 그 상황이었어도 그랬을까 반박하려다 


해명 하려고 보니 왠지 내가 정없는 사람 같고 그러더라고?

정말 도움이 필요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두려움이 덜해져서 

그 날 수업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커튼을 간만에 열었어.


침자국은 말라붙어 희멀건하니 형체만 남아있었고 

그냥 평온한 낮 풍경만 보이더라고. 청설모도 보이고. 새도 보이고. 

그래서 창문은 여전히 잠근체 커튼만 살짝 열어두고 내 할 일 함. 


그렇게 과제하고 롱디 남친과 통화하고

완전 땅거미가 져서 어두워졌을 때 쯤 친구한테 연락이 왔어. 

잠깐 나오래. 술먹제.


오케이하고 안방에서 옷 갈아입는데 



거실 창문쪽에서 뭔 소리가 나더라고. 


처음엔 위층집 소린가 생각했는데 

며칠전 일도 있고 해서 소름이 확 끼쳤음. 


그래서 옷만 입고 거실쪽으로 살짝 고개만 돌려보는데 


누군가 창문 쪽에 있었어. 


어두워서 다 보이진 않는데 분명 사람이었음. 

몸을 수그려서 머리통까지 보이는 상태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어. 


너무 무서워서 다시 안방으로 들어와 안방 커튼을 조용히 침. 


만나기로한 친구한테 전화해서 자초지총을 설명하니 

친구가 너 나오면 저 사람이 뭐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일단 눈치 못챈척 하래. 


나가는 준비하는 척 하고선, 불 다 끄고 문까지 닫고. 

그렇게 나간척 하고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집으로 몰래 들어오래.

그리고 바로 경찰에 신고하라고. 

자긴 차 세워두고 대기하고 있겠다고, 필요하면 전화하래. 


친구가 시키는대로 못 본척 준비하고 불 다 끄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어. 


진짜 기어들어감 ...... 


창문 쪽을 얼핏 보니 

그 앵글에서 봤을 땐 아무것도 안 보였어. 


친구 말대로 뒷문에서 빙 돌아 정문 쪽으로 간 것 같았음.




진짜 너무 

토할것 같이 두려워서 

차마 안방에도 못 들어가고 (거기도 창문 있음) 


화장실 안에서 문 걸어잠그고 경찰에 신고함. 


20분인가 후에 경찰 한명이 왔고 

난 경찰이 나한테 전화해서 자기 맞다고 확인시켜준 후에야 문을 열어줌. 


경찰한테 라이터 달라던 날 얘기도 하고, 침뱉은 얘기도 하고, 

오늘 창문 앞에 마냥 서있던 얘기도 했는데 


말을 하면 할수록 ㅠ 경찰을 부를만한 일인가 싶어져서 좀 무안했어. 불러본게 처음이었거든. 


다행히 친절한 경찰이라, 자기 카드를 주면서 뭔 일 있음 여기로 연락하라고 

우선 potential threat (잠재적 위험인물) 일수도 있으니 

당장 순찰 한번 돌고 

그 이후에도 일주일간은 하루에 한두번 순찰을 돌게끔 하겠다고. 


별거 아닌데도 너무 고마웠어. 


그리고 일단 그날은 건물, 그리고 커뮤니티 주변에 아무것도 못 찾았대. 




그 날도 넷플릭스 밤새 틀어놓고 

혼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가방 싸서 수업만 듣고서 친구 집에서 삼일인가 잤어. 


그리고 친구랑 함께 돌아와서 커튼을 열었는데 


여기서부터 범죄 얘기가 아닌게 되버려. 






나름 포인트만 적는다고 적는데 

너무 길어져서 2에서 이어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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