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로 시작해 스팀펑크를 거쳐 초고대 문명설을 깔고 SF로도 경계를 확장한 원신 세계관의 어떤 정점. 아폴로 계획, 창백한 푸른 점, 세티 프로젝트 등의 실제 과학 이벤트와 스타워즈의 데스 스타, 삼체 같은 SF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또한 귀여운 아니메 카툰 스타일 아트워크와 낭만적인 무드로 덮었을 뿐 티바트를 여행하며 겪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이별과 상실의 반복임을 다시금 증명한다. 그것이 인생이고 여행이기도 하니. 만나고 헤어지는 것.
처음으로 목소리가 입혀진 월퀘란 사실도 중요. 번역은 종종 실망스럽곤 했을지라도 이 게임의 더빙이 별로였던 적은 거의 없다. 이번에도 만족. 유독 숯댕이를 놀려먹는 페이몬과 주눅들은 듯 하면서도 할 말은 다하는 숯댕이의 티격태격 케미가 특히 인상적이다. 오케스트레이션을 활용한 음악은 익숙한 맛으로 좋고, 원신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앰비언트 스타일의 음악은 또 그것대로 만족스럽다. 우주하면 떠오르는 영상물에서 유독 많이 쓰이는 스타일의 음악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