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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26시간 촬영"…'화유기' 후 1년, '아스달연대기'도 같았다 [연말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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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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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아스달연대기'까지 똑같아요". 지난해 12월 tvN 드라마 '화유기'에서 무리한 촬영 속에 스태프 한 명이 추락 사고를 겪어 하반신 마비라는 치명상을 입었다. 그 후 1년,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선포됐으나 방송 스태프들의 근무 환경엔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밤샘 촬영과 불리한 저임금 계약이 판 치는 상황. 드라마라는 환상의 세계 화려한 스타들의 뒤엔 스태프들의 처절한 일상이 있었다.

◆ 유명무실한 '주 52시간 근무제'

올해 2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이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주 52시간 근로제'가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7월 1일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하루 최대 8시간에 휴일 근무를 포함한 연장 근로를 총 12시간까지만 법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2004년 도입된 '주 5일 근무제' 이후 근로자들의 노동 환경에 가장 큰 편리와 변화를 줄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방송 스태프들에게는 예외였다. 여전히 밤샘 촬영이 판 치고 있었다.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 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 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

2016년 방송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이었던 고(故) 이한빛 PD는 작품 종영 다음날인 그해 10월 26일 생을 마감했다. 그는 유서에서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 이한빛 PD를 추모하고 방송 스태프들의 인권을 고찰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고인의 사망 이후 2년 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한빛미디어인권센터 탁종렬 소장은 티브이데일리에 "올해에만 저희 '방송인 신문고'를 통해 다양한 신고들이 접수됐다. tvN과 OCN 등 CJ E&M 채널에서 제작하는 작품만 4건이었다. '나인룸', '플레이어', '손 더 게스트', '아스달연대기'. 모두 스태프들이 밤샘 촬영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주 52시간 노동제'는 적어도 스태프들에겐 먼 얘기였다. 실제 센터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루 24시간을 꼬박 지새고 26시간 연속 촬영을 진행한 작품도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방송된 한 지상파 주말드라마에서 스태프로 일했던 A 씨는 "시청률 기사를 볼 때마다 속이 쓰렸다. 나는 1달 동안 집에도 못 들어가고 촬영장과 찜질방을 전전했는데 시청률 기사가 무슨 필요가 있나 싶더라. 심할 때는 3일 연속 촬영을 진행했다. 회사원들처럼 '나인 투 식스'를 지키면서 3일 일한 게 아니다. 화요일 오전에 촬영을 시작해 수요일 밤에 1차 촬영을 마치고 다시 목요일 새벽에 끝나는 식이었다. '주 52시간'이 아니라 '52시간 연속' 촬영도 가능할 곳이다. 그렇게 일하고 하루 이틀 쉬어봤자 쉬는 것 같지도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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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태프=근로자' 인식 부족, 핵심은 '강제성'

누적된 피로도는 방송 스태프들의 건강에 치명적이었다. 고 이한빛 PD의 사망 이후 1년 여 뒤, '화유기'에서는 무리한 촬영 강행 속에 샹들리에를 손보던 스태프 한 명이 사다리에서 추락, 하반신 마비가 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올해 여름 방송된 SBS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는 스태프 한 명이 내인성 뇌출혈로 사망했다. 고인 사망 직전까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고 이 가운데 2~3일 연속 촬영이 진행됐던 만큼 '과로사'를 의심케 하기도 했다. 고인이 촬영 종료 후 귀가해 휴일 이틀째에 세상을 떠난 데다 사인 마저 병사였으나 당시 제작에 참여했던 한 스태프는 '과로사 아닌 과로사'라며 안타까워 했다.

한 해 걸러 터지는 스태프들의 사고 속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러나 진전 상황은 더뎠다. 이와 관련 탁종렬 소장은 "방송 스태프를 근로자로 보지 않는 인식과 관행이 문제"라고 했다. 그는 "현행 근로기준법에 준수한 촬영 환경만 만들어도 지금까지의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화유기'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방송 촬영 현장에 근로감독관이 찾아오며 실태를 조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자체로 스태프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거다. '스태프=근로자'라는 것을 인정받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현실"이라고 했다.

문제를 제기해도 '관행'을 핑계 삼는 폐쇄적인 문화도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올해만 2건 이상의 케이블TV 미니시리에 참여했던 스태프 B 씨는 "'너무 힘들다'고 문제를 제기하면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감독이라고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다. 그 사람들도 같이 밤을 새고 오히려 편집까지 지시하려면 더 힘들기도 할 거다. 그런데 방송 기한에 맞추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늘어진다"며 "기획 당시엔 '사전제작 드라마'라 조금이나마 여유롭게 시작해도 촬영 과정에서 '반사전'으로 돌아서거나 결국 종영 즈음엔 생방처럼 돌아가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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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비교적 성공적으로 드라마 촬영을 마친 사례도 있었다.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최고의 이혼'의 경우, 제작 초반 내부 고발로 열악한 환경에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방송 스태프 협의체를 만들어 제작진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밤 12시 이전에 촬영이 종료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적어도 '밤샘 촬영'은 없었던 셈이다.

티브이데일리가 만난 방송 스태프들은 이 같은 협의와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창작물"이라며 "다양한 장면을 완성도 높게 찍기 위해 수고를 감수해야 할 필요에 동의한다"고 입을 모았다. 단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스태프들의 노동력이 절실한 만큼 "최소한의 작업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KBS2·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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