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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명희숙 기자] 배우 심희섭은 독립영화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계단을 밟으며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역적', '사랑의 온도', '작은신의 아이들'까지 연이어 선보이며 자리잡았다.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은 심희섭을 한층 알릴 수 있는 작품이 됐다. 과거의 사건으로 악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주하민으로 분했던 그는 짠내나는 악역을 보여줬다.

"아직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나요. 아쉬운 마음도 크고 아직 작품에서 많이 못 벗어났어요. 무엇보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해서 좋았어요."

'작은 신의 아이들' 속 주하민은 극 후반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악행을 멈췄다. 그리고 2년 뒤 슈퍼를 운영하는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갔다. 훈훈하지만 그동안 장르극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악역의 해피엔딩이었다.

"주하민은 단순히 악한 인물이 아니었어요. 불우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죠. 자신의 의지로 악행을 저질렀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강렬한 엔딩보다는 다른 결말이 있을거라고 예상했어요. 개인적으로 결말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심희섭과 김옥빈의 관계는 멜로가 아니었음에도 묘한 끌림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심희섭은 "김단을 향한 주하민의 운명적인 이끌림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는 악역이지만 반대로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놀랐어요. 여성 시청자분들이 주하민 캐릭터를 좋게 봐주시더라고요. 어딘가 모성애를 자극하고 측은지심이 들어서가 아니었을까요. 사실 큰 사랑을 받을거라는 생각은 못 했어요. 장르물이 처음이라 더 잘하고 싶다는 부담감이 컸거든요. 작품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캐릭터를 많이 좋아해주셔서 놀랐죠."

심희섭은 함께 호흡을 맞춘 김옥빈에 대해 "제 예상과는 달랐던 분"이라며 웃었다. 그는 "굉장히 터프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액션신을 인상깊게 봐서였던 거 같다"며 "생각보다 천진난만하고 소녀같다. 엉뚱한 면도 있고 쾌활하다. 그런데 또 연기할때는 카리스마가 있더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옥빈의 액션 연기를 보며 심희섭은 액션에 대한 갈망을 불태우는 대신 감탄했다. 그는 "저는 맞는 연기를 더 잘한다. 그게 더 편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작품은 심희섭을 대중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전보다 확실히 더 저를 알아본다. 감독님과 작가님 덕분인 것 같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주목받는 만큼 비판과 악플 역시 감내해야 하는 것인 배우의 운명이다. 그는 자신을 보는 다양한 시각의 차이를 이해했다.

"악플에 스트레스는 물론 받죠. 하지만 비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수긍을 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해요.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독립영화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보여줬던 배우 심희섭이 '로코'에 대한 갈망을 보였다.

"드라마 '역적'부터 '사랑의 온도', '작은 신의 아이들'까지 드라마를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드라마 현장의 분위기를 전혀 모른채 시작했고 고생도 많았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편해진 것 같아요."

심희섭은 차기작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잠시 숨고르고 다시 달리고 싶다"며 "다음 작품에서는 꼭 '로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꼭 해보고 싶은 장르"라고 말했다.